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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남대학교병원의 질병 바로알기] 100세 시대 불청객 파킨슨병

2018-05-15
[영남대학교병원의 질병 바로알기] 100세 시대 불청객 파킨슨병
박미영 (신경과 교수)

‘나 지금 떨고 있니?’

1990년대 중반 대한민국 근대사를 극적으로 그려내 전국을 뒤흔들었던 인기드라마의 최고 명대사다. 이 대사는 아직도 여러 상황에서 적절하게 인용되고 있는데 어쩌면, 영원히 명료한 긴박감과 때로는 시니컬한 위트를 제공하면서 패러디되어 누구에게나 사랑받을 문구로 생각된다.

그러나 누군가 지금 실제로 손을 떨고 있다면, 한 번쯤 파킨슨병을 의심해 보았을 것이다. 그래서 긴장하게 되는 분에게 ‘나 떠냐’는 말은 더는 재미일 수 없다.

하지만 떨림 질환의 대표적인 파킨슨병에 대해 안다면 불안감을 떨쳐버릴 수 있다. 파킨슨병은 주로 65세 이상의 노인에서 발생하지만, 5% 정도에서는 50세 이전에도 나타난다. 최근에는 청장년에서의 발병이 증가하는 추세다. 초기에는 한쪽 팔이나 다리가 무겁게 느껴지고 어깨나 허리에 막연한 통증이 동반되며 한쪽 팔다리 움직임이 미세하게 어둔하기 시작하는 경우가 많아 말초신경이나 관절질환으로 오인되곤 한다.

일반적으로 주로 한쪽의 팔 떨림이 1초에 3회 내지 4회 정도(손에 힘을 빼고 있을 때 무의식적으로 떪) 있다가 손에 물건을 쥐거나 힘을 주면 사라지는 특징이 있다. 또한 점차 양측으로 떨림이 진행하고 표정이 없어지며, 몸이 굳어져 행동이 느려지고, 자세 불안정으로 발걸음이 잘 떼어지지 않는 등 보행 장애가 동반돼 앞으로 넘어지는 현상을 동반하게 된다.

파킨슨병의 원인은 크게 두 가지로 구분된다. 하나는 원인이 밝혀지지 않는 경우며, 또 하나는 혈관성질환(뇌졸중)이나 감염의 후유증·정상압수두증·약물유발성 등이다. 파킨슨병의 원인은 다양하지만, 주로 인간의 노화와 밀접한 관계가 있으며, 유전·환경적 요소와도 관련 있다. 둔한 움직임과 떨림 외에도 인지기능장애, 불안이나 우울증, 불면증 등과 같은 정신적 증상과 기립성 어지럼증, 얼굴 달아오름, 땀, 변비, 침 흘림, 손발의 부종 등 전신에 이상증세가 동반되기도 한다. 특히 파킨슨병 치매는 정상 노인보다 약 6배 이상 초래되고, 파킨슨병 노인의 50% 이상에서 동반된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파킨슨병 초기엔 여러 증상 중 일부만 나타나 다른 질환과 구별이 어려워 주의를 필요로 하는데, 파킨슨병이 관절병이나 정신병 혹은 중풍이나 말초신경병 등으로 오인돼 조기치료가 지연될 수 있다. 그러나 전문가의 신경학적 진찰을 통해 파킨슨병의 정확한 진단이 대부분 가능하고, 또한 CIT-PET검사가 개발되어 파킨슨병의 진단과 유사질환의 감별에 유용하게 사용되고 있다.

파킨슨병은 치료하지 않으면 악화하여 침대에서 일어날 수도 없게 된다. 예전에는 발병 5년 이내에 환자가 무능력해져 사망하는 경우가 25%에 달했고 10명 중 9명은 발병 후 15년 안에 사망했다. 그러나 요즘엔 적절한 약물 조합과 뇌심부 자극수술로 운동장애를 극복하고 조기치료로 합병증을 감소시켜 정상인의 평균수명과 별다른 차이가 없어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더구나 이 병은 수십 년간 치료를 받아야 하므로 환자와 의사 간에 신뢰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5년 이상 약물을 복용하고 운동합병증이 발생하면 뇌심부자극술을 고려해야 한다. 또 환자의 여러 상태 조건을 평가해 환자에 맞는 치료가 시행돼야 한다. 박미영 (신경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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