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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남일보TV

[동대구로에서] 완득이 선생님

2018-05-23

市교육감 후보 정치인·교수
유치원생·‘중2병’ 이해할지
학부모들 걱정부터 앞서
학교현장과 직결된 계층으로
투표권제한 주장 나오기도

[동대구로에서] 완득이 선생님

스승의 날 케이블TV에서 ‘완득이’라는 영화를 봤다. 몇년 전에도 본 영화여서 채널을 넘기려는데, 순간 교실 풍경이 눈에 들어와 보기 시작한 게 새벽 3시를 넘겼다. 교실 모습은 달랐지만 교단에 서 있는 선생님은 우리 시대 그 모습이었다. 꼽추인 아버지와 필리핀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자기 반 학생의 슬픔을 이해하면서도 엄한 ‘샘’이었다. 입만 열면 막말하고 자율학습은 진정한 자율에 맡기는 독특한 교육관으로 학생들에게 ‘똥주’로 불리는 선생님 동주의 제자 사랑은 남달랐다. 가난하고 어려운 가정환경에 공부도 못하는 문제아지만 싸움만큼은 누구에게도 지지 않았던 제자 완득이의 가정을 되찾아 주고 싶었던 선생님의 마음이 그려진 영화였다.

1980년대 학창시절이 떠올랐다. 밀대(대걸레) 몽둥이(봉)로 엉덩이를 하도 맞아 한여름 집에서 반바지도 제대로 입지 못했던 시절, 중간고사 성적이 나쁘다고 무작정 맞아야만 했던 슬픔. 지금 생각하면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아니 용납이 되지 않는 일들이었다. 하지만 그 시절 우리는 선생님이란 호칭 하나에 존경과 감사를 표했다. 왜, 선생님이시니까. 비록 당시 학생들이 원하는 교사상이 아닌 분들도 계셨을는지 모르지만, 적어도 그 시대 우리들의 마음엔 선생님에 대한 존경심은 있었다. 그런 선생님들이 계셨기에 지금의 내가 있다는 생각도 가끔 해 본다.

오는 6월13일 치러지는 지방선거는 대구시장, 구청장, 군수, 시의원, 구의원만을 뽑는 선거는 아니다. 앞으로 4년 동안 대구교육을 책임지는 수장(교육감)을 뽑는 선거이기도 하다. 물론 교육감이 모든 대구교육을 책임지는 것은 아니다. 교육부라는 교육정책을 주관하는 정부부처는 따로 있다. 그러나 지방자치시대를 맞아 시·도별로 무상급식 대상 기준이 다르고 각종 시험 시기가 다르듯 대구교육과 경북교육 또한 차별화된다. 그만큼 교육감의 역할이 크다는 얘기다.

정치부에 몸담고 있지만 중학교 2학년과 초등학교 6학년 아이를 둔 학부모로서 교육감을 잘 뽑아야 한다는 생각은 절대적이다. 그렇다고 지금의 교육감이 정책을 잘못했다거나 문제가 있다는 것은 아니다. 이번 대구시교육감 선거에 출마한 후보들의 면면을 봤을 때 학부모의 한 사람으로서 우려되는 부분이 없지 않다고 할까.

한 분은 사업가이자 비례대표 국회의원 출신인 전 여성가족부 장관이고, 나머지 두 분은 교수로서 평생을 대학에 몸담은 분들이다. 국회의원과 대학교수 출신도 제대로 된 교육정책을 펴고, 학생과 학부모들의 마음을 잘 읽어내 호흡을 잘 맞출 수 있다. 이 중 한 분은 4년6개월간 중학교 교사로 재직하기도 했다. 하지만 대구시교육감은 유치원, 초·중·고교의 현장 정책을 책임지는 자리다. 국회의원, 장관, 교수의 사고로 유치원생 아이와 대한민국에서 가장 무섭다는 ‘중2병’을 감당할 수 있을지 염려가 앞선다.

언젠가부터 대구지역 학부모들 사이에서 교육감 선거는 학부모만을 유권자로 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기 시작했다. 교육감을 뽑는 선거에 왜 20대와 70대 이상 어르신들까지 투표를 해야 하는지 모르겠다는 것이다. 물론 오빠, 누나, 할아버지, 할머니도 교육에 관심이 높고 평생교육이란 개념에서는 투표권이 주어지는 것은 당연하지만, 학부모들 입장에서는 교육현장의 문제점과 개선책에 대한 제대로 된 목소리를 전달할 기회가 그만큼 줄어든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진다. 대구시교육감 선거 후보 등록이 마감되는 오는 25일이면 학부모들은 이들 중 한 명을 선택해야 한다.

임성수 정치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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