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닫기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
    스토리
  • 네이버
    밴드
  • 네이버
    블로그

https://m.yeongnam.com/view.php?key=20180616.010160819490001

영남일보TV

천재를 만든 도시환경은 어떠했나

2018-06-16

천재의 발상지를 찾아서

천재를 만든 도시환경은 어떠했나
에릭 와이너 지음/ 노승영 옮김/ 문학동네/ 512쪽/ 1만8천500원

“소크라테스는 난놈이었어요.” 저자가 그리스 아테네에서 비공식적으로 천재상이라 불리는 맥아더상의 수상자로부터 들은 말이다. 서구 철학의 창시자를 ‘난놈’이라고 표현한 것에 대해 처음 귀를 의심한 저자는 곧 수긍하게 된다. 저자는 “소크라테스는 위대한 철학자로 기억되지만 무엇보다 대화하는 사람이었다. 대화는 집단적 천재성의 매개체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땅도 척박하고 인구도 적은 고대 아테네에서 쟁쟁한 철학자들이 등장한 이유를 설명하는 말이다.

이 책은 천재를 만든 도시의 환경에 주목한다. 한 도시가 어떻게 천재의 창조성을 진작했는지 분석하고, 창의력을 기르는 데 문화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제시하고 있다. 그리스 아테네의 민주주의와 철학, 중국 항저우에서 발명된 자기나침반, 이탈리아 피렌체에 남아 있는 예술작품들, 오스트리아 빈의 고전음악과 정신분석학, 미국 실리콘밸리의 첨단기술까지 천재들의 흔적이 등장한다.

천재의 장소가 결코 낙원이 아니라는 사실이 흥미롭다. 저자는 “우리가 제약을 맞닥뜨렸을 때, 그리고 어느 정도의 마찰과 긴장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창조적 에너지가 분출한다”고 주장했다. 또 천재는 유전이나 노력의 문제가 아니라 독창성을 북돋우는 문화의 산물이기 때문에 천재성은 사적 행위가 아니라 공적 참여라고 강조한다. 저자는 “한 아이를 길러내는 데 한 마을이 필요하다면 한 천재를 길러내는 데는 한 도시가 필요하다”며 “우리가 시대의 파도를 면밀히 관찰하는 눈과 파도타기 기술을 익히고, 좋은 파도가 일렁일 가능성을 높인다면 우리 시대에 걸맞은 새로운 천재의 장소를 만들어갈 수 있다”고 했다.

조진범기자 jjcho@yeongnam.com


Warning: Invalid argument supplied for foreach() in /home/yeongnam/public_html/mobile/view.php on line 399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영남일보T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