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닫기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
    스토리
  • 네이버
    밴드
  • 네이버
    블로그

https://m.yeongnam.com/view.php?key=20180618.010030739150001

영남일보TV

[보수 궤멸, TK 정치 어디로] <1> 변화의 중심에 선 TK

2018-06-18

‘파란’일으킨 바닥민심…대구 기초의회 양당제로 바꿨다

20180618
6·13 지방선거 결과 대구·경북(TK)지역 광역단체장을 제외한 나머지 지역에서 모두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당선되자 TK 지역민들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지만, 선거 결과를 자세히 들여다보면 TK에서 가장 큰 정치적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지난 13일 대구시 중구 남산3동 행정복지센터에서 투표를 마친 한 부부가 애들과 함께 인증샷을 찍고 있다. <영남일보 DB>

TK정치변화 광역長 색깔론에 묻혔지만
대구 기초의원 한국 62·민주 50석 양분
정치 다양성 원하는 지역민 열망 반영

광역단체장 당선자 소속 정당만으로
대구경북 무시하는 듯한 표현은 문제

“5천만명 모두 같은 생각을 해야 만족하시겠습니까?”

소설가 이외수씨가 지난 14일 6·13 지방선거 결과에 대한 소신을 밝히면서 자신의 페이스북에 광역단체장 선거에서 유일하게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당선되지 않은 대구·경북(TK)을 다소 무시하는 듯한 표현에 대한 댓글 중 하나다.

이씨가 글과 함께 SNS에 올린 선거 결과를 나타내는 대한민국 지도 사진에는 지방선거 결과와 관련해 대구·경북만 빨간색이고 나머지 지역은 모두 파란색이었다. 하지만 이 지도 사진은 분명 잘못됐다. 적어도 대구·경북 색깔만큼은.

지방선거는 광역단체장만 뽑는 선거가 아니다. 기초단체장은 물론 광역의원과 기초의원도 선출한다. 지방자치제도가 새롭게 도입된 이유 또한 풀뿌리 민주주의에 기반을 하고 있다. 대구시의원·경북도의원을 비롯한 각 시·군·구의원의 분포를 제외한 광역단체장 당선자 소속 정당만을 기준으로 한 색깔은 대구·경북 지역민 모두가 한국당 후보를 뽑은 것처럼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

이번 지방선거를 통해 대구·경북에서 정치적으로 엄청난 변화가 일어난 것은 전혀 표현되지 않은 그야말로 ‘색깔론’의 지도일 뿐이다.

20년 만에 민주당 후보가 구미시장으로 당선된 사실은 ‘보수 궤멸’ 기사에 묻히는 모양새다. 뿐만 아니라 대구에서는 27년, 경북에서는 23년 만에 민주당 광역의원이 탄생했다. 이번 선거에서 대구의 경우 수성구 2명을 비롯해 북구·달서구에서 각 1명씩의 민주당 소속 대구시의원 후보가 당선됐다. 이로써 민주당은 광역의원 비례대표 1명까지 포함해 대구시의회에 30명 중 5명의 명단을 올리게 됐다.

경북에서도 민주당 광역의원 후보 7명이 당선되면서 비례대표 2명까지 포함해 민주당 경북도의원 9명 시대를 열었다. 바른미래당 후보도 비례대표 투표를 통해 도의회에 입성했다. 무소속 당선자 9명까지 합치면 전체 도의원 60명의 3분의 1에 달한다.

여기에 이번 선거에서는 대구·경북지역 민주당 기초의원(시·군·구의원)들의 약진도 두드러졌다. 대구에서는 46명이 출마해 무려 45명이 당선됐다. 이에 따라 대구 전체 44개 기초의원 선거구 102석 가운데 한국당 53석, 민주당 45석으로 두 정당이 거의 양분하는 상황을 맞게 됐다. 나머지는 바른미래당 2석, 정의당과 무소속이 각각 1석이다. 특히 수성구에서는 민주당 후보 9명이 당선되면서 8명 당선에 그친 한국당을 앞섰다. 대구지역 기초의원 비례대표 선거에서도 14명 중 민주당 후보가 5명이 당선됐다. 동구, 서구, 북구, 수성구, 달서구에서 각 1명씩 배출됐다. 한국당 비례대표는 9명이다.

대구에서는 이미 4년 전 지방선거에서도 민주당 기초의원 후보 13명(지역구 9명·비례대표 4명)을 당선시키며 변화를 예고했다.

하지만 호남의 상황은 사뭇 다르다. 6·13 지방선거를 통해 당선된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 후보는 비례대표까지 포함해 단 한명도 없다.

특히 광주·전남·전북 광역의원 선거에서 민주당 후보 외에는 당선자가 나오지 않았다. 기초의원 선거에서도 한국당과 바른미래당 당선자는 없었으며, 광역의원 비례대표와 기초의원 비례대표 선거에서도 한국당과 바른정당 당선자의 이름은 찾아볼 수 없었다.

호남지역은 4년 전보다 더 심한 양상이다. 2014년 6·4 지방선거에서는 광주 광산구에서 새누리당(현 자유한국당) 기초의원이 당선되는가 하면 전북 군산·익산·김제에서도 새누리당 기초의원 비례대표 각 1명씩이 당선자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광역의원 비례대표 선거에서도 새누리당 후보가 전북과 전남에서 각각 한 명씩 당선됐다.

지역 정가 한 관계자는 “대구·경북은 박근혜정부 때인 2014년 기초의원 선거를 중심으로 정치적 변화를 꾀하는 모습이 보이다가 이번 선거에서는 이변에 가까울 정도로 민주당 후보들의 약진이 두드러져 풀뿌리 민주주의가 자리를 잡아가는 모습”이라며 “그럼에도 밖에서는 아직도 ‘대구는 보수 꼴통’이라는 인식이 크게 자리잡고 있어 답답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호남지역은 과거부터 특정 정당에 몰표를 주지만, 어느 누구 하나 호남을 ‘꼴통’이라고 부르는 사람은 없다”면서 “특히 정치적 다양성을 위해 몸부림치고 있는 TK 지역민들을 근거도 없이 싸잡아 비판하는 유명인들의 각성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임성수기자 s018@yeongnam.com

기자 이미지

임성수 기자

편집국 경북본사 1부장 임성수입니다.
기사 전체보기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영남일보T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