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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리하는 성악가의 음식·예술 이야기

2018-07-07

전준한의 오페라 식당

요리하는 성악가의 음식·예술 이야기
전준한 지음/ 살림/ 296쪽/ 1만5천원

인생의 아이러니가 느껴진다. 처음 먹은 이탈리아 음식에 배탈이 나서 화장실 변기를 붙잡고 토했던 남자가 이탈리아 요리사가 됐다. 남자의 첫 이탈리아 음식은 안초비 피자였다. 충격적인 맛이라고 했다. 맛있어서가 아니라 그냥 충격적이었다고 토로했다. 물론 지금은 다르다. 안초비는 남자가 정말 좋아하는 지중해 음식 중 하나다.

남자는 ‘요리하는 성악가’로 잘 알려진 전준한이다. 이 책의 저자다. 성악가가 된 사연이 재미있다. 대일외고 스페인어과 재학 중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테너 박세원 출연의 오페라 ‘카르멘’을 보고 성악가의 길을 걸었다. 이탈리아 유학 시절 국제 콩쿠르에서 14번이나 수상하며 실력을 인정받았지만, 귀국해 먹고살기가 만만찮아 이탈리아 식당을 차렸다. 참 알다가도 모를 게 인생이다.

경기도 하남시에 있는 ‘오스테리아308’이 저자의 식당이다. 오스테리아는 선술집이라는 뜻이다. 이탈리아 골목에서 만날 수 있는 편안한 요리와 노래를 선사하고 싶다는 저자의 바람이 담겨 있다. ‘오페라 식당’인 셈이다. 오페라에 어울리는 요리들이 소개된다. 모차르트의 ‘마술피리’와 안초비 피자, 베냐미노 질리의 ‘물망초’와 토마토소스 파스타, 푸치니의 ‘토스카’와 카초 에 페페 등등. 내 인생의 성악가에게 바치는 요리와 요리하는 성악가의 인생 식탁도 살펴볼 수 있다. 이 책은 오페라로 시작해 이탈리아 요리로 장식되는 독특한 인문학 에세이다. 사람 냄새가 물씬 난다. 저자는 “무대와 주방. 겉보기에 달라 보이지만 알고 보면 다 같은 삶의 무대”라고 말한다.

조진범기자 jjcho@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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