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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차 산업혁명시대 자녀교육] 자기주도성 기르기

2018-07-09
20180709

흔히 자기주도학습을 혼자서 스스로 공부하는 것이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은데 다시 살펴볼 필요가 있다. 학원을 다니거나 과외를 받지 않고 인강이나 EBS를 보면서 혼자 공부하면 자기주도학습이라고 생각한다. 학원이나 과외수업을 듣는 학생과 인강이나 EBS를 보면서 공부하는 학생은 어차피 수업을 들으면서 공부한다는 부분에서는 똑같다. 다만 인강이나 EBS로 공부하는 학생이 학습의욕이나 자기통제능력이 조금 더 높을 수는 있다. 하지만 이는 자기주도성과는 크게 상관이 없다.

부모에게 등 떠밀려 학원에 다니거나 과외를 받고 있는 학생은 당연히 자기주도성이 없는 학생이지만 자신이 필요한 부분을 보완하고 자신을 더욱 높은 수준으로 성장시키기 위해 학원이나 과외를 선택했다면 자기주도성이 높은 학생이다. 자기주도성이란 말 그대로 자기가 주도해서 뭔가를 해 나가려는 마음이다. 자신이 하고자 하는 일이나 필요한 부분을 보완하기 위해 책을 찾아 보거나 생각을 하거나 주위에 도움을 청하는 모든 것이 자기주도성이다. 주위에 도움을 청하지 않고 혼자서 해 보려고 노력하는 것이 자기주도성을 키우는 훌륭한 방안이 될 수 없다.

자기주도성을 기르기 위해서는 이렇게 하길 권한다. 해야 할 일이 있다면 아이가 그 일을 할 수 있는 방법을 생각하고 정리해 보도록 유도하고 그 방법대로 실천할 수 있도록 격려해 주는 것이 중요하다. 아이가 생각한 방법들을 총동원했는데도 그 일이 해결되지 않았다면 그때서야 아이에게 해결할 수 있는 다른 방법을 제시해 주자. 이때 남의 도움을 청하거나 다른 사람과 함께 해결하는 부분을 배제해서는 안 된다. 남의 도움을 받을 줄도 알고 협력할 줄 아는 것이 혼자 해결하려 하는 것보다 더 중요한 능력이다. 다만 자신은 노력하지 않고 남의 힘에 의존해서 해결하려고 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부모가 자녀 문제를 남의 힘을 빌어 해결하려 하면 아이도 닮아가기 십상이니 주의하기 바란다. 아이가 공부하길 싫어하거나 공부를 열심히 하지 않기 때문에 학원이나 과외를 시켜서라도 공부를 따라가게 만들겠다는 생각은 자기주도성 신장의 측면에서는 대단히 위험하다. 이렇게 학원을 다니거나 과외를 받게 되는 아이들은 선생님이 아이가 공부하도록 유도하기보단 아이를 억지로 끌고 가는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자기주도성이 부족한 학생의 부모일수록 어떻게든 자녀의 성적을 올리기 위해서 자녀를 강하게 끌어 주길 바라는 경우가 많다. 학생에게 학습량을 늘려서 강하게 끌고 가는 형태가 성실함을 기르는 한 가지 방법이 될 수는 있을지 몰라도 자기주도성을 길러 줄 수는 없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이런 부모들은 아이가 알아서 공부할 수 있게 만들어 주기를 바라는 마음도 더 크다. 강하게 아이를 끌어 주면서 아이의 자기주도성을 기르기는 쉽지 않다. 하지만 아이가 학교 수업을 제대로 따라가지 못하는 경우는 상황이 다르다. 이런 경우에는 강하게 끌어서라도 학교 수업을 따라갈 수 있도록 도와주고 어느 정도 학교 수업을 따라갈 수 있다면 자기주도적으로 공부할 수 있는 길을 찾아주는 것이 바람직하다. 학교 수업을 듣기 전에 제목과 낱말을 익히고 들어갈 수 있도록 이끌어주면 학교 수업도 따라가면서 자기주도성도 기를 수 있어 일석이조의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아이가 배우는 시간을 무턱대로 늘리기보단 배운 내용을 다 익힐 수 있는 시간을 확보하고 아이가 다 익힐 수 있는 범위 내에서 학습량을 정하자. 배운 것을 익히기 위해 노력하는 과정에서 자기주도성이 길러짐을 잊지 말아야 한다.

김종오(광덕자기주도연구소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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