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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 칼럼] 한국 근현대사의 두 기둥

2018-07-17
20180717
이승률 (동북아공동체연구재단 이사장)

한국은 세계 역사상 가장 짧은 기간에 산업화와 민주화를 동시에 달성했다. 그 원동력은 어디에 있을까. 필자는 한국의 근현대사를 발전시킨 두 기둥을 ‘한미동맹’과 ‘한국기독교’에서 찾고자 한다.

한국은 1882년 고종이 미국과 수교를 맺고, 1953년 이승만 정권에 들어와 한미동맹을 체결하면서 자주 번영의 기초를 닦았다. 한미동맹을 통해 한국은 미국과 같은 자유민주주의 체제와 시장경제 모델을 습득했다. 이를 통해 한국의 산업화와 민주화의 기반을 닦았고, 현재 세계 11위의 경제 강국으로 발전하기까지 기여했다.

더불어 기독교 사상도 한국의 근대화에 큰 공헌을 했다. 구한말 한미수교와 함께 조선에 들어온 아펜젤러·언더우드와 같은 선교사들은 서구식 교육과 의료활동을 비롯한 구제사업을 펼치며 전근대적인 사회문화를 혁신하는 데 앞장섰다. 또한 이들 선교사를 통해 수용된 기독교 사상은 자유·저항·평화를 앞세워 일제의 탄압에 항거하는 밑거름이 돼 자주적 독립을 이루는 데 기여했다. 광복 이후에도 기독교계가 중심이 돼 학교와 병원을 설립하고 구제사업을 이어가며 공공의 유익이라는 사회적 가치를 실천하며 자연스럽게 한국의 근대화를 앞당겼다.

성경에 두 기둥에 관한 이야기가 나온다. 솔로몬왕이 예루살렘 성전을 건축할 때 성전 입구에 ‘야긴과 보아스’라는 두 개의 놋기둥을 세운 사건이다. ‘그가 세울 것이다’라는 뜻의 ‘야긴’과 ‘그에게 능력이 있다’는 뜻의 ‘보아스’라는 의미를 가진 두 기둥을 성전 입구에 세워 힘을 다해 성전을 떠받치도록 한 것이다. 이렇게 양쪽 입구에 버티고 있는 기둥은 성전을 드나드는 사람들에게 ‘하나님의 능력으로 세워졌다’는 메시지를 전하도록 했다고 한다. 지금까지 한국 사회의 발전과 평화를 지탱해온 두 기둥인 ‘한미동맹’과 ‘한국기독교’가 바로 성경에 나오는 ‘야긴과 보아스’의 역할을 감당한 것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러나 현재 국내외적으로 당면하고 있는 상황 앞에 이 두 기둥에 균열이 일어나는 것처럼 보인다. 남북·북미 정상회담 이후 한반도 평화 분위기가 크게 조성되었지만, 비핵화를 놓고 뚜렷한 후속 성과를 내지 못하는 불확실한 상황 속에서 한미군사훈련이 중단됐다. 또한 방위비 분담을 놓고 각을 세우는 등 한미동맹에 부정적인 여파가 드리우고 있다. 여기에 정치·사회적으로 구심적 역할을 담당하던 기독교정신도 퇴색했다. 도덕적이고 약자의 고통을 공감하며 구제에 앞장서고, 계몽운동의 형태로 사회적 변혁을 주도했던 초창기 투철한 기독교 정신이 변질되면서 사회적 책임을 점차 외면하고 있다. 또 그만큼 사회적 신뢰를 많이 상실하게 됐다. 기둥이 부실한 건축물은 붕괴될 수밖에 없다. 기둥이 흔들리는 것만큼 위험한 일은 없다. 기둥이 꼿꼿하고 바로 서 있을 때라야 건물은 견고히 서는 것이다. 그래서 기둥은 자기 자신을 바로 세우기 위해 부단한 노력이 필요하고 이를 끝까지 지킬 의무가 있다.

우리나라가 21세기 국가발전의 항진을 계속하기 위해서는 ‘한미동맹’과 ‘한국기독교’라는 이 두 기둥을 재정비해야 한다. 더 나은 국가발전의 활로를 열어가기 위해서는 누구보다 먼저 한국기독교의 철저한 갱신과 헌신이 요구되며, 이와 더불어 한미동맹의 결속과 위용을 새롭게 재정비하는 일이 급선무다. 북한과 국제정세의 그 어떤 위협이나 도전에도 굳건히 맞서 나갈 수 있는 국민적 역량을 갖추도록 특단의 노력과 결단이 각계 요로에서 일어나기를 기대한다.

‘한미동맹’과 ‘한국기독교’라는 두 기둥을 바로 세우고 그 위에 한민족 동질성 회복과 함께 한반도 통일이라는 지붕을 올릴 때 비로소 역사의 소임을 다한 것이라 본다. 이렇게 할 수 있을 때라야 한민족 사회의 진정한 통합이 이뤄지지 않겠는가. 이승률 (동북아공동체연구재단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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