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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경북에 승강기안전체험장 설치하자

2018-07-30 00:00
20180730

#불볕더위가 맹위를 떨치던 지난 20일 충남의 한 아파트 승강기 안. 누가 몰래 아이스박스를 갖다 놓고 메모를 남겼다. ‘날씨가 너무 덥고 해서 시원하게 드시라고 요구르트 살짝 놓고 갑니다. 뒷사람을 생각하면서 한 개씩 드시길…106동 주민’
 

#지난 3일자 행정안전부 소식이다. ‘이달부터 9월까지 전국 90개 시.군.구에서 ‘승강기 사고 대응 합동훈련’ 실행. 이 훈련에는 지역주민과 승강기 관리주체, 승강기 유지관리업체, 소방서 등이 참여하며 지역 주민과 관리주체를 대상으로 승강기 안전교육도 실시한다.’
 

둘 다 승강기 연구자의 눈에 확 띄는 뉴스였다. 승강기가 이동수단으로서 단순한 기능을 넘어 사랑이 꽃피는 공간으로 자리함에 흐뭇했다. 그리고 7~9월은 고온다습한 기온 탓에 승강기 고장이 빈발(전체의 32% 발생)하는 계절인데, 때맞춰 당국이 승강기 사고에 대처하는 훈련을 한다니 마음 든든했다.
 

승강기는 생활의 일부로 떼놓고 살려야 살 수 없는 ‘편리한 기계’이지만 우리의 생활안전에 위해를 초래하는 ‘위험한 기계’이기도 하다. 최근 10년 동안 일어난 승강기 인명사고는 919건에 피해인명은 1천577명이었으며, 이를 원인별로 보면 86.7%가 이용자 과실(797건)이었다. 그리고 최근 6년간 발생한 승강기 사고의 유형을 보면 약 90%가 승강기에 갇히는 사고였다. 갇힘 사고를 당하면 누구나 공포와 불안에 떨게 되고 트라우마에 시달리기도 한다. 따라서 안전사고 예방을 위해선 승강기 이용자를 대상으로 갇힘 사고에 대처하는 교육 위주의 안전체험교육이 필요하다는 답이 나온다. 승강기는 자동차.선박.항공기 등과 달리 누구나 조작하는 이동수단이므로 안전이 훨씬 더 요망된다.
 현재 우리나라 승강기안전체험 교육은 기존의 안전체험관에 딸린 공간에서 이뤄지거나 이동식 교육을 통해 이뤄지고 있을 뿐이어서 열악하다. 보유 대수가 65만대로 세계 8위, 매년 신규설치 대수는 세계 3위인 승강기 대국 한국에 전문적이고 특화되고 독립된 승강기안전체험장이 없다는 건 안타까운 일이다. 그러나 세월호 사고를 겪은 후 국회는 지난해 국민안전교육진흥기본법을 제정했고 이에 따라 정부 25개 부처는 제1차 국민안전교육 기본계획(2018~2022년)을 마련, 당국이 나서서 전문성과 독립성을 갖춘 승강기안전체험장을 설립할 수 있는 길은 열려 있다.
 평생을 승강기와 함께 살아온 필자는 다음과 같이 학생승강기안전체험장을 구상해본다.
 첫째, 체험장에 엘리베이터, 에스컬레이터, 무빙워크 등 종류별로 승강기를 다 갖춘다. 그리고 승강기별로 일어나는 사고를 학생들이 몸소 체험하게 한다.
 둘째, 승강기와 연결된 화재체험관과 지진체험관을 만든다. 학생들이 화재 및 지진체험을 하는 동시에 승강기체험을 하면 체험효과는 배가 된다.
 셋째, 학생들에게 승강기의 원리와 구조를 알게 해 안전교육은 물론 과학교육도 겸한다. 승강기는 전기굛전자굛기계의 결합체이며, 도르래(두레박)의 원리로 움직이며, 사물인터넷.인공지능.빅데이터 등 4차산업혁명 기술과 접목한다는 교육으로 학생들의 호기심을 자극한다.
 넷째, 학생들의 흥미 유발을 위해 우물과 두레박을 설치해 직접 물을 긷게 하거나 우주로 가는 엘리베이터 이야기나 승강기와 관련된 역사.문화.인물(그리스 아르키메데스, 프랑스 루이16세, 로마 콜로세움) 이야기 등을 들려준다.
 이 체험장이 경북(김천)에 들어서길 바란다. 경북은 승강기 대수가 경남보다 적으면서 사고는 2~5배나 많이 일어나는 등 사고율이 높은 지역이므로 이를 줄이자는 취지에서, 김천은 국토의 중심지이자 사통오달의 교통망을 갖추고 있다는 점에서 그렇다. 이 체험장이 들어서면 일자리도 창출되고 지역경제에도 도움이 되리라 믿는다. 안전체험교육을 통해 안전이 더욱 확보되면 승강기는 이웃사랑이 꽃피는 공간이 되고, 승강기를 최대수명(20년)까지 사용하는 경제효과도 거둘 것이다.

김 정 우 <한국승강기술연구원 원장/공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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