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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명진의 정치풍경] 김병준의 비상대책

2018-08-02
20180802

김병준 자유한국당 비상대책위원장의 당 구제를 위한 비상대책은 무엇일까요? 그는 취임 직후 언론 인터뷰를 했습니다. 제일 먼저 ‘친노 적자 논쟁’으로 대여 공격의 포문을 열었습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은 한미 FTA를 지지하였고 이라크 파병을 지지하는 등 현실적이고 실용적인 노선을 걸었다”면서 문재인 대통령을 비판했습니다. 보수정당의 지도자가 취임 일성으로 가장 대척점에 서 있는 친노 노선의 정통성이 자신에게 있다고 주장하는 것이 보수 혁신에 도움이 되는 것인가에 대해서는 논란의 여지가 있습니다. 혹시나 10년 전에 친노 내부에서 있었던 주도권 다툼에서 밀려난 한을 풀기 위한 뒤끝작렬인가 하는 의심을 받습니다.

김 위원장은 자유한국당이 배출한 전임 대통령들에 대해 “잘못된 공장의 잘못된 공정 때문에 잘못된 제품이 나왔다”고 비유했습니다. 나아가 “한국당이 박정희의 흔적을 지워야 살 수 있다”고 했습니다. 시대착오적인 권위주의적 리더십이 더 이상 되풀이되어서는 안 된다는 취지겠지만 그들의 존재를 통째로 부인하는 듯하는 인상을 지울 수가 없습니다. 학자출신인 그가 제왕적 대통령제라는 제도의 문제를 도외시한 것도 이상합니다.

김 위원장은 현 정권을 비판하기 위해 ‘국가주의’라는 애매한 단어를 사용했습니다. 아마도 전임 보수정권 역시 국가가 시장에 과도하게 개입했다는 생각에서 모두를 싸잡아 비판하기 위한 의도인 것 같습니다. 이는 지독한 현실 외면입니다. 이명박·박근혜정부는 국가의 시장개입을 줄이기 위한 제도개혁을 줄기차게 시도해 왔습니다.

김 위원장의 비상대책은 아직까지 살아있는 인사에 대한 조치나 현재 시행되고 있는 정책에 대한 입장표명으로까지 구체화되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지난 일주일 동안 그의 언행을 보면 보수가 걸어온 길과는 분명히 다른 방향으로 가고 있습니다. 그것이 한국당의 환부를 도려내고 새살을 돋게 하는 전문의의 솜씨인지, 아니면 병을 고친다며 심장까지 도려내는 무면허 수술인지는 두고 볼 일입니다.시사만평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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