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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독립운동가 이중업 선생 옥중서신 발견

2018-08-14

출옥 앞 아들에게 보낸 편지

경북 독립운동가 이중업 선생 옥중서신 발견
한국국학진흥원이 최초로 발견한 독립운동가 이중업의 옥중 서신. <한국국학진흥원 제공>

[안동] 경북 북부지역 독립운동가인 이중업(李中業·1863~1921) 선생의 옥중 서신이 발견됐다. 13일 한국국학진흥원(원장 이용두)이 공개한 옥중 서신은 가로 18㎝·세로 22㎝의 한지에 초서로 쓰여졌다. 진성이씨 향산고택에서 2002·2005년에 걸쳐 기탁된 4천660점의 자료 가운데 2천300여 점의 편지글에서 발견됐다. 이중업은 1990년 애족장에 서훈됐으나 그동안 수형기록이 확인되지 않아 옥중 생활의 면모를 파악하기 어려웠다.

편지엔 일제강점기 형무소에서 외부로 전송되는 편지를 사전검열한 표식인 ‘검(檢)’자 붉은 도장이 선명하게 찍혀 있다. 발신이 아버지라고 돼 있다. 이중업의 아들은 동흠·종흠 형제이나, 종흠이 양자를 갔기 때문에 수신인은 동흠으로 추정된다. 1920년 음력 9월5일 출옥을 앞두고 8월11일 보낸 것이다.

내용은 옥중에서 악성 종기에 시달리면서 학질까지 겹쳐 죽을 고생을 하고 있는 사정을 전하면서 9월5일 출옥 이후의 일정이 담겨 있다. 특히 옥에 사식을 넣어준 ‘하영숙’이란 인물에게 고마움을 전하도록 하고, 주변 친척들을 방문하되 외부인은 일절 만나지 말 것을 당부했다.

이중업은 1910년 일제에 의한 강제병합 직후 9월17일(음력 8월14일) 단식에 돌입해 24일 만인 10월10일 순국한 향산 이만도의 아들이다. 이황의 12세손으로 서산 김흥락의 제자가 돼 퇴계 학맥을 계승했다. 아버지가 을미의병을 일으키자 당교격문(唐橋檄文)을 지어 안동·예안·상주·봉화 등지의 장터에 내다붙이며 경북 북부지역 독립운동의 저변을 확대하는데 기여했다. 국학진흥원 관계자는 “이중업은 곽종석 등과 함께 파리장서를 작성해 서명 운동을 일으켰다”며 “당시의 국내외 정세를 정확히 탐문하고 전국을 돌며 유림들의 애국 충정심을 고취하는 한편 지역 애국지사를 비밀리에 방문해 광복운동을 의논했다”고 말했다.

이두영기자 victory@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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