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 성징이 나타나기 전 한약 복용하면 키크는 데 도움

밤 12시가 넘었는데도 초등학교 6학년인 첫째아들이 자려고 하지 않는다. “키가 크려면 일찍 자야 되는 것 모르냐”고 말하니 “요 근래 많이 컸기 때문에 괜찮다”고 한다. “전에는 좀 작은 쪽에 속했지만 올해 키가 많이 커 지금은 큰 편에 속한다”며 자신있게 이야기한다. 과연 첫째가 말하는 대로 갑자기 쑥쑥 자랐다고 안심해도 되는 것일까. 오늘은 이 문제에 대해 이야기 하고자 한다.


아이의 키는 항상 일정하게 크는 것이 아니라 매 시기 다르게 성장한다. 나이별에 따른 성장 정도를 정리해 보면, 아이가 가장 많이 성장하는 시기는 태어나서 24개월까지 기간이다. 이때 작게는 10㎝ 정도 크고 많이 크는 아이는 22㎝ 정도까지 큰다. 여기서 키가 큰 아이와 작은 아이가 12㎝ 정도 차이가 나니 시작부터 크고 작음이 발생하는 것이다.

한의학에서는 아이가 24개월까지 많은 변화가 있기에 이 기간은 웬만하면 한약을 쓰지 않고, 24개월쯤 되었을 때 그동안 아이가 큰다고 기운을 많이 소모했기에 이를 채우기 위해 한약을 쓴다. 예전부터 할머니들이 손주가 24개월 되면 녹용을 넣은 한약을 2첩(이틀치) 지어서 먹이곤 했고, 이때 쓰는 한약의 용량은 일반적으로 개월 수에 따른다. 24개월에 2첩, 36개월에 3첩, 48개월에 4첩 같이 개월 수에 따라 성장한 만큼 쓰는 것이다.


생후 24개월까지 10∼22㎝ 성장
2차 성징 발현 직전 과성장기 거쳐

밤 11시∼오전 3시 가장 많이 자라
인스턴트 음식 피해야 성장에 도움


24개월에서 만 7세까지 1년에 평균 6~7㎝ 정도 크며, 이 시기는 자라면서 면역력을 스스로 만드는 시기이기도 하다. 아이는 1년에 한두 번 정도 고열이 나며 3~4일 정도 많이 아픈데, 이가 나고 내부 장기가 변화하면서 몸이 부대끼는 것이다. 이를 한의학에서는 ‘변증열(變蒸熱)’이라 한다. 일종의 성장통이며 몸을 만들어가는 자연스러운 과정으로 겉으로 봤을 때는 몸살감기나 장염과 비슷하기에 감별이 필요하다. 며칠 지나 스스로 이겨내면 그만큼 튼튼해지나 항생제가 과도하게 투여되면 오히려 약해질 수 있다.

8세가 되면 제대로 컸을 경우 아이는 몸이 어느 정도 만들어졌기에 예전처럼 자주 아프지 않게 되며 ‘과성장기’가 오는 시점까지 1년에 5~6㎝ 정도 성장한다. ‘과성장기’는 2차 성징이 오기 직전에 아이에서 청소년으로 급격하게 변하는 시기로 1년 사이에 8~12㎝ 정도 갑자기 확 크는 시기를 말한다.

남자아이는 초등 5학년에서 중 1학년 정도, 여자아이는 초등 4~6학년 정도에 오는데, 과성장기가 끝나가는 시점에서 2차 성징이 나타난다.

많은 사람들이 2차 성징이 나타나면 키가 멈춘다고 알고 있는 경우가 많다. 2차 성징이 나타났다고 키가 더 이상 크지 않는 것은 아니다. 2차 성징 직후에는 성장판의 상태가 중요하며 성장판이 아직 열려 있다면 1년에 보통 3~4㎝ 정도 큰다. 손가락 성장판이 닫히면 일반적으로 1년에 1~2㎝ 정도 크며, 무릎 성장판까지 닫히게 되면 그때 성장이 멈추게 된다.

물론 2차 성징이 나타났다는 이야기는 성호르몬이 그만큼 많아졌고 거기에 따라 성장호르몬은 줄어들었다는 말이므로 성장판이 닫히는 속도는 예전보다 상당히 빨라진다.

성장에 도움이 되는 치료적인 방법들은 성장판이 닫히기 전에 해당되며, 가장 적기는 2차 성징이 나타나기 전이 좋다.

그걸 떠나서 위에서 각 시기를 설명했듯이 그 시기에 맞게 적절히 진단에 따른 한약이 적당한 양으로 적용되면 많은 도움이 된다. 한약이 아이에게 독하지 않나 고민하는 부모들이 꽤 있지만, 약이라 불리는 종류 중 생약이며 식물이기에 한약재가 가장 성질이 순하며 현재 한의원에 공급되는 한약재는 제약회사에서 진공 포장된 상태로 들어오기 때문에 어느 한의원에서 복용을 하든지 걱정할 필요가 없다고 말할 수 있다.

진단적인 한의학적 기준은 크게 선천지기의 문제인가, 후천지기의 문제인가를 보는 것이다. 선천지기의 문제라는 것은 태어날 때부터 가지고 있는 근기(根氣)가 약한지를 보는 것이며, 후천지기의 문제는 그 이후 섭생에서 제대로 되었는지를 보는 것이다.

선천지기의 문제일 경우에는 ‘육미지황탕(六味地黃湯)’을 기본으로 한 처방들을 쓸 수 있고, 후천지기의 문제일 때는 ‘사물탕(四物湯)’이 기본적인 처방이 될 수 있다.

아이들에게 키가 크기 위해 지켜야 할 지속적으로 강조하는 세가지 규칙이 있다.

첫째는 수면시간이다. 통계상 밤 11시에서 오전 3시 사이에 키가 많이 자라기 때문전 그 시간에는 꼭 자는 것이 좋다. 두 번째는 식습관이다. 성장호르몬이 인스턴트 음식이나 많이 기름진 음식에 영향을 받기 때문에 그런 음식은 피하는 것이 좋다. 세 번째는 스트레칭인데 이는 아침 키와 저녁 키가 차이 나는 것과 관계가 많다. 아침보다 저녁에 키가 0.5~1㎝ 정도 줄고 이는 항상 서서 행동하다 보니 척추 사이가 눌리는 것이다. 따라서 부드럽게 이완시켜 주는 것이 키 크는 것에 도움이 되기에 자기 전에는 줄넘기로 몸을 털어준다거나 체조를 해주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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