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해 제한적’ 전문가 전망에도
美 수입차 관세 부과 감안할때
지역 업계에 악영향 줄 가능성
對中 중간재 수출도 감소 예상

미국이 다시 중국산 수입품에 대규모 관세를 부과하면서 우리나라 수출에도 피해가 예상된다. 대구경북의 경우 두 국가에 직접 수출하는 기업이 적어 부정적인 영향이 제한적일 것으로 전망되지만, 무역전쟁이 확산하면서 유탄을 맞을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7일(현지시각) 미국무역대표부(USTR)에 2천억달러(5천745개 품목) 규모의 중국산 제품에 10% 관세를 부과하라고 지시했다. 관세는 오는 24일부터 부과되며, 내년부터 25%로 증가한다. 미국은 이미 7월과 8월 두 차례에 걸쳐 총 500억달러 규모의 중국산 제품에 25% 관세를 부과했고, 중국도 같은 규모의 관세로 맞받아쳤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이 이번에도 반격하면, 아직 관세를 부과하지 않은 2천670억달러 규모의 중국산 제품에도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선언한 상태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전면적인 ‘관세 전쟁’으로 미중 모두 수출과 국내 생산이 감소하고 그 여파로 우리나라 수출이 위축될 것으로 예상한다.

우선 상호 관세로 미중 경기가 위축되면 양국의 한국산 제품 수입이 줄 수 있다. 중국이 미국에 수출하는 완제품 생산을 위해 우리나라에서 수입하는 중간재 수출도 감소할 수 있다. 미중 무역전쟁이 다른 나라 경제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면 이들 국가의 한국산 제품 수입도 영향을 받는다.

그럼에도 이 같은 피해 규모는 제한적이라는 게 지금까지 정부와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평가였다.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연구원은 500억달러 상호 관세로 우리나라 국내총생산(GDP)이 입는 피해가 연간 0.018%, 2억3천649만달러(약 2천658억원)로 제한적이라고 분석했다. 미중 무역분쟁에도 지난 8월 우리나라의 대중·대미 수출은 각각 20.8%, 1.5% 증가했다.

그러나 관세 대상 품목 규모가 지금의 4배인 2천억달러로 증가하면 우리나라가 받는 영향도 커질 수밖에 없다는 관측이 나온다.

미중 무역분쟁이 우리 수출에 미치는 영향이 당장 눈에 두드러지게 드러나지 않더라도 시간이 지나면서 누적될 수 있으며, 무엇보다 미중이 전쟁을 멈출 기미를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한국은행 대구경북본부가 최근 발표한 ‘글로벌 보호무역주의가 대구경북지역 수출에 미치는 영향’ 보고서를 보면, 지난해 대구와 경북의 수출은 각각 72억달러, 449억달러로 전국(5천737억달러)에서 1.3%, 7.8%를 차지했다. 수출의존도(2016년 기준)는 대구는 16.2%, 경북은 45.2%로 나타났다. 경북은 수출비중이 전국 평균(35.2%)을 상회했다.

이 같은 상황에서 보호무역주의가 확산되면 대구와 경북의 수출규모(2017년 기준)는 각각 750만달러(0.1%), 10억3천만달러(2.3%) 감소할 것으로 파악됐다. 지역내총생산(GRDP)과 연관시키면 영향력은 더 작아져 각각 0.02%, 1.18% 수준이었다.

만약 미중 무역분쟁이 심화돼 중국의 대미수출이 10% 감소할 경우, 대구의 총수출액 대비 감소규모가 0.2%(1천430만달러)로 추정됐다. 특히 기계장비(450만달러)·전자(430만달러)에서 수출감소 규모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감소규모가 0.42%로 전망된 경북은 전자분야(1억4천570만달러), 철강(2천만달러)에서 상대적으로 타격이 클 것으로 조사됐다.

지역 수출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도 이처럼 제한적이지만 마냥 안심할 상황은 아니라는 게 한은의 인식이다. 미중 무역분쟁의 전 세계 확산 가능성, 수입차에 대한 미국의 관세부과계획을 감안하면 지역 수출이 크게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상존한다는 것. 이번에 새로 관세를 부과한 품목만 5천745개라 정확한 영향 평가가 매우 어렵다는 것도 문제다. 정부도 무역전쟁 확산을 면밀히 모니터링하며 대응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이날 오전 긴급대책회의를 개최했으며 20일 업종별 단체, 수출지원기관과 함께하는 ‘민관 합동 실물경제 대응반회의’에서 업계 영향과 대응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최수경기자 justone@yeongnam.com

손선우기자 sunwoo@yeongnam.com

최수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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