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닫기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
    스토리
  • 네이버
    밴드
  • 네이버
    블로그

https://m.yeongnam.com/view.php?key=20181001.010180754220001

영남일보TV

[밥상머리의 작은 기적] 인성교육- 스마트폰서 마음돌리기

2018-10-01

“스마트폰 하지마” 말하기 전에 함께 산책·놀이를
스마트폰 무조건 금지하기 어려워
스스로 사용시간 정리·기입 등 하며
자연스럽게 멀어지는 방법 찾아야
가족 모두 사용 절제하면 ‘효과적’

20181001
일러스트=최은지기자 jji1224@yeongnam.com

모든 아이들이 그렇지는 않지만 식당 등에서 얌전하게 있는 아이들은 대개 부모가 스마트폰으로 무언가를 보여주고 있기 마련이다. 어릴 때부터 인터넷을 접해도 되겠나 하는 걱정이 들었다면 이제 생각을 바꿔봄직도 하다. 지금의 어른들과 달리 이 아이들은 소위 ‘태어나서부터 유튜브를 보며 자란 아이들’이다. 마치 텔레비전이 나오기 이전에 태어났던 어른들이 수십 년 후에 자녀들이 텔레비전을 보는 것을 걱정하는 마음과 비슷한 시대역행은 아닐까.

당연히 책과 같은 활동과 비교하자면 스마트폰은 아이들에게 훨씬 더 자극적인 매체다. 스마트폰 게임은 특히나 초등학교 저학년 학생들에게 매력적일 수밖에 없다. 여타 PC게임에 비해 스마트폰 환경에 맞춰 단순화된 작동 방법은 저학년 학생들이 제대로 이해하고 통제할 수 있기 때문이다. 사실 지금과 같은 시대에 무조건 스마트폰을 금지하는 것도 답은 아니다.

한 연구논문에 따르면 초등학생의 스마트폰 중독에 대해 가정에서 이뤄지는 부모의 중재가 학교보다 오히려 중요하며, 중재나 교육 시에 어린이의 심리적 반발심이 학교 교육 전반에서 부정적인 효과가 커진다고 이야기하고 있다. 이는 스마트폰 중재에 있어 주의가 필요함을 의미한다. 스마트폰을 접하게 된 초등 저학년 학생들을 중심으로 몇 가지 해결책을 제안하고자 한다.

스마트폰을 대체할 수 있는 질적인 활동을 제공하는 것은 가장 좋은 방법이다. 부모가 단순히 금지하기만 했을 때, 단순히 스마트폰을 압수할 때, 아이들은 스마트폰을 끊임없이 생각하게 된다. ‘하지 말라’고 말하는 대신에 할 만한 거리를 자연스럽게 제시하기를, 특히 함께하기를 권한다. 특히 신나는 놀이 활동이 좋은 결과를 줄 것이다. 신체 활동 속에서 스마트폰 게임을 자연스럽게 잊게 할 것이다. 가족과 간단하게 공원으로 산책을 나가도 좋다. 그냥 아이에게 공부하라, 책 읽으라는 이야기만 하기보다는 구체적인 활동을 함께해 보자.

집에서 이러한 조절을 하더라도 아이들끼리 노는 가운데 스마트폰을 접할 경우도 많다. 누구는 스마트폰을 허락해 주기 때문에 그 아이와 놀면서 자연스럽게 스마트폰을 요구하는 경우도 많다. ‘요즘 애들이 모두 게임 이야기를 하니까 나도 할 수밖에 없다’는 논리를 펼친다면 걱정스러운 마음에 허락을 하는 부모도 많다. 하지만 그러한 자녀의 요구도 결국은 친구와 어울리지 못해서가 아니라 스마트폰 게임을 하고 싶은 이야기를 돌려서 말하는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에 자녀의 이야기를 곧이곧대로 듣지 않기를 바란다.

하지만 함께 어울리는 친구의 스마트폰 사용은 분명 다른 친구에게 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 친구들과의 놀이에 있어서 스마트폰으로 노는 것이 아니라 다른 놀이 방법을 제공하는 것이 필요하다. 어떻게 보자면 딱히 스마트폰만큼 재미있게 ‘놀 것’이 없어서 친구들과의 놀이에서도 사용 시간을 정할 수 있도록 이야기하는 것이 필요하다. 그렇게 친구와 스마트폰 게임을 하고 돌아오더라도 집에서 더 몰입할 수 있는 활동을 제공하면 좋다. 어린 학생일수록 게임에 대한 생각을 빨리 떨쳐낼 필요가 있다. 몰입의 깊이가 있다면 짧은 시간도 관계없다. 줄넘기·자전거 등도 좋고, 취미로 주물럭거리던 슬라임을 만지는 것도 좋고, 식사도 좋다. 특히 ‘공부’로 이러한 시간을 대체하지 않기를 제안한다. 공부가, 독서가 싫어지는 계기가 될 수도 있다.

사용 시간을 스스로 조절하는 것 역시 필요하다. 고학년 정도의 학생이라면 스마트폰의 사용 시간 자체를 스스로 통제하는 계획을 시도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용돈기입장이나 다이어리를 정리하듯이 스마트폰 사용 시간을 정리하는 것도 학생의 성향에 따라서는 좋은 영향을 준다.

스마트폰 중독을 막기 위해 스마트폰 회사들도 각고의 노력을 진행하고 있다. 스스로 특정 앱을 사용하는 시간의 최대치를 설정하는 기능을 개발하기도 하고, 어린이들이 스마트폰을 사용하면서 동적인 움직임을 하도록 프로그램을 만들기도 했다. 아이러니한 그들의 노력은 모바일 중독이 사회적인 문제로 떠오른데 당사자들이 방관할 수만은 없기 때문일 것이다. 이러한 앱이나 프로그램들을 알아놓고 사용하는 것도 좋겠다.

마지막으로 학생뿐만이 아니라 가족 모두가 스마트폰 사용을 함께 조절하는 ‘합리적인’ 모습을 보일 필요가 있다. ‘너는 어리니까 조금 사용하고, 엄마는 할 일이 많아서’ 등의 이야기는 아이들에게 심리적 반발심을 일으키기 쉽다. 실제로 어른들이 스마트폰 사용의 필요가 많을지도 모르나, 되도록 아이들과 함께 있을 때는 사용을 줄이는 노력이 필요하다. 부모가 먼저 본을 보이는 것은 비단 스마트폰 중독과 관련해서 뿐만이 아니라 어떤 교육에서도 가장 필요한 방법이면서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다.

소프트웨어를 기반한 미래교육이 오늘날 교육의 화두가 된 지금, 우리는 그 과도기를 지나가고 있다. ‘스몸비’와 같은 신조어들이 생길 정도로 스마트폰 중독은 성인에게도 위험하다. 하물며 어린 학생들에게는 얼마나 큰 유혹이 될까. 스마트폰에서 건강하게 마음을 돌리는 고민이 지속적으로 필요한 때다.

김견숙<경대사대부설초등학교 교사>

기자 이미지

최은지 기자

기사 전체보기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영남일보T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