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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닉스 맞춤정장 조성활 대표, 30년 단골 많아…“옷은 마음에 맞춰야”

2018-10-03
피닉스 맞춤정장 조성활 대표, 30년 단골 많아…“옷은 마음에 맞춰야”
40년 가까이 대구시 중구 남산동 한 자리에서 맞춤정장점을 운영하고 있는 조성활 ‘피닉스 맞춤정장’ 대표가 직접 만든 옷을 만져보고 있다.

대구 중구 남산동에 위치한 ‘피닉스 맞춤정장’의 조성활 대표(62)는 40년간 거의 모든 종류의 남성복을 만들어온 장인(匠人)이다.

어린시절 가난한 시골집에서 자란 그는 중학교를 졸업하고 집안 형편상 고교 진학을 포기하고 진로를 고민하던 차에 지인의 소개로 당시 대구 수성교 인근 교복집에서 일을 배우기 시작해 부산 광복동의 큰 양복점에서 군 입대 전까지 근무했다. 단순 심부름과 재봉틀 보조역할로 시작해 바지와 셔츠, 정장 등을 만드는 기술을 배우는 것으로 이어졌다.

조 대표는 제대 후 곧바로 시작한 양복 일이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면서 자신감을 갖게 됐고, 20대 중반에 지금의 ‘피닉스 맞춤정장’이라는 상호로 개업했다. 당시만 해도 골목마다 넘쳐나던 양복점과 맞춤정장점은 기성복 시장의 급성장으로 하나둘 문을 닫기 시작했고, 지금은 찾아보기 힘들 정도다. 이런 변화 속에서도 40년 세월을 견디며 자리를 지켜온 그의 의지는 영원히 죽지 않는다는 전설의 새 ‘피닉스’와 잘 어울린다.

30년 넘게 그를 찾는 단골 고객도 많다. 오랜 기간 고객의 발길이 끊이지지 않는 비결에 대해 그는 “숙련된 기술자일수록 스스로의 생각과 고정관념이라는 틀에 얽매이는 것을 경계해야 한다. 유행과 트렌드를 잘 읽고 유연하게 대처하면 고객이 선택하지 않을 수 없다”고 했다.

일반인 대부분은 맞춤정장점과 양복점을 잘 구별하지 못한다.

조 대표는 “양복정장과 코트만을 전문으로 하는 양복점과 달리 맞춤정장점은 대부분의 남성복을 취급한다”면서 “요즘 맞춤정장점이라고 하지만 실제로는 직접 옷을 만들지 않고 공장에 옷을 주문하는 곳이 있는데, 이런 업소는 전통 맞춤정장점과는 차이가 있다”고 설명했다.

조 대표는 40년 동안 많은 사람의 옷을 제작하면서 한 번도 똑같은 옷을 만들어본 적이 없다고 했다. 치수가 같은 사람이라도 체형과 몸의 자세가 저마다 다르기 때문이다. 게다가 사람마다 선호하는 바가 다를 수밖에 없다. 결국 옷이란 기술자가 만들어 내는 것이 아니라 고객이 입는 것이어야 한다. 오랜 경험을 통해 그는 옷의 치수를 재는 과정에서 체형과 몸의 자세를 관찰하고 고객과 자연스러운 대화를 통해 성향을 파악한다. 그래서 그는 자신의 일을 사람에게 마음의 옷을 입히는 일이라고 소개한다. 아무리 숙련된 기술자가 만든 옷도 고객의 마음을 헤아리지 못한다면 그 옷은 외면받게 된다는 게 그의 지론이다. 그는 “흔히 맞춤정장이라 하면 고객의 몸에 맞추는 옷이라 생각하지만, 사실 고객의 마음에 맞추는 옷이라는 의미가 더 정확한 표현”이라고 했다.

조 대표를 자신의 ‘패션의 마무리’라고 부른다는 어느 노신사처럼 옷을 통해 마음의 위안을 얻고 행복감을 찾는 고객을 볼 때면 그는 감사함과 자신의 일에 긍지와 보람을 느낀다.

하지만 예전과 달리 요즘 맞춤정장 기술을 전수하고자 하는 사람이 거의 없다. 그는 “정통 맞춤정장 기술을 보유한 이들은 대부분 50대 이상으로, 다음 세대로 기술전수가 안 될 수 있다”며 안타까움을 표했다. 조 대표는 은퇴 이후 여건이 허락한다면 자신의 기술을 원하는 사람에게 무료로 가르치고 싶다는 희망을 내비쳤다.

글·사진=도성현 시민기자 superdo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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