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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맘 상담실] 가정에서 시 쓰는 법 지도하기

2018-11-26

“제일 짧은 시 찾기 등 게임으로 시와 친해지게 해주세요”

20181126
생활에서 경험하거나 느낀 점을 솔직하게 쓰면 한 편의 시가 된다. 부모님의 도움을 받아 시를 써보는 초등생들. <대구시교육청 초등교육과 제공>

‘어린이는 모두 시인’이란 말을 들어봤을 것이다. 많은 부모들이 예기치 못한 상황에서 튀어나오는 자녀의 시적 표현에 감탄한다. 하지만 막상 그런 자녀에게 시를 써보라고 제안하면 제대로 표현할 줄 모르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가정에서 시쓰기를 지도하는 간단한 방법에 대해 현직 교사의 조언을 들어 봤다.

Q. 시가 아이에게 어떤 도움을 줄까요.

A: 첫째, 시를 통해 다양한 사람, 자연과 어울려 살아가는 삶을 이해하고 공감하는 마음을 갖게 됩니다. 시의 소재는 다양합니다. 가족이나 친구와 같이 주변 사람을 글감으로 시를 쓰기도 하고, 꽃과 나무·비·구름 등 자연을 소재로 시를 쓰기도 합니다. 아이들과 친근한 강아지나 고양이 같은 동물을 주인공으로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렇게 시는 아이가 생활하는 공간에 있는 모든 것을 담고 있습니다. 그래서 다른 사람들이 쓴 시를 읽고 다른 사람들이 주변의 사람과 자연 속에서 어떤 일을 겪었고 어떤 생각을 했는지, 자신이 겪은 일과 비슷한 점을 찾아서 공감할 수 있습니다.


시의 특징 알고 말 줄여 쓰기 연습한 후
겪은 일과 그때의 기분 표현하도록 유도



둘째, 시를 창작하는 과정에서 자신감을 갖게 됩니다. 아이들이 말하고 싶어서 못 견뎌 할 때가 있습니다. 특별한 느낌을 받았을 때, 신기한 것을 다른 사람에게도 알려주고 싶을 때, 내 생각을 다른 사람들도 알았으면 하고 바랄 때 등 입니다. 시를 쓰는 재미를 알게 되면 인상 깊게 감명받은 것, 신나게 경험한 것, 남들이 생각하지 못한 시적 표현 등을 쓰고 싶어서 쓰게 됩니다. 마치 말하고 싶어서 못 견뎌 하는 것처럼 말입니다. 시를 읽는 것과 쓰는 것이 대수롭지 않은 일이 되도록 격려와 칭찬을 아끼지 말아야 합니다.

셋째, 학부모와 자녀의 관계가 돈독해 집니다. 요즘 아이들의 가장 즐거운 놀이는 스마트폰 게임이고, 가장 영향력 있는 선생님은 유튜브라고 합니다. 한 권의 동시집이 부모와 대화할 수 있는 매개체가 될 수 있습니다. 동시집 선물하기를 시작으로 동시집의 시로 퀴즈 문제 내기, 한 구절 바꾸어 보기, 시를 읽은 느낌이나 생각으로 이야기 나누기를 해보기 바랍니다.

Q. 시와 어떻게 친해지게 하지요.

A: 첫째, 시와 즐거운 첫 만남을 할 수 있게 해줍니다. 요즘은 학교 도서관이나 지역의 공공 도서관에 다양한 장르의 책이 많이 있어서 직접 도서관을 찾아 책을 골라서 읽을 수도 있고 대여를 하여 읽을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학생들은 동시집, 시집은 빌려서 읽지 않습니다. 왜 그럴까요? 시에서 참 재미를 느껴보지 못했고, 정서적 공감이나 유대감을 경험해 보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부모가 시를 한 편 골라서 예쁜 종이에 적어서 자녀에게 선물해 줍니다. 시의 내용은 아이의 관심사나 현재의 기분 등과 잘 맞을 것 같은 시, 말의 재미가 있는 노래 같은 시를 선택하면 됩니다. 자녀에게 시를 선물할 때 부모의 마음을 담은 짧은 문장을 함께 써주면 아이가 어리둥절하면서도 관심을 갖고 읽어 볼 것입니다. 그리고 자녀에게 부모님과 어울리는 시를 골라서 답장을 해 달라고 하십시오. 시를 고르러 도서관을 가고, 도서관에서 동시집과 시집을 들추어 볼 것입니다.

둘째, 시를 쓰기 전에 많이 읽도록 해줍니다. 부모가 건넨 시 한 편에 어리둥절했던 일이 잊힐 때쯤 함께 서점에 들러 자녀에게 시집을 선물해줍니다. 아이가 고르면 더 좋습니다. 왜 그 시집이 마음에 들었는지 이야기를 나누어 봅니다. 시집에 있는 시에서 제일 짧은 시 찾기, 제목이 ‘ㄱ’으로 시작하는 시 찾기, 시 속의 주인공이 동물인 시 찾기 등 게임으로 시집이 친구가 되게 해줍니다. 시를 읽을 때는 부모님과 한 줄씩 번갈아 읽기, 한 편씩 돌아가며 읽기, 시의 일부분을 다른 말로 바꾸어 읽기 등으로 시를 읽는데 재미를 갖도록 도움을 줍니다.

Q. 시 쓰기를 어떻게 지도하면 좋은가요.

A : 첫째, 단계를 밟아가며 시를 써 보게 합니다. 시를 쓰기 위해서는 시가 행과 연으로 되어 있고, 짧게 줄여서 쓰는 등의 시가 가진 몇 가지 특징을 알아야 합니다. 자녀가 여러 편의 시를 읽었다면 시의 특징을 자연스럽게 알게 될 것입니다. 그다음에는 문장에서 말의 자리를 바꾸는 방법을 알려주는 것입니다. 예를 들면 ‘나비가 훨훨 날아갑니다’라는 문장을 ‘훨훨 날아가는 나비’로 바꾸는 것입니다. 또 긴 글을 줄여서 써 봅니다. ‘나뭇잎이 팔랑팔랑 흔들립니다’라는 문장을 ‘팔랑팔랑 흔들리는 나뭇잎’에서 더 줄여 ‘팔랑팔랑 나뭇잎’으로 바꾸는 것입니다.

둘째, 겪은 일과 그때의 기분을 시로 써 보게 합니다. 거짓됨과 꾸밈 없이 솔직하게 있었던 일과 기분을 쓰도록 합니다. 생활이 모두 시가 될 수 있습니다. 자녀가 여러 편의 시를 읽고 시에서 공감하는 경험을 했다면 기분 나쁜 것, 속상한 것 등도 시가 될 수 99있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 시의 글감을 자신의 생활 속에서 찾을 것입니다. 시의 제목과 전체 내용이 어울리게 쓰도록 합니다. 처음부터 완성된 시를 쓰려고 하지 않고 여러 번 다듬어서 한 편의 시를 완성합니다. 긴 문장은 뜻이 통하게 행을 나누어서 쓰도록 합니다. 직접들은 소리는 물론이고 마음의 소리를 쓰도록 합니다.

이효설기자 hobak@yeongnam.com
▨도움말= 정나영 대구 용천초등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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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효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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