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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요칼럼] 비정상의 정상화

2018-12-31
[월요칼럼] 비정상의 정상화
원도혁 논설위원

대한민국의 2018년 국가 경쟁력은 세계 140개 국가 중 15위다. 지난해보다 두 계단 올랐다. 세계경제포럼이 지난 10월17일 발표한 ‘2018년 국가경쟁력 평가 보고서’ 내용이다. 한국은 평가 항목 중 정보통신기술 보급·거시경제 안정성 부문에서 1위에 올랐다. 또 혁신역량은 8위, 시장규모는 14위로 평가돼 상대적으로 높은 점수를 받았다. 노동시장(48위)·기업가정신과 기업가 문화(50위)·생산물 시장(60위)·사법부의 독립(63위)·정부규제가 기업활동에 초래하는 부담(79위)은 중위권에 속했다. 그러나 비판적 사고 교육(90위)·독과점 수준(93위)·근로자의 권리(108위)·정리해고 비용(114위)·노사관계 협력 부문(124위)은 낮은 평가를 받았다. 정부와 정치권이 어느 분야에 매진해야 할지 방향타를 제시하는 대목이다.

국가경쟁력 순위와는 별개로 작금의 우리 사회는 비정상적인 면이 너무 많다. 적폐청산을 기치로 새로운 시도들이 전개되고 있는 가운데 예상치 못한 부작용과 난제들이 불거지고 있어 문제다. 곤두박질치는 경제는 심각하다. 더구나 한국 경제의 부진은 미국과 일본 등 선진국들이 호황으로 일자리가 넘치고 있는 것과 너무 대조적이어서 비교된다. 경기 흐름 탓보다는 현 정부 경제팀이 정책 운영을 잘못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신랄한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경제 위기설이 확산되면서 두 경제수장인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을 교체했지만 우려와 불안감은 해소되지 않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목표로 내건 ‘함께 잘사는 포용국가’는 좋다. 하지만 소득주도 성장은 문제가 많은 것으로 드러난 만큼 수정이 불가피하다. 보수층에서 “이념편향 경제정책을 시장·일자리·기업 중심으로 바꾸고 좌파 참모를 내쳐야 한다”는 쓴소리가 나온 지도 오래됐다. 지금같은 민심이반을 더 방치하다가는 큰일이 날 수 있다. 재정지출 확대라는 영양제 주사와 같은 대증요법보다는 민간부문 투자를 늘리고, 소비 증가를 위한 근본처방에 진력해야 한다. 신산업 개발과 전통산업의 경쟁력을 높이는 투자에 진력해야 마땅하다. 그런데 복지에 과도한 국가재정이 투입되고 있다.

정부의 기치와는 달리, 우리 사회는 공정하지도 않고 해묵은 비리들이 연일 불거지고 있다. 사립유치원·사무장 요양병원 비리가 보여주듯 다들 편법으로 국가돈 빼먹기에 혈안이 돼 있다. 학교에서는 학부모 민원과 학생들 원성이 두려워 제대로 훈육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 한국 군대는 부모 민원과 장교들 보신주의 때문에 힘든 훈련을 기피하는 ‘당나라 군대’가 된 지 오래다. 높은 자리에 있는 갑들이 저지르는 갑질 폐단을 개선하는 것은 좋지만, 새로운 권력으로 부상한 ‘을질’도 만만찮다. 물론 이런 부조리와 부작용은 현 정부가 만든 새로운 현상은 아니다. 이전, 그 이전 정권부터 상존해 온 관행적 폐단이 대부분이다. 문제는 정권마다 폐단·악습·부조리를 끊겠다고, 잘못된 부문을 바로잡아 보겠다고 나섰지만 별로 개선된 게 없다는 사실이다. 언제 이런 비정상적 작태들이 정상화될지 의문이다.

국민으로서 국가 통치 방식에 만족하지 못하는 건 미국도 비슷한 모양이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을 지낸 경제원로 폴 볼커(91)는 지난 10월23일 뉴욕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미국의 금권정치를 걱정하면서 “워싱턴은 로비스트와 싱크탱크에 의해 장악됐다”고 비판했다. 그는 “정부에 대한 존경, 대법원에 대한 존경, 대통령에 대한 존경, 이 모든 것이 사라졌다. 심지어 연준에 대한 존경까지도. 이는 정말로 나쁘다”고 했다. 우리의 현실도 별반 다르지 않다. 우리 민족은 근면성과 뛰어난 재능으로 전 세계인의 부러움을 사 왔다. 타고난 민족성은 어떤 민족에도 뒤지지 않는다고 자부한다. 전쟁·IMF를 겪고도 빠른 시간 안에 재건한 놀라운 응집력에 세계가 놀라지 않았나. 음악계의 방탄소년단이 보여줬듯이 문화·예술·체육계에 손꼽히는 재능아들이 수두룩하다. 그런데도 국가의 앞날이 걱정된다는 사람이 적지 않다. 국가 경쟁력을 갉아먹는 이런 비정상적인 모습들을 새해에는 획기적으로 개선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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