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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이정태 경북대 정치외교학과 교수<상>]“北, 향후 지구촌 리드할 모델로 중국 꼽아…경제개방·성장방식 美아닌 中따라갈 듯”

2019-01-22
20190122
이정태 교수

중국 문제 전문가인 이정태 경북대 교수(정치외교학과)는 북한이 미국뿐만 아니라 중국으로부터도 체제를 유지하기 위해 핵을 포기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또 북한의 경제개방 및 성장 방식은 미국이 아닌 중국식 모델을 추구할 것으로 내다봤다.

▷얼마 전 베이징에서 제4차 북·중 정상회담이 있었다.

“공교롭게도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35세 생일에 제4차 중국방문이 이뤄졌다. 중국 정부는 최고의 예우를 했다. 정상회담 만찬 라운드테이블에는 총 17명이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정은 부부와 김여정을 포함한 북한대표가 최소 8인이 참석한 것으로 본다면 중국 측 참석인원은 시진핑 부부와 나머지 정치국 상무위원 6인 전원이 참석했을 가능성이 크다. 만찬이 4시간에 걸쳐 진행됐고 양국의 핵심권력이 총출동한 자리였다면 2010년 5월 김정일-후진타오 회담에 비견되는 의미를 가진다고 볼 수 있다. 다음 날 오찬 테이블에는 백주·황주·홍주를 채운 잔 세 개가 진열됐다. 이는 북·중이 영원한 혈맹임을 재확인하고 맹세하는 의미로 보면 된다.”

▷뭔가 중대한 논의가 있었다고 보는가.

“지난해 5월 다롄 북·중 2차정상회담에서 김정은이 ‘시진핑 신시대 중국특색 사회주의’를 학습하겠다고 이야기하고 학습조를 곧바로 중국에 파견한 바 있다. 이것은 북한의 성장모델로 미국(워싱턴 컨센서스)과 중국(베이징 컨센서스) 중 결국 중국모델을 따라가겠다고 결정한 것이다. 지난 2차 북·중 정상회담 후 북·미 정상회담과 남·북 평양회담을 한 전례를 보면 이번 4차 북·중 정상회담도 북·미회담을 위한 논의 자리다. 또 김정은이 중국 시진핑정부의 지도와 중국모델을 따르겠다는 의지를 표시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좀 더 부연설명이 필요할 것 같다.

“북한이 개방을 하면서 중국모델을 따르겠다는 것은 ‘향후 지구촌을 리드할 모델이 미국이 아니고 중국’이라는 것을 보여주려는 것이다. 궁극적으로 미·중 패권다툼에서 미국의 추락을 지켜보자는 것이다. 물론 북한이 미국을 직접 타깃으로 겨냥하는 것은 아니지만 미국과 중국의 경쟁관계를 지켜보는 세계에 중요한 시사점을 던지는 퍼포먼스다. 다시 말해 김정은이 시진핑의 중국으로 편향됨으로써 아시아 국가를 비롯해 중국의 일대일로(一帶一路) 상에 있는 많은 국가들이 중국을 선택하게 만드는 큰 그림이라고 보인다. 전략적인 측면에서도 김정은의 중국방문은 성공적이다. 당장 트럼프를 자극했다. 김영철의 미국방문이 이루어졌고 제2차 북·미 정상회담 개최 가능성을 높였다. 김정은의 중국방문 의도가 충족된 것이다. 트럼프의 입장에서도 국내정치의 미궁에서 벗어날 핑계거리를 찾았다고 보면 김정은의 중국방문은 ‘신의 한 수’인 셈이다.”

▷중국의 비핵화 입장은 무엇인가.

“중국이 처음부터 계속해서 주장한 것이 한반도 비핵화다. 한반도 비핵화 의미에는 미군 철수가 있다. 미군이 있는 곳에 핵이 있기 때문에 결국 한반도 전체 비핵화는 미군이 한반도와 동아시아에서 철수하라는 주문이다. 중국의 입장에서 미군의 한국 주둔은 동아시아 전략에서 가장 중요한 고려 사항이다. 왜냐하면 한반도에서 미군이 철수하게 되면 똑같은 수준에서 대만문제를 해결하기 쉬워진다. 미국과 대만 간 대만관계법(중국이 대만을 침공하거나 군사적 위협을 가하면 미군 자동개입 등)을 정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시진핑의 입장에서 대만문제 해결은 중국의 완전한 정합이라는 점에서 마오쩌둥을 뛰어넘을 수 있는 위대한 업적이 될 수 있다. 따라서 한반도 문제의 해결은 바로 중국문제의 해결과 연결되는 것이어서 한반도 비핵화를 핑계로 미군의 완전한 철수를 주장하고 있는 것이다.”

▷한반도 비핵화 가능한가.

“중국은 북한이 핵국가라고 공공연하게 이야기하고 있다. 그런데 더 흥미로운 것은 미국도 동아시아지역의 핵보유국으로 러시아·중국과 함께 북한을 포함시키고 있다는 점이다. 최근 주일미군의 발표자료에 따르면 북한이 최소 10여기 이상의 핵탄두를 보유하고 있다는 점을 적시한 바 있다. 미국을 위협하는 것이 북한의 핵탄두가 아니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이라고 공공연하게 이야기하는 것도 결국 북한 핵을 용인하고 가겠다는 암시다. 북한의 핵이 중국과 인접한 거리에 있다는 사실은 미국의 입장에서는 그다지 불편하지 않다. 동맹국의 안전보다 자국의 이익에 방점을 두는 트럼프정부의 경우는 더 그러할 것이다.”

박종문기자 kpjm@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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