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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성] 구상나무

2019-01-22

구상나무는 학명(Abies koreana)에서 보듯 우리나라가 원산이다. 원산지일 뿐만 아니라 우리나라에서만 자생하는 특산종이다. 고산지대인 지리산과 한라산, 덕유산 등지의 해발 500~2천m의 산정과 능선에 분포한다. 고산지대에만 분포하기 때문에 이름조차 낯선 이도 있을 것이다. 혹자는 구상나무가 상여를 만드는 데 쓰여서 한자로 널 구(柩)에 장사지낸다는 의미의 상(喪)자를 쓴다고도 하나 근거가 미약하다. 구상나무는 열매가 하늘을 보고 있다. 이를 근거로 동그란 열매를 뜻하는 구(毬)자와 위 상(上)자를 쓴다고도 하나 이는 어원이라기보다는 모양에다 이름을 꿰어 맞춘 것 같은 감이 든다. 그보다는 ‘쿠살낭’ 설이 유력하다. 구상나무는 프랑스인 포리에 의해 한라산에서 최초로 채집됐다. 포리로부터 구상나무 표본을 받은 식물분류학자 윌슨은 제주도에 찾아가 현장을 확인했다. 이때 제주도 사람들이 이 나무를 쿠살낭이라 부르는 것을 듣고 이름을 구상나무로 기록했다고 한다. 쿠살은 성게의, 낭은 나무의 제주 방언이다. 아마 제주도 사람들은 구상나무 잎과 열매에서 성게를 연상했을 게다.

지구온난화에 의한 산림 식생 변화는 오래전부터 예고돼 왔다. 온난화로 인한 환경 변화는 생물다양성을 크게 축소시킬 것으로 보이는데, 지구의 생명체 중 이동이 불가능한 식물이 가장 큰 영향을 받게 된다. 특히 구상나무처럼 지리적으로 분포가 극히 한정되어 있는 종(種)이 위태롭다.

수년간 지리산 세석평전의 구상나무에 대해 관찰과 연구를 진행하고 있는 경상대 문현식 교수(산림환경자원학과)에 따르면 근년들어 그곳의 구상나무 군락이 눈에 띄게 위축되고 있다. 지구온난화 등 환경요인에 의한 것으로 보이는데, 최근 특이한 현상을 발견했다. 쓰러진 어미 나무 밑에서 어린 나무가 자라는 것을 여러 건 발견한 것이다. 고목이 종자가 싹을 틔우고 나무로 자라나는 데 어떤 도움을 주는지는 확인은 되지 않았으나 복원의 실마리가 될 것으로 기대하는 분위기다.

수온 변화와 함께 사라졌던 명태가 돌아오고, 어획량이 급감했던 오징어도 풍어의 조짐을 보이는 요즘이다. 구상나무는 학명에 korea가 들어가는 몇 안되는 나무 중 하나다. 문 교수의 발견이 열매가 하늘을 향해 솟아나는 구상나무의 부활의 신호이길 바란다. 물론 온실가스를 줄이는 게 더 중요하다만. 이하수 중부지역본부 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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