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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美-美中 연쇄담판으로 판 커지나…동북아외교에 '빅뱅' 조짐

2019-02-06 00:00

베트남 다낭서 27∼28일 '북핵-무역전쟁' 동시조율 이벤트 주목
연쇄 양자회담 넘어 '남북미중 4자회담'으로 진전 가능성
시진핑 3∼4월 평양 방문 이어 6월 이전 서울 방문 관측도
김정은 서울 답방 탄력받을 가능성…"올 상반기 큰 판 짜일 것"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새해 국정연설에 쏠렸던 지구촌의 시선이 베트남의 휴양도시 다낭으로 급격히 이동하고 있다.


 글로벌 핵심현안인 북한 비핵화와 미·중 무역전쟁을 동시에 조율할 관련국들의'초대형' 연쇄 외교이벤트가 열릴 가능성이 대두되고 있어서다.


 트럼프 대통령은 5일(미국 동부시간) 새해 국정연설을 전후해 북미 2차 정상회담과 미중 정상회담 개최를 동시에 '예고'하고 나섰다.
 먼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핵(核)담판 2.0'를 모색할 북미 2차 정상회담의 경우 27일과 28일 베트남에서 개최한다는 사실을 확정적으로 발표했다.


 무역전쟁의 '종전'을 화두로 올릴 미중 정상회담 개최 예고는 국정연설에 앞서 주요 방송사 앵커들과의 오찬 자리에서 나왔다. 이 자리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구체적인 일정과 장소를 공개하지 않았으나,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이달 말 정상회담을 할 예정"이라며 3월1일 무역협상 시한 만료에 앞서 회담 개최를 공식화했다.


 외교가가 촉각을 곤두세우는 대목은 주(主)의제를 달리하는 두 정상회담의 '일정'과 '장소'가 같거나 연계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점이다. 이는 관련국인 북미중3자 또는 남북미중 4자의 공통 이해와 외교적 셈법에 따라 얼마든지 실현 가능한 시나리오라는 관측이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북미 2차 정상회담 일정과 개최 국가를 발표하면서 구체적 도시는 거명하지 않았지만 이미 워싱턴 외교가에서는 다낭 개최를 유력하게 보고있다. 미중 정상회담은 아직 얼개가 나오지 않았으나, 북미 2차 정상회담이 열리는 27∼28일에 맞춰 다낭 또는 중국 하이난에서 열릴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이와 관련, 홍콩 유력지인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6일 두 회담이 모두 27∼28일 다낭에서 열릴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이 보도대로 라면 두 정상회담이 같은 '시간표'에 같은 '무대'에서 열린다는 의미여서, 그 외교적 의미와 상징성이 매우 클 것으로 보인다.
 물론 보도의 사실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으나, 최근 한반도 문제를 둘러싼 이들 가들의 움직임을 감안할 때 충분히 개연성을 갖추고 있다는게 외교소식통들의 설명이다.


 이 같은 '연쇄적 정상외교' 세팅에 북미중 3국 정상의 이해가 어느 정도 맞아떨어지는 측면이 있다는 점에서다.


 먼저 트럼프 대통령의 입장에서는 북한 비핵화 문제를 풀어나가는데 있어 일종의 '후원자' 격으로 볼 수 있는 중국의 협력을 긴요하게 볼 가능성이 크다. 김 위원장이 2차 정상회담이 예고된 상황에서 베이징을 방문한 것도 결국 한반도 문제 해결에 있어 중국의 영향력이 그만큼 크다는 것을 방증하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트럼프 대통령으로서는 김 위원장과 담판을 통해 북한 비핵화 실행조치를 얻어낸 다음 이를 곧바로 시 주석과 공유함으로써 합의의 '구속력'과 이행의 효율성을 높이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볼 수 있다. 여기에는 무역전쟁과는 별개로북핵문제에 있어서는 서로 협력한다는 G2(주요 2개국) 차원의 컨센서스가 형성돼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와 관련,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12월 아르헨티나에서 시 주석과 정상회담을 한 뒤 대북 문제에 있어 "100% 협력"한다는데 합의했다고 밝힌 바 있다.


 김 위원장의 입장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으로부터 확실한 체제 안전보장과 제재 완화를 끌어내는데 있어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체제 구축의 '쌍궤병행'을 강조하고 있는 중국의 '뒷배' 효과를 얻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시 주석은 지난달 김 위원장과 4차 정상회담을 한 뒤 "조선측이 주장하는 원칙적인 문제들은 응당한 요구이며 조선 측의 합리적인 관심사항이 마땅히 해결돼야 한다"며 북한을 전폭 지지한다는 입장을 보였다.


 시 주석으로서는 중국 소외론을 딛고 이른바 '역할론'을 확실히 과시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고 볼 수 있다. 북미 사이에서 비핵화와 한반도 평화체제 문제를 놓고'중재'하는 모습을 보이는 것이 앞으로 중국의 외교적 운신에도 중요한 지렛대 역할을 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주목할 대목은 단순히 북미·미중 양자회담의 연속이 아니라 북미중, 나아가 남북미중과 같은 다자외교 형태로 판이 커질 가능성이다.


 현재 북미간에 논의되는 비핵화와 평화체제 논의는 한반도 문제의 핵심당사자인 남북미중 4자가 모두 참여해 공통된 합의를 도출한 것이 그 상징성과 이행의 효율성측면에서 중요하다는 게 국제 외교가의 오랜 지적이었다.


 따라서 우리 정부를 비롯한 북미중 당국자들이 '외교적 창의성'을 발휘하기에 따라서는 남북미중 4자회담이 충분히 열릴 수 있다는 게 외교소식통들의 설명이다. 베트남이 북미중 3국 모두와 우호적 관계를 형성하고 있고 경제적 협력의 파트너라는 점에서 '장소의 외교학'이 주는 이점도 크다는 풀이도 있다.
 만일 북미 2차정상회담과 미중 정상회담, 그리고 이와 연계된 정상회담에서 성공적 합의가 도출된다면 동북아 외교는 큰 틀의 새판짜기 국면에 돌입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당장 시 주석으로서는 역내 외교의 이니셔티브를 쥐고 침체된 일대일로 사업에 활력을 불어넣기 위해 '광폭행보'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는게 외교가의 관측이다.

 외교소식통들 사이에서는 3∼4월 김 위원장의 초청을 받아 평양을 방문하고, 오는 6월 오사카 G20(주요 20개국) 참석을 위해 일본으로 향하는 길에 서울을 방문할 가능성이 있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김 위원장으로서는 두차례 북미 정상회담을 통해 확보한 외교성과를 토대로 서울 답방을 조기에 추진할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한동안 연기됐던 러시아 방문도 다시 추진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한 외교소식통은 "올 상반기가 동북아외교의 큰 판이 짜이는 결정적 시기가 될 것"이라며 "다만 가장 중요한 것은 북미 정상간에 '빅딜'이 이뤄진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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