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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산책] 문화다양성

2019-02-20
[문화산책] 문화다양성
이현정<어울아트센터 공연기획담당>

얼마 전 한국문화예술위원회에서 발송한 공문에서 흥미로운 문구를 발견했다. 문화다양성 연수 참가 신청 서류였는데 서두의 짧은 글에 눈길이 갔다. ‘최근 한국사회를 돌아보면, 가슴이 답답해집니다. 미세먼지 때문이 아니라, 이보다 더 지독한 차별과 혐오 때문입니다. 서로의 다름을 인정하고 존중하는 일이 너무나 어려워 보입니다….’ 어릴 적 호환마마보다 무섭다는 불법 비디오 관련 캠페인은 봤지만 미세먼지보다 더 지독한 차별과 혐오 때문에 가슴이 답답해진다는 글을 보니 문화다양성이 뭐길래 이렇게 간절할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문화다양성이라는 말은 들어봤지만 다문화 정책에 국한된 내용으로 이해하고 있었다. 하지만 문화다양성은 우리 사회에 한 축으로 자리 잡은 이주민의 문화는 물론이고 세대와 지역, 성별과 성적 취향 등 보다 폭넓은 스펙트럼을 포괄하는 개념이라고 한다.

문화다양성에 대한 논의는 1995년 세계무역기구 출범 이후 다자간투자협정이 문화와 같은 비무역적인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는 인식에서 시작했다. 2001년 유네스코 총회에서 미국 주도의 세계화로 위협받고 있는 각 나라와 지역의 문화적 고유성과 다양성을 보호하고 증진하기 위해 문화다양성 선언을 채택했고 2002년 5월21일을 세계문화다양성의 날로 제정, 2005년 문화다양성 협약을 채택했다. 우리나라도 2010년 문화다양성 협약을 체결하고 2014년에 문화다양성 법을 제정, 매년 5월21일을 문화다양성의 날로 지정했다.

세대, 성별, 지역, 원주민과 이주민, 블루칼라와 화이트칼라, 이민자, 새터민, 종교 등 다름의 차이에 대한 이해 부족으로 야기되는 수많은 사회적 문제에 대한 뉴스가 연일 보도된다. 우리 지역의 경우 지역 내 외국인 수는 2016년 2만6천493명으로 2006년 대비 55% 증가했고 65세 이상 고령인구도 2016년 32만8천901명으로 2006년 대비 60% 증가하며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통계적 현실을 반영한 문화다양성 확산을 위한 실질적인 노력이 시도되고 있는지는 피부로 느껴지지 않는다.

비현실적 외모를 형상화하며 비판을 받기도 한 바비 인형의 경우도 시대적 변화에 맞추어 성 평등과 다양성을 포용하는 쪽으로 꾸준히 진화하고 있다. 올해는 휠체어를 탄 바비와 의족을 단 바비를 등장시키며 세상에는 다양한 유형의 사람이 있다는 것, 그들이 각자 다른 이유로 매력적일 수 있다는 것을 알려주고자 했다.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문화 다양성에 대한 인식은 필수다. 민·관·학 모두 힘을 합쳐 캠페인, 축제 개최, 실태조사, 네트워크 구축 등 문화다양성의 가치를 발굴하고 인식의 개선 및 가치 확산을 위한 다양한 노력이 필요한 때이다.이현정<어울아트센터 공연기획담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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