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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FC역사관에 애장품 냈는데 몇달째 구경도 못해”

2019-05-14

기부물품으로 기념관 채웠지만
기증자들조차 전시관 출입 불가
일부는 아직 ‘증서’도 받지못해
구단“인력부족…당장 오픈 힘들다”

“대구FC역사관에 애장품 냈는데 몇달째 구경도 못해”
대구FC 홈구장인 DGB대구은행파크 ‘클럽 역사관’에 시민들이 내놓은 기증품이 전시돼 있다.
<독자 제공>

“누구를 위한 구단 역사관인지 의심스럽습니다.” 대구에 사는 A씨(30)는 요즘 자신이 10년 넘도록 응원하던 대구FC를 보면 화부터 치밀어 오른다. 구단 측이 신축 구장으로 보금자리를 옮기면서 ‘클럽 역사관’을 마련한다기에 오랫동안 모아온 구단 관련 물품을 선뜻 기증했지만 역사관 출입조차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A씨는 “창단 첫 경기 입장권과 구단 창단 설명회 전단 등 소중히 간직해 온 물품을 기증했지만 3개월 넘도록 어떻게 전시되고 있는지도 모르고 있다”고 했다.

최근 대구시민 등 축구팬의 폭발적인 인기를 얻고 있는 대구FC가 클럽 역사관 운영을 놓고 팬들의 비판을 받고 있다. 시민으로부터 각종 물품을 기증 받아 역사관을 채웠지만 정작 기증자들은 이를 볼 수조차 없는 상황이다. 13일 대구FC 등에 따르면 구단 측은 신축구장인 ‘DGB대구은행파크’(대팍)가 개장하기 전인 지난 1월부터 SNS 계정 이벤트를 통해 구단 관련 물품 10여 종을 기증 받았다. 대구FC는 이들 기증 물품과 함께 조현우 선수의 월드컵 출전 당시 유니폼, FA컵 우승 트로피 등 20여 종을 대팍 역사관에 전시했다. 기증품 중에는 2003년 창단 당시 사용하던 구단 깃발을 비롯해 창단 첫 유니폼, 경기 입장권, 포스터 등 구단 역사를 한눈에 볼 수 있는 희귀품도 포함돼 있다.

문제는 기증자나 일반 시민은 역사관에 입장도 할 수 없다는 것. A씨는 “선수단 출입구와 역사관 출입구가 같아 경기 당일에는 관람할 수 없음을 이해한다. 하지만 평일에는 왜 아무도 못 들어가는 건지 이해가 안된다”면서 “리그, FA컵, 챔피언스리그 등 3개 대회를 동시에 참가하다 보니 구단 직원들이 바쁜 것도 이해하지만 팬들에 대한 서비스가 너무 부족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기증자 중 일부는 자신의 애장품을 내놓았음에도 ‘증서’조차 받지 못한 것으로 확인됐다. 대구FC 선수들이 과거에 착용하던 유니폼 등을 기증한 B씨(여·32)는 “3월부터 보내준다던 기증 증서를 아직까지 못 받고 있다”며 “소중히 여겨왔던 물품들인데 구단에 뺏겼다는 생각마저 들 지경”이라고 했다.

이에 대해 대구FC 측은 인력문제 등 현실적으로 당장 역사관을 열기는 어렵다는 입장이다. 구단 관계자는 “당초 해외 유명구단을 벤치마킹해 구장 투어프로그램에 전시관 관람을 포함시키는 계획을 세웠다”면서 “다만 현재는 인력부족 등의 문제로 구장 내 시설 관리가 어려워 투어프로그램 운영을 못 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른 시일 내에 프로그램을 운영해 기증자나 시민이 기증품을 관람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민경석기자 mean@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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