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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 칼럼] 나의 집을 위하여

2019-05-14
[CEO 칼럼] 나의 집을 위하여
정홍표 홍성건설 대표 기술사

몇십 년 전 한옥이 일반적이던 시절에는 살던 주택을 몇 년에 한 번씩은 증축이나 개축을 하였다. 건축주인 아버지는 근방에서 도목수와 기술자를 들이고 동네 주민들을 ‘놉하여’ 몇 달에 걸쳐 공사를 하였다. 경우에 따라 가족이 함께 집 짓는 일을 돕기도 하였다. 또한 같이 살던 삼촌이 출가할 때도 그리 큰 규모는 아니어도 함께 한옥 집을 지어 분가를 시켰었다. 그 시절에는 슬레이트집이든 기와집이든 도심지 양옥집이든지 간에 사는 사람의 취향이나 능력에 따라 직접 지어서 사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현대 사회에서는 특정인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자기의 집을 스스로의 선택에 따라 지어서 사는 경우가 별로 없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일률적으로 지은 아파트에 살기 때문이다. 물론, 집을 짓는 경우는 직접 살기 위한 주택이나 아파트 외에도 상업용 건물이나 병원, 공장 등 여러 경우가 있다. 일반인이 자기의 건물을 어떤 용도이든 직접 주관하여 지을 가능성은 크지 않지만, 우리들 마음속에 그러한 계획과 꿈은 그릴 수 있다고 생각한다. 산속이나 바닷가 별장, 도시 근교의 전원주택이 있고 언젠가 자본을 모아 투자용 상가를 지을 수 있으며, 하고 있는 사업이 번창하여 공장과 사옥을 새로 지을 수도 있다. 이러한 분들을 위하여 작은 조언을 해본다.

어떠한 용도의 건물이든지 그것을 짓기 위해서는 먼저 대지를 매입하여야 한다. 아마 대지의 매입이 좋은 건설의 50% 이상을 차지할 것이다. 전원주택이나 별장의 위치를 주변 경관만 보고 선택하였다가 접근성 결여로 애물단지로 전락하는 경우가 주변에 흔하다. 부동산 업체나 주변인의 권유로 투자용 상가를 지었다가 임대가 되지 않아 애를 먹는 경우도 건물보다는 대부분 대지의 위치 문제이다. 공장 역시 같은 공단 내에서도 대지의 상황에 따라 투입되는 공사비가 많은 차이가 날 수 있다. 이 밖에도 대지는 법적으로 허용하는 건축의 용도와 규정이 다르므로 매입하기 전에 반드시 충분한 검토와 전문가의 조언을 구해야 한다. 따라서 대지의 매입 계약 전에 전문가에게 의뢰하여 최소한 평면계획을 하여서 건축 용도나 사업성, 경제 능력 등을 검토하고 결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대지를 매입하고 나면 다음에 해야 되는 프로세스가 설계이다. 물론, 매입 전에 이미 기본적인 법규 검토를 위한 계획 설계는 해야 하지만, 건축사에 의뢰하여 본격적으로 설계를 진행하여야 한다. 좋은 건설을 위하여 설계의 역할은 30%라고 생각한다. 또한 좋은 설계를 위해서는 건축주 역시 많은 공부가 필요하다. 아무리 우수한 건축사라 하여도 건축주의 취향과 마음을 모두 읽을 수는 없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건축가 중에도 건축주와 취향과 성격이 비슷하고 지으려는 건축물에 대한 경험과 식견이 많은 건축사와 함께한다면 훨씬 효율적인 설계를 이끌어 낼 수 있다.

설계를 완료하여 건축을 하기 위해서는 시공사를 선정해야 한다. 시공사의 역할은 20% 정도로 생각되지만 공사 중에 분쟁이 생기거나 하자 보수 등의 문제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쉽게 결정할 일은 아니다. 공사 규모에 따라 몇 개의 건설사에서 견적을 받아야 하며, 견적서의 총금액만 비교할 것이 아니고 반드시 세부내역을 검토하고 빠진 것과 많은 것을 확인하고 최종 금액을 협상해야 한다. 또한 적정 금액의 업체가 선정되더라도 반드시 당해업체 본사와 시공실적 건물을 몇 군데 방문하여 평을 들어본 후에 계약을 진행할 것을 권하고 싶다.

집은 사람의 기본적인 생활의 요소인 의(衣), 식(食), 주(住) 중의 한 가지를 차지한다. 식사 때가 되면 기호에 따라 선택해서 먹고 옷도 자신의 취향이나 유행에 맞추어 입는다. 집은 그렇게까지 기호나 취향에 따라 지어 사는 것이 현실적으로 어렵다. 그렇지만 태어나서 평생에 한 번이라도 규모에 상관없이 자기의 집을 지어본다는 것은 멋진 일이다. 가난한 글솜씨로 언젠가 소설을 쓰는 꿈을 꾸고 있다. 모두가 나만의 행복한 집을 짓는 꿈을 꾸었으면 좋겠다. 그 꿈은 이루어진다고 믿을 때 이루어진다.
정홍표 홍성건설 대표 기술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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