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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남일보TV

[금주의 영화] 우리 지금 만나

2019-05-31

사랑·결혼·가족…일상 속 남과 북 이야기
北 소재에 더한 깜찍한 상상력, 그들과의 소통
통일 메시지 담은 세 개 스토리 옴니버스식 구성

[금주의 영화] 우리 지금 만나

‘우리 지금 만나’는 ‘통일’과 ‘이해’라는 주제에 귀여운 상상력을 더해 우리의 일상에 찾아올 변화를 조명한 옴니버스 영화다. 사랑, 갈등, 이해 등의 일상적 감정을 3편의 이야기에 고스란히 담았다. 제44회 서울독립영화제의 통일영화기획전을 통해 미리 관객들과 만남의 시간을 가졌고, 29일 정식 개봉했다.

김서윤 감독의 ‘기사선생’은 ‘남북 교류 협력의 상징과도 같았던 개성공단에서 사랑이 피어나면 어떨까’라는 발칙한 상상에서 시작된 작품이다. 개성공단으로 식자재를 배달하는 남한 기사 성민(배유람)은 태어나 처음 만난 북한 사람이 마냥 낯설다. “새로 오신 동무죠?”라며 인사를 건네는 북한 여성 숙희(윤혜리)에게 뚱한 표정으로 눈도 마주치지 않는 그다. 숙희는 그런 그가 마뜩잖다. 사실 그럴 마음이 전혀 없었던 성민은 숙희의 고장난 자전거를 고치면서 만회할 기회를 만든다. 늘 이어폰을 꽂고 있는 그의 음악이 궁금했던 숙희와 그런 그녀에게서 순수함을 발견한 성민은 차츰 경계를 풀고 서로에게 다가간다. 하지만 갑작스러운 개성공단 폐쇄 소식에 두 사람은 제대로 된 작별인사도 하지 못한 채 이별한다. 언젠가는 다시 만날 수 있으리란 희망을 품고 있을 두 사람의 순수한 사랑과 애틋함이 짧지만 강하게 전해진다.

강이관 감독의 ‘우리 잘 살 수 있을까’는 남북의 관계를, 결혼이라는 새로운 시작을 준비하는 남녀관계로 비유한 뮤직 댄스 무비로 풀어간다. 공무원 시험을 준비 중인 현채(최남미)와 타투이스트 재범(하휘동)은 결혼 한 달을 앞두고 다툼이 잦다. 더워 죽겠는데 현채는 춥다고만 하고, 파인애플 올라간 피자를 현채는 싫다고 짜증이다. 거듭되는 다툼에 “우리가 이래서 잘 살 수 있을까”라는 의문이 생기는 두 사람이다. 참신한 방식으로 남북문제를 풀어간 ‘우리 잘 살 수 있을까’는 “주제를 무겁게만 다루지 않고, 즐거운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는 강 감독의 의지가 반영된 작품이다. ‘뮤직 댄스 무비’라는 새로운 장르를 도입, 남북 관계를 남녀 관계로 치환해 통일이라는 것이 거대한 국가적 과제가 아닌 일상적인 모습으로 다가갈 수 있음을 보여준다. ‘대한민국 비보이계의 레전드’로 불리는 하휘동과 가수 청하의 춤 선생님으로 유명한 얼반 댄서 최남미가 호연을 펼쳤다.

“남과 북의 평범한 사람들이 만나게 되었을 때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에 초점을 맞추고 싶었다.” 부지영 감독의 ‘여보세요’는 북한에서 잘못 걸려온 한 통의 전화로부터 시작되는 일을 그렸다. 치매를 앓는 어머니 병원비 마련을 위해 급식소와 건물 청소 등을 하며 힘들게 살아가는 정은(이정은). 그에게 남한으로 건너간 아들을 찾아달라는 북한 여성(이상희)으로부터 낯선 전화가 걸려 온다. “지금 보이스 피싱 하시는 거죠?”라며 전화를 끊어 버리지만 이후에도 “끊지 말고 내 말을 들어달라”고 애원하는 그녀의 전화가 이어진다. 전지현과 송혜교. 이름도 얼굴도 모르지만 어느새 친해진 두 사람이 서로를 부르는 이름이다. 부지영 감독은 이번에도 그의 일관된 관심사인 가족, 여성, 관계라는 테두리 안에 ‘북한’ 소재와 소소한 위트를 더해 또 한 편의 섬세한 결과물을 내놓았다. 배우 이정은의 연기가 맛깔스럽다. (장르:드라마 등급:12세 관람가)

윤용섭기자 yys@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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