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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남일보TV

[화요진단] 김광석 길에 대한 해명

2019-07-30

방문객 급감 통계수치 불구
현장엔 여전히 인파로 북적
방문 집계 실제 맞더라도
다른 관광지로 뿌려주는
스프링클러 역할만으로 충분

[화요진단] 김광석 길에 대한 해명
백승운 사회부 특임기자 겸 한국스토리텔링연구원 팀장

최근 들어 김광석 길이 논란의 중심에 섰다. ‘방문객이 급감했다’는 통계수치 때문이다. 언론의 질타가 이어졌고, 방문객이 줄어든 원인이 ‘콘텐츠 부족’ 때문이라는 분석이 뒤를 이었다. 급기야 ‘김광석 길에 김광석이 없다’는 말이 떠돌기 시작했다.

중구청 집계를 인용한 언론 보도에 따르면 올해 5월 말까지 김광석 길을 방문한 관광객은 59만3천227명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82만9천509명) 대비 23만6천282명이 급감했다. 보도 이후 최근 필자가 중구청에 다시 확인했을 땐 더 심각했다. 6월 말까지 69만7천859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106만745명) 대비 36만2천886명이나 줄어들어 있었다. 방문객 집계만 봐서는 충격적이다.

하지만 김광석 길을 자주 찾는 필자가 느끼는 현장은 사뭇 달라 보인다. 방문객이 20만~30만명 이상 급감했다면 현장에서는 눈에 띄게 드러나기 마련이다. 하지만 예전과 크게 달라보이지 않는다. 여전히 김광석을 추억하는 이들로 길은 북적이고 서울, 경기, 부산, 제주 등지에서 찾아 온 이들로 가득하다. 그들은 길을 따라 아주 천천히 걷고 서성이다 다시 오기를 반복한다. 김광석 길에 상주하는 문화관광해설사들도 대부분 같은 생각이다. ‘더 늘어났으면 늘었지 줄어들었다고 느껴지지 않는다’고 한다.

그럼 방문객 급감의 원인은 무엇 때문일까. 단순한 해프닝일 수 있다. 김광석 길에는 방문객 수를 카운팅하는 ‘피플카운터’가 두 곳에 설치되어 있다. 공연장 입구와 중간지점에 설치된 피플카운터는 방문객 수치를 자동으로 체크한다. 중구청은 이를 바탕으로 매월 집계를 한다. 최근 언론에서 보도한 집계도 피플카운터가 카운팅한 수치다.

섣부른 판단일 수 있지만 피플카운터 오작동에 의심이 간다. 중구청에 따르면 실제 연초에 피플카운터가 고장나 방문객이 카운팅되지 않은 적이 있다고 한다. 중구청은 최근 논란 이후에도 이를 의심하고 관리업체에 문의했지만 업체에서는 ‘오작동이 없다’고 답했다고 한다. 업체를 믿을 수밖에 없다. 그렇더라도 전문가들의 힘을 빌려 다시 한 번 점검할 필요가 있다. 20만~30만명 이상 급감했다는 현장은 여전히 찾는 이들로 북적이기 때문이다.

피플카운터 오작동이 아니더라도 심각하게 걱정할 필요는 없다고 본다. 김광석 길은 관광지로서의 가치도 있지만 다른 기능을 충분히 하고 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대구 관광의 ‘스프링클러’ 역할을 하고 있다.

김광석 길을 찾은 외지 방문객은 또 다른 대구의 관광지를 찾기 마련이다. 지난해 12월 대구 중구청이 발표한 ‘김광석 길 중장기 발전방안 연구용역 보고서’에 따르면 김광석 길 방문 전후 관광객들은 근대골목, 동성로, 달성공원, 수성못, 화원유원지, 팔공산, 서문시장 등에 들른다고 한다. 이만하면 김광석 길은 관광객들을 다른 명소로 뿌려주는 스프링클러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고 손을 놓고 안주하자는 이야기는 아니다. 이번을 계기로 다시 한 번 개선방안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 방문객 급감을 실제 맞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콘텐츠 보강도 일부 필요해 보인다. 하지만 김광석 길 자체에 새로운 콘텐츠 보강은 개인적으로 반대한다. 현재의 벽화와 음악, 공연장 등으로도 충분하다. 어설픈 콘텐츠가 더해져서 정체성이 모호해지기보다는 선택과 집중이 필요하다. 대신 김광석 길 세로 방향에 있는 12개의 작은 골목을 살려 연계 콘텐츠로 운영하는 방안을 찾을 필요가 있다. 12개 골목 연계방안은 ‘김광석 길 중장기 발전방안 연구용역 보고서’에서 심도 있게 다뤘던 문제이기도 하다.

김광석 길은 방문객 통계수치로 재단하는 공간이 아니다. 중년에게는 위로의 대상이고, 21세기를 살아가는 젊은이들이 20세기에 떠난 김광석을 뚜렷하게 기억하고 추억하는 곳이다. 세대를 아우르는 공감코드가 어우러진 곳, 김광석 길은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매력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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