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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상과 책상사이] 학습의 생산성과 휴식

2019-09-23
[밥상과 책상사이] 학습의 생산성과 휴식

“선생님, 제 머리가 갑자가 나빠지면서 굳어버린 것 같습니다. 여러 번 반복해도 외우기가 어렵고, 계산도 자꾸 틀립니다. 어떤 때는 아무것도 떠오르지 않습니다. 전에는 국어나 영어 문장을 읽으면 바로 내용을 파악할 수 있었는데 지금은 여러 번 읽어도 무슨 말인지 잘 모르겠습니다. 이미 알고 있는 것도 바로 기억나지 않습니다. 좀 도와주세요.” 고3 수험생이 상담을 요청했다. 함께 온 어머니는 갑자기 왜 이렇게 되었는지 모르겠다며 답답해했다. 자신감을 상실한 어떤 계기가 있었을 것이기 때문에 최근에 겪은 일들을 같이 짚어 보았다. 학생은 수학을 잘한다고 했다. 지난번 9월모평 때 몇 문제는 계산 실수를 했고, 주관식 두 문제는 충분히 풀 수 있는데도 틀려 평소 1등급 나오던 수학이 3등급으로 떨어졌다는 것이다. 그 일이 있고 나서 문제를 풀면 늘 계산이 틀리고 매사에 자신감을 잃게 되었다고 했다.

뇌신경 전문의 쓰키야마 다카시는 친한 친구의 이름이나 가족의 전화번호, 조금 전의 일도 기억나지 않거나 아이디어가 잘 떠오르지 않는 등 갑자기 뇌가 얼어붙는 것과 같은 증상을 ‘브레인 프리즈(brain freeze)’라고 말한다. 이 증상은 남녀노소에 관계없이 누구나 경험할 수 있다. 이런 뇌 기능 저하는 나이에 비례하지 않는다고 말한다. 시험 결과를 두려워하여 너무 긴장하거나 몸이 지친 상태에서 이런 증상이 간혹 나타난다. 쓰키야마 다카시는 그의 저서 ‘당신의 뇌 얼어붙고 있다’에서 한 분야만 계속 집중하는 사람과 인터넷 의존도가 높은 젊은이들에게 이런 증상이 나타날 확률이 높다고 말한다. 하루 종일 교과서와 문제집만 보다가 시간이 나면 인터넷 강의를 듣고 자기 전에는 컴퓨터와 휴대전화에 몰두하는 학생에게 브레인 프리즈 증상이 나타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지적한다.

우리의 뇌는 몸을 움직일 때 가장 활성화된다. 두뇌의 활력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규칙적으로 운동을 해야 한다. 자연의 아름다운 풍경에 잠겨보고 책을 읽고 음악을 들으며 깊은 감동과 도취, 성취감을 경험할 때 뇌는 젊어지고 상상력이 풍부해진다. 뇌가 느끼는 최고의 쾌락은 성취감이라고 말한다. 계획한 만큼 공부를 했다고 생각하면 가슴이 뿌듯하고 힘이 나며 피로를 잊게 된다. 계속 같은 행위만 반복하면 스트레스가 쌓이고 학업의 생산성이 떨어지게 되며 결국은 뇌가 얼어붙는 상태에 빠지기도 한다는 것이다.

학생에게 주중에는 반드시 6시간 이상 자고, 깨어 있는 시간에는 집중력을 발휘하여 시간을 효율적으로 활용하라고 조언했다. 주말 한나절은 밖으로 나가 한두 시간 정도 운동을 하고 산책도 해야 머리가 맑아진다. 좋아하는 책을 읽거나 음악을 들으며 휴식을 취하면서 몸과 마음이 가벼워지도록 노력해야 한다. 하늘이 높고 깊고 푸른 가을이다. 가족과 함께 산길이나 들길을 걸으며 몸과 마음을 상쾌하게 해 보자. 자신의 몸과 내면의 소리에 귀 기울이며 지치지 않도록 스스로를 잘 관리하는 것도 경쟁력이며 능력이라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윤일현 <지성교육문화센터이사장·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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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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