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홍표 홍성건설 대표 기술사

사람은 태어나면서부터 인간 관계가 맺어진다. 처음에는 부모와 자식, 나아가 형제가 생기며 가족이 형성되고, 성장하면서 동네 주변과 유치원, 학교를 통한 만남이 생기게 된다. 혈연과 지연, 학연의 시작이다. 그러다가 학교를 졸업하고 사회 생활을 시작하면서부터 본격적인 사람 관계가 이루어진다. 특히 앞의 혈연, 지연, 학연이 자연적으로 생겨나는 관계라면 사회 생활에서 이루어지는 만남은 자연적인 것보다 각자의 선택적인 요소가 많이 작용된다. 그러한 인연과 만남이 인맥의 시작이다.

직장생활 19년 동안 어울린 사람들을 기억해보면 거의 회사 동료였으며 하는 일과 연관된 만남이었다. 따라서 늘 서로 간의 이야기와 행동은 어느 한계 속에 있었다. 즉, 건설이라는 울타리를 벗어나지 못한 인맥이었다. 사업을 시작하고 약 12년 동안 만난 사람의 수는 아마 직장의 19년보다 열 배는 넘을 것이다. 또한 그들의 직업은 건설만이 아닌 다양한 분야이며 처음 인연의 시작도 여러 경로였다. 고객으로 만난 경우가 제일 많고 모임이나 동창회에서 만나 서로 가까워지기도 했으며, 사업상 필요에 따라 소개를 받는 경우도 있었다. 그들과 함께 하면서 이제는 꽤 많은 이들과 서로 도타운 인맥이 되었다고 자평한다.

평소 생각하고 있는 인맥의 구성 요건을 단계별로 정리해 본다. 첫째, 그 사람이 나를 알아야 한다. 내가 어떤 사람을 아무리 잘 알아도 상대가 나를 기억하지 못하면 나와는 아무런 인연도 연결되지 않았다고 봐야 한다. 다시 말해 좋은 사람을 만났을 때 내가 그를 기억하기보다 그가 나를 잊지 않도록 해야만 인맥이 시작될 수 있다. 둘째 단계, 상대가 나를 좋아하도록 해야 한다. 비록 나를 기억하게 만들었다고 해도 좋아하지 않는다면 차 한잔 이상의 자리가 쉽지 않다. 서로간의 인연이 이루어져 어떠한 호감이나 매력이 있든지 그 사람이 나를 좋아한다면 인맥의 70% 정도가 이루어지지 않았나 생각한다. 셋째 단계, 그 사람이 나를 신뢰해야 한다. 나의 인간 됨됨이를 믿고 나의 미래를 확신해야 한다. 경우에 따라 믿음이 부족하더라도 좋아하고 함께 놀 수는 있겠지만 사업을 같이 하지는 않을 것이다. 일을 같이 할 만한 믿음을 주지 못하였다면 그 사람은 아직 제대로 된 인맥이 아니라고 생각해야 한다. 여기까지 나아가기도 쉽지 않겠지만, 마지막으로 상대가 나를 강한 사람으로 인식하면 인맥의 완성이 될 것이다. 사람은 누구나 강한 쪽에 기대며 함께 하고 싶어 한다. 나를 좋아하고 믿는 것을 넘어서 강한 능력자로 인정한다면 그는 결코 나에게 떨어지지 않는 인맥이 된다. 물론, 강해지는 것은 쉽지도 않고 정확하게 평가하기도 어렵다.

이 모든 것이 맞다면 여기에 따른 방법론은 무엇일까. 역지사지(易地思之)가 답이라고 생각한다. 마음에 들고 호감이 가는 사람이라고 생각하면 기억하고 인연을 만드는 적극성이 필요하다. 내가 호감이 있으면 상대도 그러할 확률이 많다. 또한 내가 먼저 그를 믿으면 그 사람이 나를 믿어 온다고 확신한다. 나의 알량한 주변머리를 믿고 그를 좌지우지하려고 한다면 그도 충분히 그럴 역량이 있다. 상대는 늘 나보다는 고수일 확률이 높기 때문이다. 강한 사람이 되거나 찾는 방법은 아직 잘 모르겠다. 스스로 부족하며 강하지 못하기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주변에 둘러보면 “아, 이 사람은 생각의 내공이 참 깊구나”라고 생각드는 사람이 제법 있다. 그런 사람이 강한 사람이 아닐까 생각한다.

인맥은 나의 인생에 많은 영향을 미친다. 그것은 서로 간 도움의 영향보다 인맥의 형성과정이 나의 수련과정이기 때문이다. 대단히 멋지고 능력있는 사람을 만나도 나의 인품이 따르지 못하면 그와 함께 하기 어렵다. 또한, 아름다운 인맥은 사업면에서보다 오히려 일상의 행복에서 더욱 필요하다고 생각된다. 내가 큰 성취를 해도 함께 기뻐해줄 동반자가 없다면 얼마나 아픈 일인가. 인맥은 바른 동반자들의 관계이다. 인맥은 내 인생의 현재 위치이며 행복 능력이다.정홍표 홍성건설 대표 기술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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