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은희·유의동 공동단장 간담회
“한국당 형태로 통합은 안돼
劉의원도 안된다는 것 알아”
변혁내 보수통합 반감 많아

바른미래당 비당권파 유의동(오른쪽), 권은희 ‘변화와 혁신을 위한 비상행동’(변혁) 신당기획단 공동단장이 10일 서울 여의도의 한 식당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창당 관련 내용을 설명하고 있다. 연합뉴스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와 바른미래당 내 ‘변화와 혁신을 위한 비상행동’(변혁)을 이끄는 유승민 대표(대구 동구을)가 추진하는 보수통합 움직임에 새로운 변수가 생겼다. 변혁 내에서 신당 창당 임무를 맡은 인사들이 ‘헤쳐모여식’ 보수통합을 주장하고 나섰다. 이는 한국당도 간판을 내리고 ‘제3지대 신당’에서 통합하자는 의미로 해석돼 한국당의 대응이 주목된다.

변혁 신당추진기획단 공동단장인 유의동·권은희 의원은 10일 국회 근처에서 기자들과 간담회를 갖고 “유승민 대표는 개혁보수의 길을 지향점으로 삼아 뚜벅뚜벅 가고 있다”며 “한국당과의 통합은 없다”는 내용의 입장문을 발표했다.

이들은 “유 대표의 개혁보수의 길에 보수를 재건하는 노력은 향후 신당을 중심으로 이뤄지게 될 것”이라며 “안철수 전 대표의 ‘제3지대의 길’ ‘합리적 중도를 위한 길’ 역시 향후 신당을 중심으로 이뤄지게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변혁은 향후 진로와 관련해 ‘보수통합’과 ‘신당창당’이라는 ‘투트랙’으로 모색해왔는데, 이들의 발언은 한국당이 현재의 간판을 내리지 않으면 통합할 수 없다는 보수통합의 조건을 재확인한 것으로 보인다. 앞서 유 대표는 보수통합을 위한 3대 원칙으로 △탄핵의 강을 건너자 △개혁보수로 나아가자 △낡은 집을 허물고 새집을 짓자 등을 제시한 바 있다. 두 의원은 낡은 집을 허물고 ‘제3지대’에서 새집을 지어 보수통합을 이루자고 주장한 셈이다.

‘안철수계’인 권 의원은 간담회에서 “지금의 한국당 형태로 통합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는 점에 대해서는 (변혁내) 의원들이 모두 동의하고 있다”며 “유승민 의원도 화법의 차이일 뿐 안된다는 것은 알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유의동 의원은 “오늘 기획단장으로 저희 둘이 이 자리에 선 것은 신당 창당의 지향을 말씀드리기 위한 것”이라며 “향후 모든 논의를 신당 중심으로 펼쳐나간다는 점을 말씀드린다”고 신당 창당에 무게를 뒀다.

이와 달리, 한국당에선 원유철 의원을 당내 보수통합 추진 기구인 ‘통합추진단’(가칭)의 단장으로 내정했다. 원 의원과 대화에 나설 변혁 측 창구는 정병국 의원이 맡을 것으로 알려졌다. 둘다 수도권 5선으로, 황교안 대표의 지난 6일 보수통합 공론화 선언 이전에 이뤄진 ‘물밑대화’의 당사자들로 알려졌다.

원 의원은 이날 언론 인터뷰에서 “정병국 의원과 보수통합의 방향·방식을 놓고 한 달 반 전부터 얘기했다”고 밝혔다. 또 정 의원은 “보수진영이 분열된 구도로는 어렵다는 취지에서 원 의원과 만나왔다”고 말했다.

하지만, 변혁 측에서 ‘안철수계’를 포함한 상당수 의원들이 ‘제3지대 신당’을 보수통합 조건으로 강조함에 따라 통합 움직임은 점점 ‘산으로 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권혁식기자 kwonhs@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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