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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상머리의 작은 기적] 인성교육 - 꿈은 인생의 내비게이션

2019-11-11

“진정한 꿈 찾기 위해선 세상 향해 눈·귀 활짝 열어야”
꿈 찾지 못했어도 조급해 할 필요 없어
부모님과 여행하며 다양한 경험 쌓고
열린 마음으로 사람들과 어울려 대화
부족한 경험은 책 읽으며 채워나가야

20191111
일러스트=최소영기자 thdud752@yeongnam.com

“저도 답답해요. 제 꿈이 무엇인지 도대체 모르겠어요.”

“꿈도 없는 아이라고 남들이 한심하게 생각할까봐 그냥 제 꿈은 선생님이라고 말하곤 해요.”

“저도 진정으로 제가 원하는 꿈을 갖고 싶다고요.”

이 글을 읽고, “이건 내가 하고 싶은 말인데”라는 생각이 드는 학생들이 있을 것입니다. 난 이런 고민에 빠진 여러분에게 조급해 하지 말라는 조언을 하고 싶습니다. 진정한 꿈은 어느 날 갑자기 감기처럼 찾아올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 최초의 여성 비행사이자 독립운동가인 권기옥이 비행사의 꿈을 갖게 된 것처럼 말입니다. 1917년 권기옥은 미국의 비행사 아트 스미스의 멋진 곡예비행을 보고 비행사가 되겠다는 결심을 합니다. 그 날 스미스의 곡예비행을 구경한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냥 재미난 구경으로만 여기고 그 장면을 그들의 기억 속에 묻어버렸으나, 권기옥은 달랐습니다. 하루가 지나고 일주일이 지나고 한 달이 지나도 스미스의 비행 장면이 마음속에서 사라지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날이 갈수록 더 생생해지는 것이었습니다. 다른 사람들에게는 그 비행 장면이 그냥 신기하고 재미있는 구경거리에 불과하였으나 권기옥에게는 평생의 꿈으로 다가온 것입니다.

“그럼 꿈이 찾아올 때까지 무작정 기다리면 되는 건가요”라는 질문을 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꿈이 나를 찾아올 때까지 무기력하게 그냥 기다리는 것은 바람직하다고는 볼 수 없습니다. 진정한 꿈을 찾기 위해 가져야 할 삶의 태도는 분명히 있습니다.

진정한 꿈을 찾기 위해서는 먼저 열린 가슴으로 세상을 민감하게 받아들이는 태도를 가져야 합니다. 우리 주변에는 아무리 좋은 것을 보여 주어도 보지 않으려고 하고, 아무리 좋은 말을 해 주어도 듣지 않으려고 하는 답답한 사람이 있습니다. 특히 학생 시절부터 세상을 받아들이지 않겠다는 이러한 태도는 매우 위험하고 발전을 기대하기 어렵습니다.

보이는 대로 믿는 어리숙한 사람이라고 남들이 얕보더라도, 남의 말을 너무 쉽게 믿는 팔랑귀라고 남들이 흉보더라도 어린 시절에는 세상을 받아들이지 않는 사람보다 세상을 받아들이는 사람이 훨씬 더 발전 가능성이 높고 여러분의 꿈을 발견할 가능성도 높습니다.

특히 부모님이나 선생님께서 보여 주고자 하는 것과 들려주고자 하는 것에 마음을 닫아서는 안 됩니다. 나중에 그것이 별로 유쾌하지 않은 기억이 될지라도 그것은 여러분의 성장에 도움을 주기 위한 좋은 의도에서 해주시는 것이 분명하기 때문입니다.

눈과 귀를 활짝 열고 세상을 가슴으로 받아들이지 못한다면 꿈이 나를 찾아오더라도 모르고 그냥 지나칠 수 있습니다. 다양한 사람들, 신기한 자연현상들, 여러 사회현상들에 관심을 갖고 그들의 모습 그대로를 보려고 노력해야 합니다. 그것이 내 안에 들어와서 하루가 지나고, 열흘이 지나고, 한 달이 지나도 나가지 않고 내 가슴을 두근거리게 할 때 그것은 여러분이 찾는 꿈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기쁜 마음으로 맞이하면 될 것입니다.

진정한 꿈을 찾기 위해서 두 번째 노력해야 할 점은 다양한 경험을 하는 것입니다. 다양한 경험은 우리의 시야를 넓혀 줍니다. 경험이 부족한 사람이 볼 때 세상은 도화지만 한 크기로 보인다면 많은 경험을 쌓은 사람이 보는 세상은 학교 운동장만큼 넓을 수 있습니다. 좁은 세상에서 내 꿈을 만날 확률보다는 넓은 세상에서 내 꿈을 만날 확률이 훨씬 높을 것입니다.

부모님과 함께 이곳저곳을 다니면서 다양하게 직접경험을 해 보기 바랍니다. 학년이 올라갈수록 부모님과 함께 여행하거나 나들이하는 것을 싫어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러나 나에게 가장 잘 맞는 신발을 사는 가장 좋은 방법은 직접 가서 신어보고 사는 것임을 알아야 할 것입니다. 여러 사람을 만나 그들과 대화하는 것을 두려워하지 말고 즐기기를 바랍니다. 특별한 경험을 갖고 있는 사람은 나에게 가장 특별한 책일 수 있고, 그 사람을 만나 자유롭게 대화할 수 있는 곳은 가장 좋은 도서관일 수 있습니다. 그리고 책을 가까이하기 바랍니다. 우리가 세상을 직접 경험하는 것은 한계가 있습니다. 특히 학생의 신분으로 세상을 다양하게 경험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닙니다. 그래서 그 부족한 경험을 책을 통한 간접경험으로 채워주어야 합니다.

꿈은 인생이라는 긴 여정에서 내비게이션 역할을 해 줍니다. 꿈은 현재의 내 위치를 알게 해 주고 목적지까지 가는 길을 안내해 줍니다. 꿈만 있으면 한 번도 가보지 않은 낯선 곳을 가더라도 걱정할 필요가 없습니다. 진정한 꿈이 있으면 바늘구멍만 한 틈만 있어도 희망을 샘물을 퍼 올릴 수 있습니다. 조급해 하지 않고 푸근한 마음으로 나의 꿈을 만날 준비를 하기 바랍니다. 세상을 향해 눈과 귀를 활짝 열고.

김장수<대구진천초등 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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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소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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