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동구 한 주택가 골목에 설치된 '양심등불'. 김점순 시민기자
"앗! 쓰레기 버리면 안 되죠!" 보라색 하트에 붉은색의 선명한 글씨가 지나가는 이들의 시선을 단번에 사로잡는다.
대구 동구의 한 주택가 골목, 평소 쓰레기 무단 투기로 몸살을 앓던 후미진 곳에 '양심등불'이 설치됐다.
대구 동구청은 쓰레기 상습투기지역에 조명을 설치해 시민들의 자발적인 환경 정화 의식을 일깨우고 있다. 밝은 조명이 주는 심리적 압박감과 지켜보고 있다는 메시지가 자발적인 행동 변화를 유도한다. 2018년 쓰레기 무단 투기 상습 구역으로 민원이 많이 발생하는 곳을 우선 선정해 8군데 설치했다.
기둥은 사람의 시선보다 약간 높아 쓰레기를 버리려는 사람에게 경각심을 주면서도 눈부심은 최소화했다. 밝은 전등을 큰 전등형 구조물이 감싸고 있는 모양이다. 전등 아래 작은 하트에 적힌 "앗! 쓰레기 버리면 안 되죠!"라는 문구는 쓰레기를 슬쩍 버리고 가려던 사람이 스스로를 되돌아보게 한다. 밝은 조명이 비추니 슬쩍 버리고 가던 사람도 환한 불빛이 양심을 비추는 것 같아 스스로를 돌아보게 된다. 깨끗해진 환경을 보고 투기를 자제하게 된다.
"이 정도는 괜찮겠지"와 같은 이런 작은 방심이 머물던 자리는 환한 불빛 덕분에 쾌적한 환경으로 변했다. 권진숙(61·대구 동구)씨는 "양심 등불은 단순한 조명이 아니라 우리 마을을 아끼는 시민의식의 상징"이라며 엄지를 치켜세운다.
뒷골목에 쓰레기를 몰래 버리는 비양심적인 행위는 어느 지역이나 발생한다. 무단 투기를 하지 말자는 안내문을 붙이고 과태료를 물리겠다는 경고문도 붙인다. 특별단속지역, 감시카메라가 녹화 중이라는 엄포도 놓았지만 이를 비웃기라도 하듯 소용이 없다.
양심등불은 조명이 비치는 곳에 쓰레기를 버리기 껄끄러운 심리를 이용해 무단 투기를 자연스럽게 억제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조도가 낮은 골목길을 밝혀 인근 주민들의 보행 안전을 확보하고 범죄 예방에도 도움이 된다. 상습투기지역 주민들의 불만이 줄어들고 골목길 치안까지 동시에 확보되는 일석이조의 성과를 거두고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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