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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남일보TV

[자유성] 수능한파

2019-11-14

올해는 여러 차례의 태풍에도 불구하고 단풍이 늦게까지 자태를 뽐내 주요 명소마다 행락객들이 북적였다. 지난 주말에는 수도권으로 귀가하는 차량들이 밀려 평소 2시간이 채 걸리지 않던 곳이 5시간 가까이 소요되는 등 교통체증이 엄청날 정도로 나들이 차량이 많았다. 이번 가을은 평년보다 길고 기온도 따뜻해 단풍이 근래 보기 드물게 고왔고 요즘이 시제(時祭) 철이어서 성묘를 다녀온 차량들도 가세해 도로가 복잡했다.

이렇게 좋던 날씨가 수능을 앞두고 올 들어 처음으로 영하권으로 떨어질 것이라는 예보다. 소위 수능한파가 올해도 찾아온 것이다. 수능한파는 유독 수능 당일이나 전날부터 갑자기 추워지는 현상이다. 심한 경우 ‘수능날의 저주’나 ‘수능날의 징크스’로 꼽히기도 한다. 여기에 수능에 대한 걱정 등이 더해져 이날 날씨가 더 춥게 느껴진다는 분석도 있다. 좀 황당하지만 여러 가지 사유로 수능에 응시하지 못한 학생들의 원혼 때문에 춥다는 설도 있을 만큼 수능 한파는 으레 겪는 통과의례처럼 됐다.

하지만 실제 수능 당일 매년 한파주의보가 내리거나 특별히 추웠던 것만은 아니다. 2010년 이후 수능일 기상을 분석한 결과 포근한 날씨를 보인 것이 절반 이상이었다. 수능 한파는 매년 찾아오는 것이 아니라는 소리다. 단지 갑자기 수능을 앞두고 기온이 내려간 몇몇 사례가 마치 매년 되풀이되는 것처럼 인식됐기 때문이다.

기상청은 최근 수능을 앞두고 홈페이지와 예보 사이트 ‘날씨누리’에 수능 시험장 기상정보 코너를 신설해 학생과 학부모들의 날씨에 대한 관심을 반영했다. 학교 이름을 입력하면 동네예보를 통해 날씨 예보사항을 알려주고 있다. 예전 이야기를 하는 것이 큰 의미는 없지만 시골 학생들은 자기 학교가 아닌 타 도시로 새벽에 이동해 시험을 치렀다. 지금은 웬만한 중소도시 학생들도 자기 학교나 같은 지역 내 학교에서 수능을 치러 고사장까지의 이동이나 낯선 곳에 대한 부담은 거의 사라졌다.

수능 당일 많은 학부모와 후배, 지역민들이 고사장 앞에서 따뜻한 차와 열렬한 응원으로 수능 대박을 기원하는 풍속은 이제 당연한 풍경이 됐다. 이들의 응원에 힘입어서라도 수험생들이 실수하지 않고 자신의 실력을 충분히 발휘하기를 기대한다.

남정현 중부지역본부 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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