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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정이 넘치고 따뜻한 공동체 만들어요

2019-11-29
[기고] 정이 넘치고 따뜻한 공동체 만들어요

지역의 주민들과 만나다 보면 여러 가지 제언·민원·항의도 받지만 하소연도 많이 듣는다. 그중에는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난감한 일들이 더러 있다. 층간 소음·주택가 골목 및 아파트내 주차·아파트 건물내 흡연·쓰레기 배출문제 등이다.

이 문제들의 해결을 위해 여러 대책이 나오고 있지만 당사자 간 양보 없이는 해결되기 힘들다. 누군가의 개입보다는 자체적 협의를 통해 해결할 수 있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자체적으로 해결이 되지 않아 경찰의 개입을 요구하거나 시시비비를 가리고자 하여 서로 원수같이 으르렁대는 일을 심심치 않게 접하게 된다.

양보없는 사회의 민낯을 보여주는 한 예가 요즘 텔레비전에서 방영하고 있는 차량용 블랙박스를 교통사고 전문가가 해설해주는 프로그램이다. 며칠 전 우연히 보게 된 화면에서는 난폭운전이 보복운전으로 추격전을 벌이는가 하면 신호대기 중에 내려 서로 주먹다짐을 하거나 상대 차량 운전자를 폭행하고 물건을 던지면서 가슴 철렁한 대형사고가 날 뻔한 장면들이다.

누구나 운전 중에 겪을 수 있는 장면들을 여과 없이 보여주어 매우 염려스러웠다. 무엇보다 이 프로그램은 누구나 손쉽게 유튜브 채널에서도 접할 수 있는데, 어린이나 청소년들이 보면 어쩌나 하는 걱정과 세계인들이 그런 장면들을 보며 어떤 생각을 할까 부끄러운 마음도 들었다.

얼마 전 우리나라가 국제통상차원에서 선진국 인정을 받느냐마느냐 하는 문제로 토론을 하기도 했는데 저런 장면들을 보면서 경제적으로 많은 발전을 한 것은 분명한 대한민국이지만 과연 우리나라가 선진국의 일원으로 당당하게 인정받을 만한 나라인가 물어본다면 선뜻 답변하지 못할 것 같다.

통계상으로 우리나라가 많은 지표에서 앞서가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경제적인 면에서 우리나라의 면적·인구·부존자원 등 여러 한계를 극복하고 짧은 시간에 엄청난 발전을 이룩한 것은 나라 안팎의 사람들이 인정하는 바다.

그러한 발전을 바탕으로 사회적·문화적·정치적으로도 큰 성과를 이루어왔다. 그러나 현재 우리나라에서 일어나고 있는 천륜을 저버리는 일, 이웃어른에게 욕하고 사제간의 도의를 무시하는 일, 이웃간에 갈등하는 모습들을 보면 경제력 세계 10위권에 진입하고 드라마 대장금이나 가수 싸이와 BTS 등으로 대표되는 한류열풍을 이끄는 대외적인 이미지와는 다르다. 선진국 대열에 합류한 것 같지만 아직도 사회적으로는 많은 고민과 노력이 필요하다.

우리나라에는 오래전부터 두레·품앗이 같은 문화가 있었고 이웃사촌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가족·친척·이웃간의 정이 두텁고 강력한 공동체의식이 있었다. 그러나 급격한 경제발전과정 속에서 물질문명에 길들여지고 핵가족화가 되고 정서적 여유가 낮아지면서 그런 공동체의식이 많이 퇴색하면서 오늘날 다양한 문제들이 나타나는 것 같다.

넉넉하지는 못해도 김치 한포기 밥 한 술이라도 나누던 선조들의 아름다운 공동체문화를 잘 계승하여 지금 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도 조금씩만 양보하고 상대의 입장을 생각하며 남을 배려하는 그런 정이 넘치고 가슴 따뜻한 사회를 함께 만들어가면 어떨까.

파릇한 새싹이 나던 때가 어제 같은데 벌써 찬바람이 온몸을 휘감는 겨울을 향해 달리고 있다. 주변의 어렵고 소외된 이웃들도 돌아보고 아침저녁 출퇴근길에 소원했던 이웃들과 만나 내가 먼저 반갑게 인사하고 악수도 나누며 웃음이 넘치는 그런 멋진 시민들의 모습을 기대해본다. 그것이 기대만으로 끝나지 않기를.

홍경임 (대구시 수성구의회 도시보건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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