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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남타워] TK의 겨울왕국 시리즈

2019-12-05
[영남타워] TK의 겨울왕국 시리즈

2016년 5월말 20대 국회가 출발했다. 16년 만에 여소야대인데다 3개의 교섭단체가 있는 다당제 국회였다. 짧지 않은 기간 거대 양당의 횡포에 지친 시민들 사이에선 새로운 국회 패러다임이 만들어질 것이라는 기대가 있었다. 곧 실망했다. 다당제는 유명무실됐다. 시민을 중심에 둔 정치는 어디에도 없고 정쟁만 있었다. 협치와 상생 대신 분열과 각자도생이 횡행했다. 이미 몇 달 전부터 ‘20대 국회=건국이래 최악’이라는 평가가 정치권 안팎에서 흘러나왔다.

25개의 지역구에서 22명의 당선자를 배출해 대구경북당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제1야당 자유한국당만 떼어내서 보자. 이 역시 역대 최악이라고 해도 틀리지 않을 듯하다. 3년째 탄핵의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한 채 파열음만 내고 있다. 당의 헤게모니는 여전히 친박이 쥐고 있다. 능력없는 여당 덕분에 몇번이나 정국 주도권을 잡을 수 있는 기회가 있었지만 한번도 잡지 못했다. 여전히 반대를 위한 반대를 일삼고 있다. 떼를 쓰고 몽니도 부렸다. 정책은 없거나 있어도 황당했다. 지난 2월 구원투수로 긴급 투입된 대통령 직무대행 출신 당대표는 거리를 전전하다 급기야 풍찬노숙을 이어가고 있다. 하지만 제대로 된 리더십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취임 후 1년동안 헛발질만 하던 원내대표는 마지막까지 시민을 볼모로 속보이는 원맨쇼를 벌이다 타의에 의해 직(職)을 내놓게 됐다.

20대 국회가 끝을 향하고 있다. 5개월여가 지나면 21대 국회의원 선출을 위한 선거가 치러진다. 여야 할 것 없이 물갈이·인적쇄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창당·통합 등 여러 갈래의 정계 개편 논의도 있다. 다가올 총선에서 대구경북지역 유권자 가운데 상당수는 한국당이 승리해 주길 염원할 것이다. 이들에겐 어느 때보다 무너진 보수의 자존심을 다시 세우고 싶은 마음이 간절하다. 그래서 한국당이 개혁 수준으로 변화해 주길 주문하고 있다. 한국당은 과연 지역의 친(親)한국당 유권자의 바람을 받아들일 수 있을까.

개혁수준의 변화는 탄핵의 굴레에서 벗어나 보수진영을 통합하는 것이다. 또 총선기획단이 최근 공언한 대로 내년 총선 공천에서 현역 의원 중 3분의 1 이상을 탈락시키는 방안을 성사시켜야 한다. 나아가 자발적 불출마 혹은 험지출마 같은 구성원들의 희생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이 같은 전제 조건들이 모두 충족되면 21대 총선에서 진보 진영과 한번 붙어볼 만하다.

안타깝다. 그럴 가능성은 극히 낮아 보인다. 보수통합은 한발짝도 앞으로 나가지 못하고 있다. 한쪽에선 배신자 낙인을 거두지 않고 있으며 또다른 쪽에선 탄핵을 인정하지 않으면 함께 갈 수 없다고 버틴다. 총선기획단은 현역 컷오프와 관련해 과거처럼 누구를 찍어내기 위한 것이 아니라고 강조했지만 내부에선 받아들이려 하지 않고 있다. 오히려 일률적 컷오프에 대한 현역 의원들의 반발이 크다. 룰이 제대로 지켜질 리 없다는 분위기가 팽배하다.

자발적 불출마는 공천탈락과 달리 몇 배 이상의 긍정적 파급효과를 얻을 수 있다. 험지출마는 선당후사(先黨後私)하는 공당의 이미지를 더 높일 수 있다. 현실은 어떤가. 몇 손가락안에 꼽히는 인사들만 용단을 내렸을 뿐 대상자(?)의 절대 다수는 요지부동이다. 특히 대구경북에 지역구를 둔 선량 가운데는 단 한명도 자리를 내어줄 생각을 갖고 있지 않는 듯하다.

지금 이대로라면 한국당의 도태는 불문가지다. 유권자의 신임을 얻지 못한 공당의 도태는 당연하다. 문제는 대구경북민이다. 상당수 지역민 마음속엔 늘 그들이 있다. 세월만 해도 수십년이다. 설령 그들이 개혁 수준의 변화를 이끌어 내지 못한다고 해도 다가올 총선에서 그들에게 표를 몰아줄 개연성이 크다. 이 지점에서 제대로 한번 곱씹어야 한다. 그들을 밀어준 뒤 지역민에게 돌아온 게 뭔가를. 실패한 대통령 두명과 나아지지 않는 살림, 받아들이기 어려운 열패감이 거의 전부 아닌가.

그들이 변하지 않으면 지역민들이라도 변해야 하는데, 그래야 지역이 살고 그들도 환골탈태할 수 있을텐데 이번에도 쉽지 않아 보인다.

유선태 (사회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