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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남일보TV

[김수영의 피플] ‘남북문제 전문가’ 최완규 前 북한대학원대학교 총장

2019-12-21

“文정부, 반대진영 흡수해 남북문제 해결 나서야”

20191221
최완규 전 북한대학원대학교 총장은 “북한의 비핵화는 단기간에 해결할 수 없다. 이를 솔직히 인정하는 것이 북한 비핵화 문제를 해결하는 시작”이라고 강조했다. 이현덕 기자 lhd@yeongnam.com

남북관계, 북미관계, 북 비핵화 등 북한 관련 사태가 점점 예측불허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지난해 4월 남북정상회담에 이어 5월 판문각 정상회담, 9월 평양정상회담을 통해 남북관계의 기존 패러다임을 전환시킬 수 있는 동력이 만들어졌다. 하지만 해빙무드를 보이던 남북, 북미관계가 최근 다시 냉각상태로 돌아서면서 한반도의 평화 실현은 점점 요원해지고 있다. 다시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는 한반도의 미래를 남북관계 전문가들은 어떻게 전망할까. 경남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북한연구학회 회장, 북한대학원대학교 총장 등을 지낸 남북문제 전문가 최완규 신한대(경기도 의정부) 석좌교수의 진단을 들어봤다.

진영논리로 각자 목소리 내선 안돼
대북정책 인사 쇄신 새 진용 짜야

비핵화는 北 생존문제 걸려있지만
美는 절체절명의 사안이 아닌 상황
‘양보할 것’ 간극 좁히기 쉽지않아

작년 두차례 방북서 변화의지 확인
단기간 성과 내려는 조급증 버려야


▶그동안 정부차원에서 한반도 평화를 위한 노력은 꾸준히 추진해왔습니다. 그런데도 한반도에서 긴장이 고조되고 북한 핵문제 해결은 점점 어려워지는 양상입니다.

“김대중정부와 노무현정부는 햇볕정책을, 이명박정부는 강풍정책을 쓰는 등 다양한 정책을 통해 북한과의 문제를 해결하려 했으나 큰 성과는 없었습니다. 정권이 교체될 때마다 새 정부가 전임 정부의 정책을 대부분 부정하면서 새 정책 제시를 했기 때문이지요. 이로 인해 정책의 연속성을 유지할 수 없었고 상대방의 불신을 초래했습니다.”

▶북한이 핵을 절대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예측하셨는데요.

“미국이 제재를 풀어주고 북한의 현 체제를 인정해주지 않으면 북한은 핵무기 개발을 포기할 수 없습니다. 북한에게 핵무기는 생존이 걸린 것이니까요. 북한에게 핵은 3가지 의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외부로부터의 위협을 억제시키는 효과가 있고 외부에게 무언가를 요구할 수 있는 장치도 됩니다. 그리고 북한주민들에게 핵무기를 가지고 있으면 나라가 망하지 않는다는 인식을 심어줘 국내정치를 안정시키는 효과도 있습니다.”

▶북한 비핵화 문제 해결의 열쇠는 결국 미국이 쥐고 있습니다. 풀릴 듯하면서도 쉽게 풀리지 않는 이유가 무엇인지요.

“그동안 북미핵협상은 30년 가까이 진행돼왔습니다. 해결이 될 듯하다가도 다시 일이 뒤틀리는 과정을 반복해왔습니다. 서로가 약속을 어겼기 때문이라고 주장하지요. 이는 북한 비핵화와 관련해 북한과 미국의 입장차이가 워낙 크기 때문입니다. 두 나라 모두 양보를 해야 문제가 해결이 되는데 양보해야 할 것의 간극이 너무 큰 것이지요.”

▶그 간극이 구체적으로 어떤 것입니까.

“북한은 핵관련 시설을 포기하는 물리적 행동이 수반되는 것들을 양보해야 합니다. 핵관련 시설을 없앴는데 미국이 만약 약속을 제대로 지키지 않으면 이를 되돌리는데 기간과 비용이 엄청나게 들어갑니다. 하지만 미국이 북한에게 주는 것은 수교, 종전 협정, 제재 해제 등 절차나 과정에 관한 것들이지요. 이는 약속이 파기되더라도 상대적으로 되돌리기 쉬운 것들입니다. 또 북한에게 비핵화문제는 목숨이 달린 아주 중요한 것이지만 미국에게는 절체절명의 사안은 아닙니다. 여기서 오는 간극으로 인해 두 나라의 이견이 쉽게 좁혀지지 않고 있습니다.”

▶지난해 남북정상회담 등으로 북한과 평화기류가 조성됐으나 다시 경색국면으로 가고 있습니다. 북핵문제에 대한 정부와 국민의 시각부터 바꿔야 한다고 말씀하셨는데요.

“지난해부터의 북한 비핵화 관련 문제를 봐도 그렇고 과거 여러 정부의 대북정책을 봐도 그렇고 너무 빨리 성과를 내려는 조급함이 보입니다. 북핵문제는 단기간에 끝낼 수가 없습니다. 이것을 인정하고 천천히 일을 진행해 나가는 것이 북한 비핵화 문제를 해결하는 시작이라 생각합니다. 지난해 잇따른 남북정상회담으로 곧 통일이 될 것이라는 희망을 품은 국민들이 많습니다. 그 기대치가 너무 높아져 있어 지금의 남북, 북미관계가 답답하게 느껴질 수 있지만 그래도 과거에 비하면 한국, 북한, 미국 모두 많이 변화되어 있습니다.”

▶특히 북한의 변화된 모습이 주목된다고 하셨습니다.

“지난해 두 차례 북한을 다녀왔습니다. 그전에도 북한에 여러번 갔지만 지난해 평양시민들의 모습에서 북한사회가 많이 바뀐 것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평양시민의 얼굴표정이 밝고 잘살 수 있다는 희망 등을 읽을 수 있었습니다. 이런 변화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모습에서도 확실히 나타납니다. 남북정상회담, 그 자체가 획기적인 변화입니다. 북한은 변화 의지가 분명히 있고 지금도 변하고 있습니다. 다만 이런 변화 의지를 유지시킬 대외환경이 마련되느냐가 관건입니다.”

▶평화에 대한 우리의 환상도 깨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지난해 북한과 화해 분위기가 조성되면서 평화통일에 대한 열망 또한 높아졌는데 평화통일은 환각지현상입니다. 환각지현상은 수술이나 사고로 갑자기 손발이 절단됐을 경우, 없어진 손발이 마치 있는 것처럼 느껴지는 일이지요. 남북한의 통일이 가능할 것 같지만 결코 쉽지 않다는 것입니다. 남북은 분단된지 너무 오래됐습니다. 엄청나게 다른 정치, 경제체제를 가지고 있습니다. 장기목표는 통일이지만 남북문제가 순조롭게 풀려 남북연합체를 만드는 것만 해도 아주 큰 성과입니다. 평화공존 그 자체가 통일이라는 의미입니다.”

▶대북정책에 있어 한국 정치권의 변화도 절실하다고 했습니다.

“남북문제는 진보, 보수 할 것 없이 모두 힘을 합쳐 풀어나가야 합니다. 지금처럼 진영논리에 휩싸여 정치적 이해관계 아래 각자의 목소리를 내서는 안됩니다. 그러면 힘이 분산될 수밖에 없지요. 정부의 변화도 필요합니다. 현재 한국정부에 대한 북한의 신뢰는 많이 떨어져 있습니다. 인사 쇄신을 통해 능력이 있다면 반대파도 흡수해 새 진용을 짜서 대북문제를 해결해야 합니다. 정치적 역량을 발휘해 슬기롭게 현 상황을 대처해야 합니다.”

▶최근 지방정부에서도 대북사업을 많이 하고 있습니다.

“과거에는 지방정부에서 대북관련 사업을 하려면 대북지원단체와 함께해야 됐지만 현재는 지방정부 독자적으로 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지난해부터 여러 지자체가 대북사업을 시도하고 있습니다. 긍정적 현상입니다. 하지만 보여주기식 사업이 많습니다. 상대방이 필요한 것은 무엇인지, 상대방의 생각은 어떤지를 헤아려가면서 사업을 해야 하는데 우리 중심의 사업이 많습니다. 이런 점을 고쳐야 실질적 성과가 있습니다.”

김수영 논설위원 sykim@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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