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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토요일&】'고3들의 투표' '투표용지만 1m' '사상 최다 정당 난립'…달라진 4·15 총선

2020-0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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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지난달 23일 국회 로텐더홀에서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비판하는 동안 성동규 여의도연구원장이 '100개 정당을 가정해 무려 1.3m에 달하는 가상의 투표용지'를 보여주고 있다.(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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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선거관리위원회 정당등록 현황


제21대 국회의원 선거가 90여 일 앞으로 다가왔다. 이에 따라 여야 각 정당을 비롯해 지역구를 사수 해야 하는 현역 의원과 출마를 준비하는 예비후보들은 물론, 선거관리위원회도 덩달아 바빠지기 시작했다. 문재인 대통령의 임기를 2년가량 남기고 실시되는 4·15 총선은 문 정부 집권 후반기의 주도권를 누가 쥐느냐 뿐 아니라 2022년 대선 판도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선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 때문에 여야 모두 '총선 필승'을 외치고 있다.
선거법개정으로 준연동형 비례대표제가 도입되면서 비례 위성정당과 군소정당이 우후죽순 등장했다. 만 18세가 되는 고3 학생 등 청소년 14만명이 새로 선거권을 갖게 된 것도 이번 선거에서 눈여겨 봐야 할 관전 포인트다. 여러모로 4·15 총선은 '지금껏 경험하지 못한 선거'가 될 전망이다.

◆연동형 비례대표제가 낳은 다당제 선거, 이색 정당 '봇물'
정치권에선 유례없는 '신당 창당' 바람이 거세게 불고 있다. 준연동형 비례대표제를 골자로 한 선거법 개정안이 통과되면서 군소정당에게 유리할 것이란 기대감 때문이다.
10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정당등록·창당준비위원회 결성신고 현황에 따르면 이날 기준 등록 정당은 모두 34개였다. 이는 19대 총선 당시 21개, 20대 19개 였던 것에 비하면 크게 늘어난 수준이다. 원내 정당도 87년 민주화 이후 가장 많은 8곳이다. 지난해 7월부터 현재까지 창당준비위원회 결성을 신고한 게 18건에 이른다.
17대 대선 후보였던 허경영씨는 국가혁명배당금당을 창당했다. 허씨는 '국민 1인당 월 150만원의 배당금 지급'을 핵심 공약으로 내걸었다. 지난 9월에 등록된 배당금당은 이날 현재 전국에 295명의 예비후보를 냈다. 이는 더불어민주당(338명), 자유한국당(315명)에 이어 셋째로 많다. 이들은 당대표인 허씨의 국회 입성을 목표로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8월 민주평화당에서 탈당한 의원들은 결성한 '대안신당'(창당)도 이날 신당 로고를 공개하는 등 창당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들은 오는 12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중앙당 창당대회를 연다. 무소속 이언주 의원이 중심이 된 '미래를향한전진4.0'(가칭)도 창당 준비를 마쳤다. 자유한국당은 위성정당인 '비례 자유한국당'의 창당준비위원회를 선관위에 등록했다.
다양한 목적으로 창당에 나선 '이색정당'도 있다. '핵나라당'(가칭)은 '핵 선제공격으로 5천만 국민을 살리겠다'는 다소 황당한 공약을 내걸고 있다. '소상공인당' '기본소득당' 등 경제와 연관된 정당도 생겨나고 있다.
이에 대해 신율 명지대 교수(정치외교학과)는 "군소정당이 많아진다고 해서 다양한 의견이 정치권에 투영된다고 보기는 어렵다. 기성정당의 모습만 보더라도 '범여권' '범야권'으로 통합성을 띠고 있다"며 "결국 본래의 취지를 살리지 못하고 거대 양당제가 되는 것"이라고 내다봤다.

◆'1m 투표용지 등장하나' 수개표(手開票) 가능성은?
'신당 러시'에 따라 이번 총선에서 최대 100여 곳의 정당과 1m가 넘는 투표용지가 등장할 수도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이에 한국당은 "총선이 유례없는 대혼란의 선거가 될 가능성이 있다"는 이유로 선거법 개정안 통과를 반대하기도 했다.
만약 실제 1m가 넘는 투표용지가 등장할 경우, 투·개표 관리에 추가 비용이 발생하게 될 전망이다. 또 투표용지가 너무 길어져 투표용지분류기를 사용할 수 없게 된다. 따라서 수개표 진행 시 개표시간이 과거에 비해 현저히 길어지고, 결과에 대한 불복 사례가 많아질 가능성이 있다는 주장도 나온다.
그러나 이 같은 우려는 현실화 되기 어렵다는 게 선관위 등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의견이다. 정당을 창당하려면 현행법이 규정하고 있는 높은 기준을 넘어야 하기 때문이다. 정당법에 따르면 중앙당을 창당하기 위해선 5개 이상의 시·도당을 만들어야 하고, 이를 위해선 시·도당마다 1천명 이상의 당원을 모집해야 하는데 그리 녹록지 않다. 또 비례대표 의석을 확보하는데 필요한 정당 득표율 3% 이상 또는 지역구 국회의원 5명 이상 배출 조건도 갖추기가 쉽지 않다.
또, 창당이 성사 된다 해도 후보를 내려면 비용이 필요하다. 공직선거법에서 정하고 있는 기탁금 때문이다. 비례대표 후보를 내려면 1인당 1천500만원의 기탁금을 내야 한다. 이처럼 비례대표 의석을 가져가기 위한 조건이 만만치 않아 총선을 앞두고 급조된 정당의 돌풍은 '시나리오'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선거법 개정에 따라 예측되는 변화 등 만일의 상황에 대비한 준비 작업에 일찌감치 착수했다. 선관위 측은 "선거법 개정에 따른 전반적인 준비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면서 "투표용지분류기는 수개표의 보조 장치로 사용해오던 것이다. 그간 수개표도 병행해온 만큼 설령 (투표용지분류기) 사용이 불가능한 상황이 발상해도 수개표 방식으로 대응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교실로 들어간 정치' 생애 첫 투표권 행사하는 18세 청소년
전국 만 18세 청소년 중 약 14만 명이 투표권을 행사하게 된다. 대구경북에서는 약 1만 4천600여 명의 고3학생들이 생애 첫 투표를 한다. 다음달 13일부터는 이들을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도 가능해진다. 이에 청소년 유권자의 표심을 사로잡기 위한 각 정당의 경쟁도 치열해질 전망이다.
전체 유권자 중에서 비중이 큰 수준은 아니지만 1천표 이내로 당락이 갈리는 수도권 등 경합지역에선 이들의 표심이 '캐스팅보트'로 떠오를 가능성도 있다. 따라서 교육부 등 관계 당국은 교내 정치 활동 등에 대한 교육 강화와 기준을 마련할 방침이다.
이처럼 헌정 사상 처음으로 실현되는 '교실의 정치화'를 두고 찬반 여론이 뜨겁다. 선거 연령 하향에 대해 찬성하는 측에선 "고령화 사회에서 청년 유권자 영향력을 높이는 정치적 형평성을 맞출 수 있게 됐다"고 주장한다. 반대 측은 "기성 제도권 정치권의 '진영 대결'이 교실에까지 침투할 수 있고, 교사의 성향에 따라 학생들의 정치 성향이 바뀔 수도 있다"고 목소리를 높인다.
이같은 갑론을박에 교육부는 지난 6일 17개 시·도교육청과 학교 선거교육 방안을 마련하기 위한 실무협의회를 처음으로 열었다. 개학 이전인 2월 말까지 교과 시간과 창의적 체험활동 시간에 활용할 수 있는 선거 교육 학습교재를 개발·보급하겠다는 방침도 세웠다. 또 만 18세가 투표뿐 아니라 선거 운동도 할 수 있게 되면서 학생들의 선거 운동에 관한 가이드라인도 제시할 계획이다.
올해 투표를 하게 될 대구지역 고3 학생은 7천200여 명, 경북은 7천400여 명이다. 이에 지역 교육청도 선거 교육 준비에 나섰다. 대구시교육청 관계자는 "교육부 지침에 따라 이달 중 선거 교육 전담팀을 구성해 다음달까지 선거 교육 교재를 개발하고, 교사들을 대상으로 교육을 진행할 계획"이라며 "선관위 등과 협업을 통해 선거일 전까지 학생 유권자들을 대상으로 집중적인 선거법 교육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민경석기자 mean@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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