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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봉산문화회관 '살아남기'전- 강주리

2020-0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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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주리 작가
4면이 유리 벽면으로 구성되어 내부를 들여다볼 수 있게 한 봉산문화회관의 독특한 전시공간에서 열리는 설치작업 '유리상자-아트스타 2020'의 올해 첫 전시로 강주리 작가의 '살아남기(To Survive)'가 선보인다. 3월22일까지.

5m 높이의 천장엔 언뜻 보기에 동굴 천장에서 물이 떨어지며 자라는 종유석 같기도 하고 우주를 떠다니는 작은 유성체 같기도 한 8개의 크고 작은 입체 덩어리가 매달려 있다. 자세히 살펴보면 덩어리를 이루고 있는 것은 눈이 하나인 원숭이, 다리가 여덟 개인 소, 꼬리가 붙은 거북이, 머리가 두 개인 뱀, 다리가 네 개인 오리, 콧구멍이 세 개인 젖소, 날개 달린 고양이, 귀가 네 개인 고양이, 얼굴 두 개가 붙은 고양이, 알비노 코끼리, 네모 오이, 하트 귤 등 하나같이 예외적인 '변이'들이다.

"우리는 생태계라 하면 초록의 건강한 이미지만을 떠올린다. 하지만 내가 수집한 이들 이미지는 하나같이 예외적인 것들이다. 낯설고 괴기스러워서 살펴보지 않았던 생태 순환계의 변이와 진화의 실상을 보여줌으로써 본질에 대한 질문을 던지고자 했다."

작가는 수집한 이미지를 펜으로 세밀하게 드로잉 한 뒤 스캔하여 모노 톤으로 프린팅 하여 형태를 오려 하나씩 붙여나간다. 이미지들을 입체적으로 하나씩 붙여나가다보면 그것은 다시 하나의 유기적인 형태를 연상하는 구조로 완성된다. 4면의 유리벽 안에서 둥둥 떠다니듯 매달린 크고 작은 입체 덩어리로 이루어진 생태계는 수많은 변이와 진화의 대상과 상황이 서로 관계를 맺으며 새로운 변화를 도모하는 듯하다. 이제껏 본 적 없었던 예사롭지 않은 '소수'들의 거대하고 기이하며 지속적인 꿈틀거림이라고나 할까. 그렇게 그들은 살아남아 미래를 도모한다.

"이들 '이상한' 개체들은 우리 삶과 현실에서 차이와 구별의 시선으로 발견한 자연 생태 변화의 징표들이다. 손바닥 만 한 종이 펜 드로잉을 수백 수천 개씩 복사하고 오리고 붙여서 집합 형태로 공간에 펼쳐놓은 이 전시는 그동안 볼 수 없거나 보지 않거나 보지 못했던, '살아남기'를 위한 생명체의 변이와 진화가 실은 '살아있음'의 상태임을 보여주는 것이다."

"시간을 들여 이들의 이미지를 수집하고 드로잉하는 노동집약적인 작업 과정을 오히려 힐링의 작업"이라 말하는 강씨는 "이들의 모습에서 세상을 이해하고 소통하려는 '살아있음'의 자각을 본다"고 했다.

"현재 우리의 생태계는 이 시대 인간과 자연의 '관계'를 보여주는 것이다. 그 관계를 통해 지금 우리의 모습을 바라보자 한다. 교훈이나 반성을 강요하고 싶지 않다. 오히려 작업을 통해 오늘날 그 관계에 대한 다양한 관점의 해석을 늘어놓고자 했다."

이은경기자 lek@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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