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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진문의 행복한 독서] 산수화로 배우는 풍경사진

2020-01-31

무엇으로 채울까보다 무엇을 뺄까를 생각하며 찍자
(주기중 지음·아특사·330면·2019년 12월·20,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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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래방이 대중화되면서 우리나라 사람 모두 가수가 되었다. 스마트폰이 대중화되면서부터는 모두가 사진촬영가가 됐다. 그런데 여전히 노래를 잘 부르는 가수는 드물고, 사진을 잘 찍는 작가도 드물다. 노래나 사진이나 처음에는 많이 부르고 많이 찍는 것이 기본이지만, 좀 더 질적으로 고급화하려면 책을 보고 공부해야 한다. 상식으로는 한계가 있다.

이 책의 저자는 동양화의 이론을 사진에 접목시켜 새롭고 깊이 있는 사진을 보여주고 있다. 저자는 이렇게 말한다. "사진은 덧셈으로 시작해서 뺄셈으로 끝난다." 이 말은 풍경사진에서 아마추어들이 흔히 저지르는 실수는 너무 많은 요소를 화면 속에 담으려 한다는 것이다. 좋은 사진을 위해서는 취사선택이 매우 중요하다는 것이다. '덧셈'이란 가급적 많은 요소를 화면에 넣고 인과관계를 설명하려는 것을 뜻하고, '뺄셈'이란 화면을 단순화시켜 추상성을 강조하는 방법을 말한다. 풍경사진을 찍을 때 가능하면 화면에 들어갈 요소를 단순하게 줄임으로써 오히려 나타내고 싶은 정서를 확대하고 강조한다는 뜻으로 공감이 되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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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진문 전 대구가톨릭대 교수·<사>대구독서포럼 이사

저자는 소동파의 '시중유화 화중유시(詩中有畵 畵中有詩)' 즉, 시(詩) 속에 그림이 있고, 그림 속에 시가 있다는 뜻을 소개하며, '사진'은 시와 그림의 중간쯤 되는 위치에 있다고 말하며 사진 속에 시심(詩心)과 화심(畵心)을 담을 것을 주장한다. 어렵게 보이지만, 좋은 사진을 보면 그런 마음이 들어있는 것을 느낀다.

저자는 시를 대하고 동양화를 대하듯 풍경화를 찍는 방법에도 여러 가지 테크닉을 활용함으로써 이를 강조할 수 있다고 다음과 같이 말한다.

"사진은 속성상 산수화 같은 추상적인 표현을 기대하기는 어렵습니다. 그러나 자연계의 특정 대상의 패턴을 인식하고 이를 효과적으로 부각시키면 추상적인 효과를 낼 수 있습니다. 사진에는 빛, 피사계의 심도, 렌즈의 선택과 원근감, 셔터타임 등 무궁무진한 경우의 수가 있습니다. 얼마든지 추상적인 표현이 가능합니다. 중요한 것은 자연을 바라보는 세심한 관찰력입니다."

저자가 지적하는 또 하나의 사실은, 사진은 아름다움을 창조하지만 너무 많이 찍어서 진부해져버린 소재를 가급적 피할 것을 권한다. 아름답긴 하지만 이미지가 범람하게 되면 저녁놀조차 진부해 보인다고 했다. "슬프게도 오늘날 저녁놀이(아마추어 사진가들이 너무나 많이 찍어) 사진처럼 보이기까지 한다"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저자는 '산수화로 배우는 풍경사진'은 산수화의 표현기법을 흉내내자는 것이 아니라, 온고지신(溫故知新)의 관점에서 산수화의 정신을 배우자는 것이라고 강조한다. 이 책을 읽고 나니 풍경사진도 함부로 찍을 일이 아님을 알겠다.

전 대구가톨릭대 교수·<사>대구독서포럼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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