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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남일보TV

고백도시 익산, 새로운 관광명소로 부상

2020-02-06 17:34
왕궁리유적
익산 왕궁리 유적지

고백(告白)은 맘 속에 숨겨진 비밀을 터놓고 사실대로 이야기하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고백도시 익산'이란 브랜드는 생뚱맞다. 하지만 '고도 백제(古都百濟)'를 줄여 '고백'이라 하면 단박에 이해가 간다.

게다가 '가자! 백제로'라는 의미의 영어+한자 조합 '(GO) 백(百)'은 지금까지 잘 알려지지 않았던 익산의 참모습을 드러내기에 안성맞춤이란 생각이 든다.

전북 '익산'하면 50대 이상에겐 '이리'라는 도시 이름이 먼저 떠오른다. 그도 그럴 것이 1977년 발생한 이리역 폭발사고가 워낙 뇌리에 박혀 그렇다. 59명 사망에 부상자를 합해 총 1천400여 명이 다친 대참사였다.
결국 도시 이름까지 이리에 속했던 익산으로 대치됐다.

최근 '고백도시' 익산이 500만 관광도시로 도약하기 위해 익산문화관광재단(대표이사 장성국)과 함께 기지개를 켰다. 기존 익산문화재단에 '관광'을 넣은 건 그만큼 관광에 사활을 걸겠다는 의미다.

익산문화관광재단은 '2022년 익산방문의 해'를 성공적으로 이끌어 내기 위해 지역관광추진조직(DMO) 권역단위 관광프로그램을 진행했다. 지난달 1월31일에는 대구지역 국내 여행 상품개발 담당자, 언론인, 철도연계상품개발담당자 등을 대상으로 1박2일간 익산 홍보에 나섰다.

익산의 대표적인 관광지에서부터 숨은 명소, 맛집까지 탄탄한 일정으로 진행됐다. 이번 투어는 대구를 대표하는 여행사인 삼성여행사(대표 김태호)가 주관했다.

왕궁리오층석탑
왕궁리 오층석탑.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도시 익산
31일 오전 9시30분 대구에서 출발한 버스는 정오쯤 익산에 도착했다. 맨 처음 투어는 백제 유일의 궁터 '왕궁리 유적지'. 이곳은 백제 무왕과 신라 선화공주의 옛이야기가 묻혀있는 곳이다.

어릴 적 마를 캐던 서동 무왕은 신라로 건너가 선화공주와 염문설을 뿌렸다. 그 유명한 신라가요 '서동요'가 여기에서 탄생한다. 익산은 서동의 고향이다. 왕궁리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됐다. 대부분의 왕궁터가 그러하듯 익산 왕궁리 유적도 허허롭다. 발해의 궁성 터였던 중국 헤이룽장성 닝안현 발해진 상경용천부와 오버랩됐다.

익산미륵사지석탑
익산 미륵사지 석탑.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됐다.


이어 백제의 위용을 간직한 '미륵사지'와 '국립익산박물관'을 찾았다. 국립익산박물관은 2009년 1월 미륵사지에서 사리장엄구가 발견되고 2015년 7월 '백제역사유적지구'가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지정된 후, 같은 해 12월 미륵사지유물전시관이 국립으로 전환된 지 4년 만에 지난달 10일에 개관했다.

익산미륵사지
국립익산박물관 내부 익산미륵사지 가상 미니어처.


익산박물관은 미륵사지 석탑과 주변 경관을 해치지 않기 위해 독특하게 지하에 건립한 유적 밀착형 박물관이다. 미륵사지 석탑과 왕궁리 오층석탑 사리장엄구 등 3천여 점을 상설전시하고 있다. 마침 기획전으로 부처님의 진신사리를 모신 '사리장엄 특별전' 이 열렸는데, 유물들이 탄성을 자아내게 했다.

◇익산의 핫 플레이스를 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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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산의 새로운 명소로 떠오르는 용안습지생태공원의 해넘이 풍경.

이번 투어에서는 익산의 자랑인 문화유산과 함께 곳곳의 명소들도 소개했다. 대표적인 곳이 '용안생태습지공원'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인근 군산까지 도달했다는 비보(?)를 접하고 습지를 볼 수 있는 전망대에 갔다. 갑자기 흰꼬리수리 한 마리가 물억새 숲으로 꼬리를 감춘다.

용안생태습지공원은 금강을 따라 펼쳐진 67만㎡ 규모로 전국에서 가장 습지라고 한다. 대구 달성습지와는 비교가 안 될 정도로 광활하다. 이곳은 특히 해넘이로 유명하다. 4.8km 바람개비 길과 넓은 들판에 펼쳐진 물억새 군락은 진풍경이다. 해질 녘 노을에 물든 물억새 군락지는 장관이다. 곳곳에 다양한 철새들도 볼 수 있어 이색적이다.

쌍화차
송병우 가옥에서 판매하는 쌍화차.


억새를 보고 150년 한옥의 멋을 간직한 표정 송병우 선생의 집터인 전통찻집 왕궁다원도 들렀다. 고즈넉한 한옥의 매력을 느끼며 전통차를 즐겼다.

연꽃
우물에 반영된 관광객들의 얼굴. 연꽃무늬 수막새를 연상시킨다.

이곳 고택엔 옛 우물이 있는데, 관광객들이 우물에 반영된 자신의 모습을 카메라에 담느라 여념이 없다. 각자 머리를 내밀어 우물에 반영된 모습을 보노라면 연꽃무늬 수막새가 연상된다. 다만 휴대폰을 우물에 빠뜨리지 않도록 유의해야 한다.

고스락
3천500여개의 장독을 자랑하는 고스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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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스락에서 판매하는 전통 장류.

이튿날 일정은 SNS에서 입소문이 자자한 곳부터 시작했다. 무려 3천500여 개의 장독이 펼쳐진 '고스락'에서는 유기농 전통 장을 만드는 과정을 견학하고 '사과식초 만들기 체험'까지 이어졌다. 고스락은 '으뜸' '최고' 라는 뜻의 순우리말인데, 한국의 대표적인 전통 장류 체험장이라 할 만하다.

익산교도소세트장
익산 교도소 세트장 내부. 영화 7번방의 선물을 비롯해 수십편의 영화가 이곳에서 촬영됐다.


다음 코스는 익산 교도소 세트장. 전국에서 유일한 이 영화 세트장에서 50여 편의 영화를 촬영했다. 교도소 세트장에서는 줄무늬 수의(囚衣)와 파란 죄수복, 교도관복을 입고 기념사진을 찍으며 특별한 체험을 즐길 수 있다.

이어 영화 '동주'의 촬영지이기도 하면서 등록문화재인 익산문화예술의 거리의 근대익산왕도미래유산센터(구익옥수리조합)와 독립운동가 김병수 선생이 지은 등록문화재 익산근대역사관을 통해 익산의 발자취를 알아가는 시간을 가졌고, 아트센터에 사랑을 테마로 꾸며진 '고백스타(Go 100 star)'에서는 인생사진을 남기느라 바빴다.

◇먹을거리가 빠지면 서운하다
투어 내내 먹을거리도 놓치지 않았다. 시래기참게탕과 황등비빔밥 등 익산을 대표할 맛 집을 선보였다. '익산다움'이 물씬 풍기는 '솜리당'의 빵도 선보였다. 익산의 대표 농산물인 탑마루 날씬이 고구마를 이용한 고구마 빵과 단팥빵은 떠나는 발길을 아쉽게 하기 충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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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산의 명물 참게탕.


황등육회비빔밥
40년 전통의 황등육회비빔밥.

장성국 익산문화관광재단 대표이사는 "익산의 자랑이자 자부심인 관광자원은 다른 지역뿐만 아니라 특히 영남지역에 많이 알리고 싶다. 영남 지역 분들께는 익산이 생소하지만 한 번 보면 두 번 보고 싶은 익산으로 다가가고 싶다"면서 "대구 및 영남지역 관광객들을 사로잡을 수 있는 관광자원개발에 더욱 최선을 다하겠다. 익산 고백도시를 500만 관광도시로 자리매김하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글·사진=박진관기자 pajika@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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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진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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