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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남일보TV

[자유성] 코로나19와 등산

2020-02-25

주말에 코로나19에 대한 강박을 잊어보자며 지인들과 가까운 산에 올랐다. 등산객 수가 평소보다 못하기는 했지만 그래도 몇 몇 팀을 만났다. 정상에서 인증샷을 하려고 혼자 있는 등산객에게 휴대폰 촬영을 부탁했다. 마스크를 착용한 그 등산객은 손사래를 치며 말했다. "불필요한 접촉은 안하려고 합니다." 그 말을 듣는 순간 '내가 무슨 짓을 하고 있는가'하는 각성과 함께 바이러스 예방 수칙을 일깨워 준 등산객에 대해 고마운 생각이 들었다.


코로나19의 확산 속도가 상승하고 있다. 그에 대한 공포의 속도는 더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는 모양새다. 그 공포심에 편승하여 코로나 바이러스에 대한 엉터리 대처법이 난무하고 있다. 바이러스는 세균보다 크기 때문에 일반 마스크로도 걸러낼 수 있다든가, 코로나 바이러스가 열에 약하기 때문에 26~27℃의 물을 마시면 죽일 수 있다든가 하는 비상식적인 대처법이 SNS를 누비고 유명 블러그에도 게시돼 있다. 일반적으로 바이러스의 크기는 0.03~0.7㎛(마이크로 미터, 100만 분의 1m)이며 코로나 바이러스는 0.1~0.2㎛로 좀 큰 편에 속하지만 세균(1~5㎛) 보다 수 십 배는 작다. 또 체온 36.5℃의 인체에 20 몇℃의 물을 공급해서 바이러스를 죽인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공포는 이성을 마비시키기 쉽다. 전대미문의 괴질로 공포감이 커지고 있는 와중에 이런 엉터리 대처법이 난무하다가는 중국의 '몽둥이 예방법'이 이땅에 들어오지 않을까 두려운 생각까지 든다. 코로나19가 신천지 교회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증거를 만들기 위해 개신교 교회 예배나 가톨릭 성당 미사에 참석하는 그 신도들, 사람이 많이 모이는 집회를 자제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서울 복판에서 대규모 집회를 열고 "바이러스에 걸린 사람 다 오라, 주님이 고쳐 주실것"이라고 외치는 정신나간 사람들을 보노라면 '몽둥이 예방법' 같은 광기가 느껴진다.
햇빛 많이 쪼이기·맑은 공기 마시기·운동하기·타인과 접촉안하기…. 주말에 만난 그 등산객이야말로 코로나19 대처 모범생이 아닐까? 

이하수 중부지역본부 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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