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1 다큐세상 |
◇다큐세상(KBS1 밤 11시45분)
제주시 봉개동에 위치한 은혜마을. 이곳 주민들은 마을에서 나는 악취 때문에 잠도 못 자고 식사 또한 제대로 하지 못할 정도다. 이 악취의 근원은 바로 봉개 매립장. 27년 넘게 제주 생활 쓰레기의 대부분을 처리해 온 곳이다. 주민들은 과거 쓰레기 처리 시설의 연장 사용을 몇 번이나 받아들였다. 하지만 제주도가 다시 연장을 요구하자, 주민들은 더는 참을 수 없다고 울분을 터뜨리고 있다. 왜 제주도는 이곳을 계속 사용할 수밖에 없는가.
나주 열병합발전소는 고형 폐기물 연료(SRF)를 사용하여 열과 전기를 생산할 목적으로 준공되었다. SRF란 가연성 폐기물을 선별해 파쇄, 건조 등의 처리 과정을 거쳐 만든 고체연료다. 이 발전소는 2017년 말에 완공됐지만 2년 동안 가동 중단 상태였고, 올해 1월이 돼서야 시험 가동에 들어갔다. 주민들의 강한 반대에 부딪혔기 때문이다.
주민들도 환경기초시설에 대한 필요성에는 공감하지만, 시설에 대한 불신을 풀기는 쉽지 않다. 하지만 시설을 늘리지 못한다면 제2, 3의 쓰레기 대란은 불 보듯 뻔한 일이다. 이 딜레마를 어떻게 풀 것인가. 쓰레기와 살고 싶지 않다면, 우리가 선택할 수 있는 최선의 방안은 무엇인가.
박성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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