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닫기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
    스토리
  • 네이버
    밴드
  • 네이버
    블로그

https://m.yeongnam.com/view.php?key=20200322010003917

영남일보TV

"과거의 문화를 적극적으로 수용하고 향유"...음악계에 부는 뉴트로 열풍

2020-03-23
3


뉴트로(Newtro)가 음악시장의 새로운 소비주체로 등장했다. 과거 방송되었던 'SBS 인기가요' 영상을 24시간 동안 멈추지 않고 스트리밍해주는 유튜브 채널에 젊은 층의 관심이 폭발적으로 증가하기 시작했고, 부모 세대의 감성이란 이유로 소외 받았던 트로트는 거의 모든 연령대의 귀를 사로잡는 핫 한 콘텐츠가 됐다. 주목할 건 단순히 옛 세대의 추억이나 향수에 그치지 않고, 과거의 문화를 적극적으로 수용하고 향유한다는 점이다.

 

2020032201000867600039172-양준일.jpg
양준일 (연합뉴스)

◆'온라인 탑골공원', 대중문화계 레트로 열풍 반영

OTT(온라인 동영상 서비스) 시장에서 '온라인 탑골공원'이 인기다. 원래는 1990년대 후반 방영됐던 SBS 인기가요 방송을 제공하는 유튜브 채널이지만 90년대 청소년기를 보낸 30, 40대와 낯선 그 시절 문화에 흥미를 느낀 10, 20대 시청자들이 해당 채널을 어르신들의 놀이터 '탑골공원'에 비유한 것에서 그 별칭이 유래됐다.

뉴트로 현상을 가리키는 대명사로 확대된 '온라인 탑골공원'은 지금 밀레니얼 세대, 또는 그 다음의 Z세대가 어떻게 콘텐츠를 받아들이는지 보여주는 좋은 예다. 이 과정에서 부각된 인물이 가수 양준일이다.
2001년 V2라는 그룹명으로 활동한 후 홀연히 미국으로 돌아간 그는 탑골가요 유행과 함께 유튜브 알고리즘을 통해 서서히 대중의 관심을 받았다. 그리고 지난해 연말 출연한 JTBC '투유 프로젝트 -슈가맨3'를 통해 화제의 정점에 서며 '온라인 탑골공원'이 배출한 대표적 스타가 됐다.

그를 다시 소환한 건 유튜브와 10~20대였다. 2000년대 이후에 태어난 세대도 유튜브에선 30여 년 전 양준일의 젊은 시절 공연을 보면서 새롭게 팬이 될 수 있다. 미국의 애플 뮤직에서 58년 전 첫 정식 앨범을 낸 그룹 비틀즈를 듣는 층이 기성세대보다 10~20대가 더 많다는 건 이를 반증한다. 대중문화 콘텐츠가 끊임없이 쌓여 나가고, 언제나 그것을 스트리밍할 수 있는 작금의 시대에는 콘텐츠가 언제 나왔느냐 보다 언제 관심을 모으느냐가 중요해졌고, 동시에 선택의 폭은 더 넓어졌다.

뉴트로 열풍은 과거의 가수들에게도 영향을 준다. 지난해 가수 김현철과 김완선이 각각 10집 앨범과 히트곡 '삐에로는 우릴 보고 웃지'를 새롭게 내놓으며 돌아온 것처럼 양준일 같은 슈가맨뿐만 아니라 꾸준하게 활동을 해 온 뮤지션들에게도 좋은 계기를 마련해주고 있다.

김광원 대중문화평론가는 "2019년 갑작스레 시작된 '탑골가요' 붐은 그 시대를 살아온 이들이 과거를 그리워하는 단순한 '추억팔이'가 아닌, 그 시대를 직접 겪어보지 않은 새로운 세대가 전혀 새로운 형태로 해당 문화를 즐기는 뉴트로적 성향과 연결되어 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고 말했다.

미스터트롯
내일은 미스터트롯 최종 수상자들
◆국민예능으로 거듭난 '미스터트롯'

뉴트로는 기성세대의 향수를 자극하며 차별화된 재미와 신선함으로 젊은 층까지 사로잡는 트렌드가 됐다. 이같은 뉴트로 열풍에 트로트가 빠질 수 없다. 지난해 트로트 열풍을 몰고 온 TV조선 '미스트롯'이 진원지다. 처음 시작했을 때만 해도 이 정도 '대박'은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지만 '미스트롯'이 배출한 송가인은 아이돌 가수 못지 않은 인기와 함께 열광적인 '팬덤'을 몰고 다니는 트로트 스타가 됐다. 트로트를 오디션 포맷으로 재해석해 젊은 시청층까지 끌어들인 전략이 주효했다.

그 뒤를 이은 '미스터트롯'의 인기는 더욱 폭발적이다. '미스터트롯' 최종회는 유료 가구 전국 시청률(닐슨코리아) 기준으로 1부 34.016%, 2부 35.711%를 기록하며, '미스트롯'이 세운 시청률 18.1%를 가뿐히 넘었다. 역대 종합편성채널 예능과 드라마를 통틀어 최고 시청률이다. 특정 세대에 국한된 장르로 인식되어 온 트로트를 이토록 쉽게 대중화할 수 있었던 가장 큰 요인은, 역시 대중과 가까운 매체인 TV 프로그램을 통한 접근 덕분이었다.

20191218173603_4
신인 트로트 가수 유산슬로 데뷔한 유재석
'미스터트롯'은 음원 차트에서도 존재감을 발휘했다. '미스터트롯' 최종결과 발표 다음날인 15일 주요 음원사이트에서는 출연자들이 경연에서 선보인 곡들이 실시간 종합 차트에 다수 진입했다. 최종 2위 선(善)을 차지한 영탁의 결승전 경연곡 '찐이야'는 같은 날 소리바다에서 1위, 벅스에서도 최상위권인 5위에 올랐다.

개그맨 유재석의 트로트 가수 데뷔 프로젝트로 탄생한 유산슬의 인기도 트로트 열풍에 한 몫했다. MBC '무한도전'으로 오랫동안 호흡을 맞춰온 김태호 PD와 함께 탄생시킨 특집 '뽕포유'가 그 시작이다. 해당 프로그램 역시 시청률이 9%에 달했고, 유산슬의 데뷔곡 '합정역 5번출구'와 '사랑의 재개발'은 한동안 음원차트 상위에 랭크되기도 했다.

43285_41445_234
◆음악 소비 플랫폼의 변화

유튜브는 '탑골가요' 붐과 트로트가 주목받을 수 있는 시발점이다. K-POP의 세계적인 인기 역시 유튜브가 없었다면 불가능했다. 앱 분석업체 와이즈앱의 2019년 조사(4월 기준)에 따르면 유튜브는 한국인이 가장 많이 사용하는 앱 순위에서 1위를 차지했다. 총 사용시간은 388억분으로 2018년 258억분에 비해 130억분이 증가했다. 2위인 카카오톡의 225억분에 비해서도 1.7배가 넘는 수치다.

같은 조사를 통해 10대에서 50대 이상까지 모든 세대가 가장 오래 사용한 앱으로 유튜브를 꼽았고, 특히 50대 이상의 경우 유튜브 총 사용시간이 전 세대에서 가장 높은 101억분을 기록해 눈길을 끈다. 디지털을 주로 젊은 층이 소비한다는 상식을 깬 것이다.

김민경 대중음악평론가는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유튜브라는 플랫폼 그 자체로 음악은 물론 그에 따른 다양한 컨텐츠를 한 번에 소비하고자 하는 욕구가 커지고 있는 상황"이라며 "단순한 음악뿐만이 아닌 음악과 연계한 시대적 감성, 영상, 이미지, 스토리 등의 중요성도 함께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윤용섭기자 yys@yeongnam.com


Warning: Invalid argument supplied for foreach() in /home/yeongnam/public_html/mobile/view.php on line 399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영남일보T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