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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19극복을 위한 시인보호구역 희망 詩作] 노랗다/ 김수상

2020-04-07
김수상

[코로나 19 극복을 위한 시인보호구역 희망 詩作]
노랗다/ 김수상

생강꽃 피니 산수유 피었다
산수유 따라서 개나리 핀다
노랗다
꽃도 꽃이지만 바이러스 하나가
대구를 노랗게 만들고 있다
손님이 끊겨 하늘이 노랗다
알바 자리가 끊겨 하늘이 노랗다
가난도 서러운데 밥줄마저 끊기니
하늘이 노랗다
46억 년 지구의 몸으로 보면
인간은 세균보다 더 작은 생각하는 바이러스다
자연의 생태계를 교란시키는 바이러스,
자본을 앞세워 자연을 파괴하고 기후를 망친
지구에서 가장 최악인 바이러스일지도 모른다
크고 깊게 심호흡을 하고
멈추고 바라보아야 한다
이 생명의 난리를 통째 한판으로 들여다봐야 한다
막 돋아나는 개나리의 꽃잎 같은
우리의 아이들에게 물려줄 것은
마스크가 아니다
약국 앞의 긴 줄이 아니다
작은 벌레들의 느린 몸짓과 새들의 노래와 순한 바람이다
지구의 모든 생명체들에게 내미는 공영(共榮)과 연대의 악수이다
대구는 가장 많이 아팠으므로
가장 많은 사랑을 받았다
아, 신천(新川)에 쏟아지는 햇살,
억만 개 사랑의 촉수들이 낮고 어두운 곳을 감싸 안는다
노랗다! 온통 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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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은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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