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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성] 사이토카인 폭풍

2020-04-06

얼마 전 26세의 남성 환자가 호흡 곤란으로 병원에 입원해 주목을 받았다. 이 젊은 환자는 코로나19 확진 후 '사이토카인 폭풍(Cytokine Storm)' 증세를 보여 위중한 상황에 처한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그래서 시·도민들은 도대체 '사이토카인 폭풍'이 뭐길래 건강한 젊은이도 위중하게 만드는지 궁금해했다.

사이토카인 폭풍은 바이러스 등 병원균이 우리 몸속에 들어왔을 때 만들어지는 면역 물질 과다분비 상태를 말한다. 면역 물질이 병원체를 공격해 격퇴하는 게 체내 면역시스템이다. 문제는 면역 물질이 과도하게 너무 많이 만들어져 내부 장기와 정상세포까지 공격해 염증을 일으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사이토카인 폭풍에 의한 사망자는 사인이 '다발성 장기 손상'으로 나온다.

전문 의학 분야여서 이해를 돕기 위해 사족을 붙인다면 이렇다. 체내 면역 시스템이 적군(바이러스) 침공 때 '사이토카인'이라는 총알을 쏘는데 실탄이 너무 많이 발사되면서 주변의 아군(정상 조직)까지 피해를 주는 상황이다. 사스(SARS)·메르스(MERS) 등의 호흡기 감염병이 창궐했을 당시에도 젊은 층을 중심으로 이 사이토카인 폭풍 현상이 나타나면서 치사율을 높였다는 게 의학계의 보고다. 사이토카인 폭풍이 화두인 것은 역설적으로 면역체계가 센 젊은 층에서 발생 빈도가 높다는 점 때문이다. 게다가 의학계에서는 원인 파악을 못하고 있다. 치료제·특효약이 없어 사이토카인 폭풍 발생 때엔 면역조절제 등으로 브레이크를 걸어주는 게 고작인데 효과가 크지 않다고 한다.

국내 코로나19 확진자가 1만 명을 넘어섰다. 미국·유럽에 비하면 감염자가 적다. 자발적 방역과 의료진의 사투에 힘입은 결과다. 감염자 중 여성(60%)과 20대(27%) 점유 비율이 확연히 높아 흥미롭다. 세계보건기구는 조만간 이 코로나19의 분석 보고서를 낼 것이다. 그 분석서에 '사이토카인 폭풍' 현상과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는 바이러스의 특성도 포함될 것이다. 
원도혁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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