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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사태 속 급증하는 개미투자 이번엔 성공할까

2020-0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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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일 코스피지수가 전 거래일보다 0.58포인트(0.03%) 오른 1,725.44에 거래를 마쳤다. 사진은 이날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연합뉴스
대구에서 유통업을 하는 김석희씨(45·가명)는 최근 컴퓨터로 주식시황판을 보는 시간이 많아졌다. 코로나19로 인해 장사도 잘 안되는 상황에서 주위의 동료들이 주식투자로 쏠쏠한 재미를 보고 있다는 말이 들리자 김씨는 생전 처음 증권 계좌를 만들어 주식투자를 시작했다. 김씨는 "다들 주가가 오를 것이라는 기대감에 주부나 대학생, 심지어 고등학생들도 주식투자에 나서는 모습"이라면서 "나도 딴 세상 일로만 여겼던 주식투자를 코로나19로 인해 하게 될 줄 몰랐다"고 말했다.

코로나19 사태로 국내 증시 변동성이 커지면서 주식시장에 신규 투자자들의 발걸음이 이어지고 있다. 코스피 시장의 회복력에 대한 신뢰도를 바탕으로 주가 하락을 저가매수의 기회로 인식하는 개인 투자자들이 늘어난 것이다.

하지만 이번 주가 급등락의 원인인 코로나19의 확산세가 여전한 데다 이에 따른 실물경제의 침체가 아직 본격화되지 않았다는 지적도 적지 않다. 섣부른 투자에 대한 경계의 목소리가 나오는 배경이다.

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증권계좌를 만든 투자자는 130만명이 넘어섰다. 이 중 기존 투자자가 아닌 생애 첫 증권계좌를 개설한 사람은 80만명 수준인 것으로 파악됐다. 이에 따라 현재 주식 거래를 하고 있는 계좌를 뜻하는 주식거래 활동 계좌수는 3천76만9천14개로 올해 초 2천935만6천620개보다 141만 여개가 늘어났다. 코로나19 사태 영향으로 증시 변동성이 컸던 3월에 늘어난 계좌만 83만 여개에 달했다.

실제로 개인 투자자들은 3월 2일 이후 25거래일 동안 13조원이 넘는 국내 주식을 사들이면서 외국인 투자자들의 매도세에 따른 지수 하락을 방어했다. 이 기간 개인들은 삼성전자(5조3천250억원)과 현대차(8천269억원), SK하이닉스(6천719억원), 삼성SDI(5천267억원), LG화학(4천817억원), SK이노베이션(2천876억원), 신한지주(2천275억원), 한국전력(2천261억원), 카카오(2천69억원) 등을 사들였다. 주식시장에서는 개인 투자자들의 이같은 매수세를 두고 '동학개미운동'으로 부르고 있다.

이같은 개인 투자자들의 대규모 매수 공세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변동성이 여전한 주식시장에서 반등세를 바탕으로 하는 묻지마식 투자는 이르다는 지적이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만 들고 가도 수익률이 엄청날 것이라는 기대감이 많다"면서 "다만 (변동성 장세에) 너무 일찍 들어왔다는 점이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금융당국도 개인 투자자 급증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를 숨기지 않았다. 최근 손병두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은 "주식시장의 변동성과 불확실성이 크게 확대된 상황"이라면서 "단순히 과거보다 주가가 낮아졌다는 이유만으로 투자에 뛰어드는 '묻지마식 투자'나 과도한 대출을 이용한 '레버리지 투자' 등은 자제해 달라"고 당부했다.
홍석천기자 hongsc@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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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석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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