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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 칼럼] 포스트 코로나

2020-0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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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창균 (대구경북연구원 원장)

코로나19의 기세가 꺾이지 않고 있다. 어느 정도 진정되는가 싶더니 해외 감염자 입국이 늘어났다. 집단감염 위험에서도 자유롭지 않은 실정이다. 코로나19가 대유행하면서 글로벌 경제에는 먹구름이 드리웠다. 지금까지는 눈앞에 닥친 피해를 수습하는데 온 힘을 쏟다 보니 실체가 제대로 드러나지 않았지만, 충격이 본격화하자 전쟁 같은 상황을 마주하게 되었다. 안토니오 쿠테헤스 UN 사무총장은 이번 사태를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최악의 위기로 규정한 바 있다. 실제로 지구촌 전역이 공포에 휩싸였고, 곳곳에서 공장 셧다운과 감원 해고 관련 뉴스가 쏟아지고 있다.

현실이 이렇다 보니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금년도 세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기존의 1.0~1.5%에서 0.4%로 낮췄다. 코로나 통제가 힘겨운 미국과 유럽의 경우는 아예 각각 1.3%, 2% 역성장을 예상했다. 대외 의존도가 높은 우리로서는 안 그래도 어려운 경제 형편에 안팎으로 이중삼중고를 감당해야 할 처지가 됐고, 기업의 생산·투자와 민간 소비는 크게 움츠러들게 생겼다. 이는 국제 신용평가사 발표에서 그대로 드러난다. 최근 피치와 무디스는 올 한 해 한국의 실질 국내총생산 기준 경제성장률을 각각 0.8%, 1.4%로 제시했고, S&P는 조정 전망치로 -0.6%를 내놨다.

문제는 코로나 확산에 따른 경제활동 위축현상의 부정적 영향이 대구경북에서 더욱 심각하게 나타난다는 것이다. 무엇보다 지역 소상공인들이 심대한 타격을 입었다. 업체의 자금사정과 종사자의 고용상태가 말이 아니다. 비씨카드 매출액만 봐도 그렇다. 생활밀착형 서비스업종에서 급락했다. 3월 넷째 주 들어 대구는 전년 동기 대비 30.6% 떨어졌고, 경북지역은 25.7% 감소했다. 특히 관광과 음식 숙박 등에서 피해가 컸다. 글로벌 위기는 근래 여러 고비를 조마조마하게 헤쳐온 수출 중심의 지역 주력산업에도 감당하기 힘든 고통을 주고 있다.

초대형 질병재난은 우리의 라이프스타일에도 변화를 유발했다. 가장 두드러진 것은 언텍트(비대면)로의 전환이다. 요즘은 온라인으로 쇼핑하고 집에서 영화 보고 강의 듣고 트레이닝을 즐긴다. 실제로도 온라인 쇼핑 수요가 늘어나는 바람에 업체들이 한층 더 바빠졌다고 한다. 그동안 1인 가구 증가와 사회적 트렌드로 인해 조금씩 확장하던 언텍트 서비스 영역은 코로나 사태를 겪으며 급성장할 것으로 보인다.

유연근무 등 실험적 제도를 강하게 체험한 것도 의미 있다. 평소 일·가정 양립을 위해 적극적으로 도입해야 한다는 인식에 비해 실행 실적이 저조했는데, 코로나19로 하루아침에 진짜 권장 대상이 되었다. 정작 시차출퇴근제, 요일근무제, 재택근무제 등을 시행한 후에는 손 봐야 할 부분이 적잖다는 소리가 들리지만, 중요한 점은 이미 여러 사람들이 새로운 근로 유형을 체험했다는 것이다. 이는 민간과 공공부문이 지금과 다른 노동환경에 접어들었다는 뜻이기도 하다.

이러한 상황에서 중앙정부와 지방자치단체는 생활방역체계에 대해 논의 중이다. 코로나 사태 장기전에 대비하고 일상생활과 병행할 수 있는 방역을 모색하는 것이다. 대구경북은 이 과정에 내수를 부양하면서 유동자금을 생산 및 투자 쪽으로 흘러가게 해 지역 기업과 소상공인의 생기를 되살릴 방안 구상에 한창이라고 한다. 시도민의 무너진 마음을 다독이고 질병재난 위기를 거치며 달라진 생활 질서에 대응하는 일도 서두를 것으로 알고 있다. 대구경북형 포스트 코로나 정책을 기대한다.

오창균 (대구경북연구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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