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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남일보TV

안동 전통시장 모처럼 '활기'…생활 속 거리두기는 '느슨'

2020-05-09

■'생활 속 거리 두기' 전환 이틀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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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 안동 중앙신시장 주변 도로가에 장터가 선 모습.

"오이가 7개 2천원, 고추도 2천 원, 싸게 팝니다." 안동 장날인 7일 오전 중앙신시장 입구에 마련된 장터. 채솟값을 흥정하는 상인의 목소리가 우렁차게 울려퍼졌다. 장터에서 시장 안을 들여다보니 상인과 손님이 뒤엉켜 발 디딜 틈조차 없었다. 시장 주변 도로가와 골목 구석구석엔 난전이 펼쳐졌지만 불평하는 사람 하나 없었다.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한 '사회적 거리 두기'가 '생활 속 거리 두기'로 바뀐 지 이틀째인 이날, 안동 장터는 모처럼 활기를 찾는 모습이었다. 하지만 감염병에 대한 경계심은 다소 느슨해진 풍경도 곳곳에서 목격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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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동 장날인 5일 안동 중앙신시장 인근 장터를 오가는 시민들. 일부 시민은 상인과 물건 값 흥정을 하고 있다.

시장 안에선 간혹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은 시민과 상인이 눈에 띠었다. 장터는 야외라지만 두세 명 중 한 명꼴로 마스크를 쓰지 않았다. 장터 바로 옆 버스 승강장에서 목격된 어르신의 모습에서도 코로나19에 대한 경계심을 찾아볼 수 없었다. 승강장 대기석에선 '1m 이상 거리 두기' 생활수칙을 무시하고 수십 명의 어르신이 다닥다닥 붙어 앉아 있었다. 일부 어르신은 마스크도 착용하지 않은 채 큰 소리로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승강장엔 정부의 방역수칙을 안내하는 사람이나 안내 홍보물도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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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동 장날인 5일 안동 중앙신시장 인근 시외버스 승강장 대기석에서 버스를 기다리고 있는 어르신들의 모습.

오후 들어 장터엔 물건을 흥정하는 사람으로 더욱 넘쳐났다. 차량 교행이 힘들 정도로 장터로 몰렸지만 날씨 탓인지 마스크를 쓰지 않은 사람이 오전보다 훨씬 더 눈에 많이 띠었다.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은 상인과 시민에게 이유를 물어봤다. 채소 상인 A씨(44)는 "모처럼 장날 같은 장이 서 손님과 흥정에 정신이 없다. 마스크는 쓰고 있었는데, 손님과 대화하기 불편하고 오후에 날이 좋아지자 나도 모르게 벗어 주머니에 넣어둔 것 같다"며 멋쩍은 웃음을 지었다. 주부 B씨(52·여)는 "이제 코로나 추가 확진자도 나오지 않는데, 경계심을 조금 늦춰도 되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든다. 날씨도 좋은데 온종일 마스크를 쓰고 있기엔 날씨가 너무 아깝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생활 속 거리 두기에 대해선 A·B씨 모두 "시장이나 장터에서 1m 거리를 유지하라는 것은 장사를 하지도 말고 물건을 사지도 말라는 것과 같다. 그게 가능하다고 생각하느냐"고 했다. 국내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가 사흘 연속 5명 미만을 유지하며 안정세를 보이면서 시민 경계심이 풀어지고 있다.
글·사진=안동 피재윤기자 ssanaei@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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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재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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