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화와 창의성//안드레아스 바그너 지음/우진하 옮김/문학사상/ 424쪽/ 1만7천500원

생명체의 단일 세포는 시간이 흐르면서 점점 늘어나 마침내 수십억 개의 구성 요소를 지닌 특별한 조직체로 탈바꿈하게 되었다.

이런 다세포 유기체는 냄새와 소리, 빛을 이용해 이 세상을 탐구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감각들을 진화시켰다. 그러면서 적들로부터 도망치는 법, 숨고 헤엄치거나 날아서 먹잇감을 낚아채는 방법 등도 배우게 되었다. 그러다 마침내 신경계통이 복잡한 두뇌 조직으로 진화했다. 그런 진화 과정 덕분에 우리 인간은 프랑스 라스코동굴의 벽화며 모네의 풍경화를 그릴 수 있었다. 그리고 복잡한 슈퍼컴퓨터까지 만들어낼 수 있게 된 것이다.

'자연선택에 의한 진화'라는 다윈의 이론은 생물학에 있어 기념비적인 업적이지만, 그것은 시작에 불과했다. 다윈은 자연선택의 과정이 곧 또 다른 도전에 직면하게 되었으며, 자연선택만으로는 그 도전을 극복해낼 수 없다는 사실을 미처 알지 못했다. 이 책은 그런 도전이 무엇이었는지 설명하는 동시에, 그것을 극복해낼 수 있는 진화의 구조와 원리에 대해서도 설명하고 있다. 그리고 인간의 창의성과 다윈 진화의 새로운 논쟁거리 사이의 유사점에 대해 이야기한다.

자연의 창의성과 인간의 창의성의 유사점을 통해 우리가 매일 직면하고 있는 수많은 문제를 해결해나가는 데 어떻게 도움을 줄 수 있는지를 설명하는 부분이 중요한 대목이다. 이런 유사점들을 연구함으로써 청소년들이 더 충만한 삶을 살아갈 수 있도록 가르칠 수 있으며, 직장에서는 혁신을 이끌어 낼 수 있다.

김봉규기자 bgkim@yeongna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