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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요칼럼] 권력의 심장에서 변방으로 밀려난 TK(2)

2020-0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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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욱 편집국 부국장

필자는 10주 전 월요칼럼에서 오랜 세월 권력의 심장부였던 대구경북(TK)이 야당 권력에서조차 변방으로 밀려났다고 썼다. 4·15총선 때 미래통합당의 공천과정을 두고 한 말이다. 황교안 당시 대표와 공천 주도권을 쥔 부산·경남 인사들에게 대구경북이 휘둘렸던 게 안쓰러웠다.

4·15총선은 통합당의 참패로 끝났다. 하지만 대구경북에서는 통합당이 압승했다. 그 결과, 대구경북은 다시 야당 권력을 되찾았다. 그 중심에 주호영 통합당 원내대표(대구 수성구갑)가 있다. 김종인 비대위 체제가 들어서지만, 당분간 선거가 없고 21대 국회가 개원하는 걸 감안하면 원내대표가 야당의 중심이라해도 과한 말은 아니다.

원내대표가 된 이후 주호영의 행보는 거침이 없다. 5·18을 폄훼했던 통합당 인사들의 망언을 사과하고, 5·18 민주화운동 기념식에 참석해 주먹을 쥔 채 '임을 위한 행진곡'을 따라 불렀다. 민주당 출신의 문희상 국회의장을 예방한 자리에서, 그리고 문재인 대통령의 축하를 전하러 온 강기정 정무수석의 예방을 받은 자리에서, 주호영은 뼈있는 이야기를 건네면서 제1 야당 원내대표 격(格)에 맞는 모습도 보여줬다. 또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11주기 추도식에 보수정당 대표로는 4년 만에 참석하면서, 자신의 SNS에서는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의 사면을 거론했다.

주 원내대표의 이 같은 행보는 통합당의 외연을 넓힐 것으로 필자는 본다. 2004년 초선 의원이 될 때부터 지금까지, 내가 본 주호영은 겸손하고 친화적이며 논리적이다. 여기에 제1 야당의 원내대표라는 자리의 무게감까지 더해져, 그의 언행은 통합당에 등을 돌린 중도층이 다시 통합당을 되돌아보게 만들 수 있다.

4선 의원 때까지 그는 "선수(選數)에 비해 존재감이 약하다"는 이야기를 들은 게 사실이다. 동시에 "친박(親朴)이 주도하는 상황에서 비박(非朴)인 주호영이 할 수 있는 게 별로 없었다"라는 주호영 측의 변명도 맞는 말이다. 친박이 폐족(廢族)한 지금, 그를 대권후보 반열에 올리겠다는 주호영 지지자들의 말이 공허하게 들리지 않는 상황이 머지않아 올 것으로 본다.

홍준표 당선자는 지금까지는 권력을 다시 대구경북으로 가져올 가능성이 가장 높은 인물이다. 4·15총선 공천과정에서 온갖 수모를 겪었지만, 대구 수성구을 선거구 유권자들은 "대권을 대구로 가져오겠다"는 그에게 기회를 줬다. 홍 당선자는 필자와 만난 자리에서도 대구로 오려고 시도했던 예전의 일들을 이야기하면서 "권력의 심장에서 변방으로 밀려난 대구로 반드시 대권을 가져오겠다"며 강한 의지를 보였다.

홍 당선자만큼 호불호(好不好)가 크게 엇갈리는 정치인도 드물다. 열렬 지지층이 있는 반면 보수의 외연 확대가 안되는 인사라면서 강하게 반대하는 층도 있다. 그래도 현재 보수진영 대선주자 선호도 1위는 홍준표다. 지금은 무소속이지만 언젠가는 통합당에 복귀할 것이다.

주 원내대표와 홍 당선자는 오랜 세월 가깝게 지낸 사이다. 지역구도 대구 수성구다. 대구의 거물 정치인 2명이 협력해 대구 발전, 나아가 우리나라 보수의 발전을 위해 결실을 내야 한다. 지역 유권자에게 보답하는 길이기도 하다. 통합당이 김종인 비대위 체제로 접어들어도 대구경북은 주호영·홍준표에게 기대를 걸 것이다.
김진욱 편집국 부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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