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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남일보TV

[라이프] 공연-영화 '드라이브 인' 문화계 뉴 노멀로 떠오르다

2020-0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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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자동차가 경기도 고양에서 개최한 '현대 모터스튜디오 Stage X 드라이브 인 콘서트' 전경. <현대자동차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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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3일 자동차 경주장인 인제스피디움 야외 특설무대에서 펼쳐진 'DMZ 평화이음 드라이브 인 토요콘서트' 전경. <인제군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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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 시드니의 로빈 웹스터 스포츠센터에서 열린 '드라이브 인 콘서트' 공연 모습. <연합뉴스>


코로나19로 야기된 언택트(비대면) 시대, '드라이브 스루'에 이어 '드라이브 인'이 문화계의 뉴노멀로 떠오르고 있다. 비대면 문화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지는 가운데, 자동차를 타고 지나가면서 책 등을 대여·구매하는 방식에 이어, 자동차 안에서 비대면을 실천하면서 문화콘텐츠를 즐기는 방식이 새로운 문화 향유 대안으로 각광받고 있는 것이다.
이같은 트렌드에 발맞춰 공원·운동장·해변이 '드라이브 인 시어터'로 활용되는가 하면, 콘서트·오페라·클래식 음악회 등 다채로운 공연도 '드라이브 인' 방식으로 잇따라 진행되고 있다. 코로나 시대 오프라인 공연 현장감에 목말랐던 관객들은 드라이브 인 공연장에서 박수 대신 깜박이와 휴대폰 불빛, 경적을 울리는 방식으로 환호하며, 새로운 문화 관람 풍경을 연출하고 있다.

◆각광받는 '드라이브 인' 공연
최근 국내에서는 지방자치단체들이 주민을 위한 문화 이벤트 성격으로 드라이브 인 콘서트를 속속 선보이고 있다.
용인문화재단이 지난달 25일 용인시민체육공원에서 드라이브 인 콘서트를 국내에서 처음 시도한 이후 서울 서초구, 진주 등 다른 지자체에서도 앞다퉈 드라이브 인 시스템 도입에 적극 나서고 있다. 서울 서초구는 5월 한달동안 매주 일요일 서초구청 야외 특설무대에서 '서리풀 드라이브 인 콘서트'를 열고 있다.
지난 23일 자동차 경주장인 강원도 인제스피디움에서는 'DMZ 평화이음 드라이브 인 콘서트 with(위드) 이승철' 공연이 열렸다. 인제군이 주최하고 가수 이승철, 벤, 강원도 출신 창작국악 그룹 자락이 출연한 이 공연은 전석 매진됐다. 티켓 구매 금액만큼 공연 현장에서 지역 화폐로 돌려줘 사실상 국내 유명 가수의 공연을 무료로 즐긴 셈이다.
이승철은 소속사를 통해 "음악 팬들이 좋은 공연을 즐길 수 있는 기회가 사라진 것에 대해 안타까운 생각을 갖고 있었다"면서 "새로운 공연문화를 만들어가려는 취지와 노력에 공감이 돼 참여하게 됐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진주시립교향악단은 지난 13일 정기연주회를 자동차극장과 같은 관람 방식인 '드라이브 인 콘서트'로 진행했다. 코로나19로 지친 시민들에게 새로운 방식의 문화공연 관람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마련한 이날 콘서트에서 관객들은 교향악단의 수준 높은 공연을 차안에서 즐겼다.

기업도 가세해 드라이브 인 공연 영역을 넓히고 있다.
현대자동차는 지난 22~24일 경기도 고양에 위치한 국내 최대 체험형 자동차 테마파크 '현대 모터스튜디오 고양' 인근 킨텍스 제2전시장 주차장에서 자동차 극장 형식의 '현대 모터스튜디오 Stage X 드라이브 인 콘서트'를 개최했다.
이번 드라이브 인 콘서트는 현대 모터스튜디오 홈페이지 및 SNS를 통해 응모한 고객을 대상으로 일별로 차량 300대씩 총 900대를 초청해 진행됐다. 콘서트 첫날인 22일에는 김태우, 에일리, 백아연 등이 출연하는 K-pop 공연이, 23일에는 뮤지컬 브로드웨이 42번가 갈라쇼가, 24일에는 지휘자 금난새, 뉴월드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의 해설이 있는 클래식 음악회로 마련됐다. 세계적 아티스트들의 미디어 아트 작품 전시도 함께 진행됐다.

방송가에서도 '드라이브 인' 시스템을 도입하고 있다.
해외 버스킹 도전 프로그램인 JTBC '비긴 어게인'은 국내에서 '거리두기 버스킹'을 떠나는 콘셉트의 새 시즌에서 드라이브 인 방식의 콘서트를 시도했다. '비긴 어게인' 측은 지난 16일 서울 외곽 모처에서 출연진, 사연 모집을 통해 당첨된 관객들과 함께 드라이브 인 콘서트 녹화를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해외에서도 새로운 공연 포맷 '주목'
해외에서도 드라이브 인 콘서트가 새로운 공연 포맷으로 주목받고 있다.
컨트리 가수인 키스 어번은 지난 14일(현지시간) 미국 테네시주 내슈빌 인근의 한 자동차 극장에서 지역 대학병원 의료진을 위해 깜짝 드라이브 인 콘서트를 열었다. 의료 인력 200여명이 125대의 차량에 탑승한 채로 공연을 관람했다. 어번의 공연은 의료진에게 감사를 표하기 위한 이벤트 성격이 컸지만, 현지에서는 코로나 국면에서 사실상 처음 시도된 유명 가수의 '오프라인 콘서트'라는 점에서 관심을 모았다.
미국 현지 공연업계는 드라이브 인 콘서트를 새로운 공연 모델로 확장할 가능성도 타진하고 있다. 거대 공연기획사 라이브네이션은 이번 여름 미국 전역 40여개 야외극장 주차장에서 드라이브 인 형태의 공연을 개최하겠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호주 시드니의 로빈 웹스터 스포츠 센터에서도 '드라이브 인 콘서트'가 열렸고, 영국에서는 잉글리시 내셔널 오페라는 오는 9월 런던의 북부 공원에서 드라이브 인 오페라를 시도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공원·운동장 등 드라이브 인 시어터로 활용
자동차극장도 코로나 시대 새로운 영화 관람의 대안으로 떠오르면서, 공원·운동장 등이 '드라이브 인 시어터'로 활용돼 눈길을 끌고 있다.

매년 5월이면 전세계 영화인들의 주목을 받아온 프랑스 칸 영화제가 코로나 19 여파로 취소됐다. 하지만 칸의 해변 주차장에서 자동차 안에서 영화를 관람하는 '드라이브 인' 상영회가 열려 아쉬움을 달랬다. 칸 시 당국과 칸 영화제 조직위원회는 지난 20일부터 24일까지 5편의 야외 상영회를 열었다.

지역에서도 다양한 공간을 '드라이브 인 시어터'로 변신시키는 시도가 이어지고 있다.
안동시와 안동축제관광재단은 지난 6일부터 사흘간 낙동강변 탈춤공원에서 '따로&같이 자동차 극장' 문을 열었다. 코로나19 장기화로 지친 시민들을 위로하고 문화 갈증을 해소하기 위한 취지로 마련됐다. 사전 예약을 받아 하루에 차 100대로 한정해 운영했다.
이에 앞서 영덕 청소년상담복지센터는 지난달 영덕여성회관 주차장에서 코로나19 장기화로 지친 영덕 청소년과 가족에게 안전한 문화체험 활동 기회를 주기 위해 무료로 자동차 극장을 임시로 운영했다. 초등학생 자녀를 둔 20가족을 선착순으로 모집해, 영화 '알라딘'과 '빌리 엘리어트'를 상영했다. 참가자에게는 팝콘과 김밥도 무료로 제공했다.
영주시도 지난달 경북전문대 내 옛 중앙고등학교 운동장에서 어린이들의 '방콕 탈출'을 위한 무료 자동차 극장을 4일간 개장한 바 있다. 1일 100대의 차량을 사전예약을 통해 신청받았으며, '알라딘' '엑시트' '코코' '라이온 킹'을 상영했다.
박주희기자 jh@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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