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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교육] 이제 모든 학교가 불안한 반쪽 등교개학을 한다

2020-06-01

[행복한 교육] 이제 모든 학교가 불안한 반쪽 등교개학을 한다
임성무 〈대구 강림초등 교사〉

코로나19를 겪으면서 우리가 늘 하던 걱정 하나가 없어졌다. 아침마다 미세먼지를 걱정하면서 살아왔는데 산에 올라 마스크를 벗어 보면 공기와 하늘이 어찌 이렇게 맑은지 감탄하게 한다. 이동이 줄고 생산이 줄어든 탓이다. 코로나19가 가져다 준 두려움은 실로 엄청나다. 특별히 내가 잘못을 하지도 않았지만 어디서 누구에게 감염되어 내가 속한 공동체에 엄청난 부담을 주게 되면 어쩌나하는 걱정이다.

등교개학을 앞두고 학부모들의 전화가 잦다. 그렇게 어렵게 시작한 등교개학이지만 원격수업을 계속하겠다는 신청이 많다. 교사도 마찬가지다. 반쪽 등교, 이 또한 처음 겪는 일이라서 복잡하고 불안하니 수업이 될까 싶기도 하지만 이걸 교육이라고 해야 하나 싶다. 지금 전 세계 코로나19 환자는 총 585만 명이 넘고, 사망자도 36만명(5월30일 오전 9시 기준)이 넘었다. 줄어들지 않는다. 여기에다 백신이나 치료제도 개발되지 않았는데 오는 가을·겨울에 다시 대유행이 될 것이라고 하니 어찌할 것인가? 내년 초에 백신과 치료제가 개발이 되어도 안심할 수 없다. 코로나19가 종식된다 하더라도 또 다른 문제가 일어난다고 하니 뭘 어쩌면 좋을까? 세상이 어쩌다 이지경이 되었을까? 어떻게 해야 이런 세상을 바꿀 수 있을까?

초저녁 서쪽 하늘, 초승달과 함께 빛나던 개밥바라기 금성이 태양과 가까워지면서 점점 보기 어려워 질 때쯤, 늦은 밤 1시쯤에 동쪽 하늘에 반짝이는 별이 떴다. 목성과 토성이다. 이제 여름 내내 목성과 토성을 보는 재미로 살 수 있다. 걱정스러운 뉴스가 보도되었다. 호주에서 사람들이 별똥별이라고 신나게 찍은 사진이 알고 보니 인공위성의 로켓이 지구로 재진입하면서 낸 불꽃이었다. 대기권 진입을 하기 전에 다 타야 하는데, 타면서 떨어졌다는 것이다.

국가들이 우주개발 경쟁으로 쏘아 올린 결과 우주쓰레기 가운데 위협이 될 만한 지름 10㎝가 넘는 물체만도 2만2천300개에 달한다고 한다. 우주정거장이나 위성과 부딪치는 것도 문제이고, 지구로 떨어진다면 심각한 위험에 직면할 수 있다고 한다. 인류가 경쟁을 멈추고 공동으로 우주개발을 하지 않는 한 새로운 위협과 공포는 곧 다가올 문제일 수 있다는 것이다. 지구별에서 일어나는 인간이 만든 재해에 대한 공포는 끝이 있기나 한 것인가?

부처님 오신 날에 진제 종정은 봉축 법어에서 '전 세계적으로 발생한 코로나 질병은 인간의 무분별한 개발로 인한 생태계의 파괴와 환경오염, 그리고 인간의 극단적 이기심과 탐욕의 결과'이며, 그 해결책으로 '천지가 나와 더불어 한 뿌리요, 모든 존재가 나와 더불어 한 몸이라. 인간과 자연, 유정과 무정이 우리와 유기적 관계입니다. 이웃 없이 나만 홀로 존재할 수 없고, 땅을 딛지 않고 살아 갈 수 없습니다. 만물은 나와 더불어 둘이 아니'라는 것을 깨달아 실천해야 한다고 하셨다. 인류가 과도한 경쟁과 전쟁을 끝내고 공동체, 공공성, 공생을 살지 않는 한 환경과 생태의 파괴는 인류와 지구촌에 새로운 위기를 가져올 것이라는 것이다.

학교는 어떤가? 교육부와 교육청이 가장 불안한 것은 교육이 아니라 수능이다. 만약 12월3일 수능 시기에 코로나19가 다시 대유행을 일으킨다면 아마 국가가 멈출지도 모른다. 우리는 이런 상황을 견디기 어려울 것이다. 인류는 과연 인간의 극단적 이기심과 탐욕을 가르치던 경쟁교육을 멈추고 개인과 개인, 국가와 국가, 사람과 자연의 협력과 공생을 가르치는 교육으로 대전환을 이룰 수 있을까? 그래서 교육을 통해 지구별 인류를 살게 할 수 있을까?

6월8일이면 모든 학교가 반쪽이지만 등교 개학을 한다. 온전한 등교 개학은 언제나 가능할 것인가? 겨우 몇 명의 아이들이 등교를 했지만 아이들의 숨결이 숨죽이고 놀이를 멈춘 반쪽 학교이지만 학교를 숨 쉬게 했다. 이제 학교가 아이들의 미래를 숨 쉬게 해야 할 것이다.

임성무 〈대구 강림초등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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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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