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경준·이상협·이종훈·이철수 지음/ 현암사/ 324쪽/ 1만7천원

2018년 세계 최대 온라인 쇼핑몰인 아마존이 점원과 계산대가 없는 무인매장인 아마존고를 개장했다. 이 새로운 기술을 바라보는 사람들의 시선에는 기술력에 대한 감탄과 동시에 수많은 노동자가 일자리를 잃을 것이라는 두려움이 공존한다.

4차 산업혁명으로 대표되는 노동의 디지털 전환이 가속화되면서 노동의 개념이 다시 요동치고 있다. 전 세계에 불고 있는 거대한 시대적 흐름인 메가트렌드는 미래의 노동을 변화시킨다. 신산업 창출, 생산성 향상 등으로 새로운 노동의 기회를 제공할 수 있는 한편 불안감을 가중시킨다.

OECD도 2019년에 발간된 'OECD 고용전망: 일의 미래'에서 가까운 미래에 중간숙련 일자리가 사라질 것을 우려했다. 향후 15~20년 사이에 자동화로 14%의 직업이 사라지고, 32%의 직업이 업무형태에서 급격한 변화를 경험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에 따라 OECD는 새로운 노동환경에 따른 훈련, 소득분배 등의 정책 제안에 고심하고 있다.

이 책은 이러한 국제사회의 움직임과는 달리 국내에서의 논의는 단편적인 차원에 그친다는 문제 의식을 바탕으로 집필됐다. 저자는 국내외 학교와 연구소, 기업, 입법 과정 등에서 수십 년을 일한 노동경제 전문가 4명으로, 약 1년 반 동안 매달 모여 토론하고 논의한 결과를 책으로 펴냈다.

책은 고령화, 소득 불평등, 노사관계, 비정규직, 사회안전망 등에 이르기까지 총 7장에 걸쳐 노동과 한국사회의 미래에 대해 이야기한다. 최근 일어나고 있는 기본소득에 대한 논의를 비롯, 자본과 노동 간 분배, 소득 불평등 등 수년간 논란이 됐던 논쟁에 대해 구체적인 자료와 각국 간 비교를 통해 심층 분석하며 대안을 제시한다. 박주희기자 jh@yeongnam.com